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
로버트 해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기 한 사람이 있다. 적당한 고통과 비밀과 인정과 호기심을 가진 사람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앞으로 기록될 역사의 어느 부분에 있는지, 혹은 자신의 4일이 후세의 사람들의 입에 어떻게 회자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 '여기 한 사람'은 무지한 인류의 역사 앞에서 미미한 존재이자,  끊질긴 생명의 본보기이자, 전설이 되었다

 존재하는 모든것, 전부가  온통 불덩이와 재로 뒤덮였다. 더이상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하지만 어떠한 것도 존재할 것 같지 않는 절망의 잿더미에서 유유히 걸어나온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아틸리우스, 코렐리아, 둘은 전설이 되었으며 우리 곁에 이야기로 살아남아 우리에게 그들의 4일을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아틸리우스, 코렐리아를 전설로 가능케 한 것은 둘의 헐리우드식 영웅본능이 아니다. 역시 인간을 주연급으로 빛내주는 것은 아름다운 조연, 자연인가보다. 베수비우스는 자신의 내면의 모든 것을 용암과 화산재와 돌덩이와 불로 뿜어냄으로써 인간의 무력함, 나약함, 비굴함, 추함을 들춰내지만 자신의 분신이 휩쓸고 간 절망과 고통에서도 다시 인류는 빛을 발할 수 있음을 온몸으로 연기하였다. 이에 조금은 사려깊고, 인정있고, 사랑이 있는 아틸리우스와 코렐리아가 전설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빛나는 조연 베수비우스의 헌신으로 탄생한 폼페이의 전설-이야기-을 단순한 전설-이야기-로 치부하기엔 왠지 베수비우스의 희생이 너무나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를 만나는 동안은 잠시 팩션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이야기의 '진실'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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