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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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걷기... 친구... 밤에 친구와 함께 걷는다. '보행제'에 앞서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자리를 꽤차고 있는 것은 '고백'이다.  저절로 하게 되어지는, 또는 다른이의 의도에 따라 나도 모르게 내뱉게 되는, 옆의 사람이 용기를 낸 고백의 전염으로 인한, 혹은 계획적인, 사람들의 수에 따라 고백의 수도 다르고 다양하다. 고백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보행제'가 절호의 찬스이며, 고백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될까 혹은 그에 부응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고백을 해야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부담감을 느끼는 이들까지 걷기 무리 속의 개인들은 모두 각자의 사정을 등에 지고 마지막 고교 추억만들기에 들떠 있다.

다카코와 도오루의 사정은 미스테리하다. 도오루의 보행제 파트너인 시노부는 그 둘의 사정을 궁금해하며 혹시나 둘이 연인이 아닐까하는 심증을 가지고 '고백'의 보행제 기간에 친구로써의 우정을 과시하기로 한다. 물론 시노부는 혼자가 아니다. 개인사정에 너무 관여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도오루와 다카코에 관심을 가진 녀석은 시노부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밉지 않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따뜻한 우정을 느낄 수 있다. 다카코의 녀석들은 어떠한가. 다카코와 도오루의 사정을 다 알고 있으면서 다카코의 침묵에 서운해 하지 않고 그 둘의 시작을 도와준다. 녀석들은 고교 추억만들기 하이라이트 '보행제'를 제대로 해낸다. 그들의 등에 지고 있는 그들만의 각자 사정의 무게는 다르지만 같이 걸어가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그들은 결국 시작이자 끝인 곳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다. 꼭 털어놓지 않아도 된다. 어느새 동행자는 자신을 알아 줄 것이다. 무거워하지 않아도 된다. 고백의 무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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