美始-5

   
 

 그것은 마치 팽이 심지처럼 꼭 한가운데 꽂혀 있다. 도쿄의 중심에. 일본의 중심에. 우리의 동경(憧憬)의 중심에. 그 원심력이 말끔히 전달되도록 정확히 측정한 자리에서 뻗어 올라갔다. 하릴없이 시간이 남아도는 신께서 때때로 하늘 아래로 손을 내밀어 그것을 고사리 돌아가듯 빙글빙글 돌린다. 빙글빙글, 팽글팽글, 우리도 돈다. 가로등에 모여드는 나방처럼 우리는 찾아왔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휘황한 불빛을 원하며 거기에 빨려들었다. 고향 땅을 버리고 기차에 흔들리고 마음마저 흔들리며 이곳에 끌려왔다.

 
   

 美終-413

   
 

엄니.

나도 여기서 좀 더 노력해 볼게. 지켜봐 줘. 건강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어. 요즘에는 내 손으로 요리도 해먹는다니까. 엄니는 메모장에 '안녕'이라고 썼지만, 어째서 그런 섭섭한 말을 해? 스님이 몸은 없어져도 언제나 엄니는 곁에 있다고 했다고. 게다가 세상이 어떻게 바뀌건 엄니와 나는 앞으로도 계속 엄니와 아들이잖아. 왜 그런 섭섭한 소리를 했어? 엄니가 죽고 나서 한동안은 아무 것도 할 맘이 나지 않았지만, 지금은 착실히 노력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엄니 지금껏 이래저래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엄니가 나를 키워주신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네.

도쿄 타워의 창에 펼쳐진 하늘은 파랗고 서서히 지평선을 향하면서 하얗게 녹아들었다. 햇살이 부드럽게 바다와 도시를 비추었다. 나는 내내 머나먼 저쪽을 바라보았다. 목에 건 조그만 가방에서 얼굴을 내민 엄니도 같은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엄니,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참말 다행이네."

 
   

 

 

 

 

 

                                                                                                                                       사진-paperda.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