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히스토리언과 다 빈치 코드의 스포일러가 전체라 해도 말이 될 정도로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만약, 이 책이나 영화를 보실 분이시라면 이 글은 피하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먼저...이 글은 알라딘의 '책 더하기 책'에 올리기 위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가끔 이런식으로 글쓰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글에서 비교하고 싶은 책은...엘리자베스 코스토바의 '히스토리언(전 3권 - 김영사 출판)'과 댄 브라운의 '다 빈치 코드(전 2권 - 베텔스만 출판)'입니다.

먼저 이 소설의 외적인 공통점은 팩션(faction)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사실과 허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히스토리언'은 중세 왈라키아(현 루마니아)지방에서 구전되어오는 드라큘라에 관한 이야기를 호러가 아닌 스릴러와 어쩌면 추리물로 승격시킨 소설이고, 다들 아시다시피 그 유명한 '다 빈치 코드'는 예수의 성배와 예수의 혈통에 관한 이야기를 추적하는 추리와 서스펜스를 결합한 소설입니다.

먼저 이야기의 거대한 줄기를 보면 '히스토리언'은 한 꼬마 숙녀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여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 소녀는 어둡고 차가운 피를 빨아먹는 영주의 성문을 열어 제친 것이지요.. 아버지가 남긴 단서와 도서관에서 책들을 읽어가며 아버지를 추적하는데 갈수록 기괴하고 이상한 세계로 점점 빠져듭니다. 그런데 이 어린 소녀는 그동안 잊고 지내온 자신의 뿌리의 한쪽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껏 사고로 잃었다고만 생각하는 어머니의 자취 또한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꼬마의 아버지 또한 어머니를 추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도대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과거가 무엇이었을까 이 똑똑하고 당찬 소녀는 갈수록 커지는 수수께기의 미로속에 갇히게 됩니다.


한편 소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내를 추적하면서 더불어 드라큘라의 족적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사건의 마지막에가서는 이 부부와 딸이 재회하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어머니가 사라졌던 이유, 그리고 어머니 쪽의 역사, 드라큘라의 관계 등등...숨어있던 비밀들을 풀어내면서 말이죠...물론 이 책이 세권임을 감안한다면 이야기는 이렇게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습니다.

다음으로 모두들 잘 알고 있는 '다 빈치 코드'로 넘어갑시다. 이 소설은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과 '소피'라 불리는 프랑스의 DCPJ(Direction Centrale Police Judiciaire)의 암호해독요원이 르부르 박물관장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박물관장이 죽으면서 수수께끼의 기호를 남겼는데, 이 두 주인공은 이 기호가 범상치 않음을 알고 사건을 풀기위해 길을 나섭니다. 결국엔 이 살인사건 뒤에는 '오푸스 데이'라는 카톨릭의 극단적 보수파의 비밀결사대와 그 반대급부로 예수의 성배를 지키는 '시온 수도회'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을 쫒아 프랑스 경찰인 '파슈'국장과 '오푸스 데이'가 점점 접근하게 되는데...그럴수록 '랭던'과 '소피' 또한 점점 예수의 성배에 가깝게 다가섭니다.


'다 빈치 코드'의 끝무렵에 가서는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며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한 성배에 관련한 비밀을 알게 됩니다. 개인으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비밀인 셈이죠.

대충 이 두 소설의 줄거리 아닌 줄거리는 여기에서 마치고, 과연 이 두 책의 공통적인 내용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것은 '혈(血)'입니다.  다른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혈통으로 부를 수 있겠고 가문의 이야기로 부를 수 있겠습니다.

'히스토리언'에서의 혈(血)은 바로 꼬마 숙녀의 어머니와 관계됩니다. 더 정확히 언급하자면, 그 어머니의 어머니..즉, 꼬마의 할머니와 드라큘라 가문과의 관계입니다. 바로 이 꼬마는 드라큘라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이지요.
이 소설은 3권이라는 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차근 차근 이 지역의 대립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현재의 역사까지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시 '다 빈치 코드'의 혈(血)에 관한 이야기로 넘어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소설을 통해, 영화를 통해 알고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이 이야기에서의 성배는 바로 여성을 뜻합니다. 다시말해, 이 여성은 예수의 피가 담겨진 잔입니다. 예수의 자손으로 예수가 사랑했던 '막달라 마리아'와에서 태어난 자식의 자손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초반 살해되었던 박물관장은 예수의 성배를 지키는 '시온 수도회'의 수장으로 과거로 올라가본다면 이 수장의 끈은 깊고도 깁니다. 예전부터 현대까지 이 수장과 '시온 수도회' 멤버들은 '막달라 마리아'의 시신이 담긴 관을 보관하고 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예수가 죽기 전 예수의 권위를 베드로가 아닌 예수가 사랑하는 마리아에게 넘기는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이런 내용 때문에 가톨릭과 기독교가 발끈하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예수의 가문과, 드라큘라의 가문에 대한 이 두 소설은 방대한 역사적 사료 혹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사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요. 다만 이미 허구를 가상하고 최대한의 사료와 자료들을 가지고 퍼즐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은 바로 '여인'에 있습니다. 가문의 승계자는 남자들이 아니라 여자들이지요. 그것은 마치 드러낼 수 없는 비밀을 더욱 비밀스럽게 보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전쟁소설 같은거였다면, 아마 가문의 계승자는 남자가되었겠지요. 하지만, 역사에서 말없이 수천년을 이어오며 무한한 끈기를 보여주는 것은 바로 여인들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제 생각에는 여인들이 이 소설들의 쟁점에 서 있는 것이 더욱 그럴 듯하게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남성이 드러냄을 대표한다면, 여성은 감추어짐을 뜻하는 것은 문학계에서 많이 차용하는 소재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소설은 아주 오래전의 신화나 구전 문학적인 것을 소재로 쓰긴 하지만, 현재에서 이 문제들을 푼다는 것 또한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바로 과거와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하나의 끈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 끈은 우리 선조(물론 우리들의 직계조상들은 아니지만...)들이 살아온 역사들이고,  지금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하더라도 역사의 그늘로부터 후대들이 벗어날 수 없음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역사속에서 오스만 투르크의 군주, 메머드2세는 지금의 루마니아 남부, 그러니까 이 소설에서 언급되는 왈라키아 지방을 자주 침략하였고, 불평등 조약을 맺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드라큘라'는 이때의 왈라키아의 왕자였는데..그 아버지의 이름이 '블라드 드라쿨'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라큘라'(왕자)의 이름은 '블라드 채페슈'였습니다. 그는 볼모로 메머드2세에게 끌려가 지낸적도 있었는데, 그 후로 오스만 투르크에 대단한 적개감을 나타냈으며, 후에 왈라키아의 군주가 되어서 투르크 병사들을 꼬챙이에 꿰어 죽이기도 했고, 불에 태워 죽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공산주의(소련 주도하에)가 만연했던 시기에도 많은 살육과 억압이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소수민족들이 있는 땅이기도 하지요... 역사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로 이런 역사가 이 소설의 가장 원초적인 재료가 되는 셈이지요.

결국, 이 두 소설은 권위와 정치, 그리고 인간의 불손한 감정들을 섞어서 만든 이야기입니다.

끝으로, '히스토리언'은 곧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소설은 좀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저자가 10년동안 연구해서 썼다는 이 소설은 여러 나라와 지방들의 많은 묘사들로 인해 늘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만약 영화로 다시 태어난다면, 이런 배경 묘사는 영상에서 잠깐동안 흘러갈 것이 뻔하므로 소설보다 좀 더 역동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다 빈치 코드'는 이미 영화로 만들어졌지요. 저야 소설을 보고 영화를 보았으므로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의 배경과 소설 속 묘사가 어느정도 잘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나름대로 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상에서는 '오푸스 데이'의 뒷치닥 거리를 하는 '사일래스'의 묘사가 약하긴 했습니다. 그는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서 하얀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을 앓고 있습니다. 병이 심해..그의 몸과 얼굴 전체가 밀가루같이 보였겠지요. 그래서 그는 '오푸스 데이'의 아링가로사 주교(알프리드 몰리나)에게 천사(angel)라고 불립니다. 천성이 착하다기 보다는 그가 하얀해서 그렇게 불렀겠지요.. 그런데...영화 후반부에서 '사일래스'가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가 이용당했다는 것을 알고...그는 스스로 유령이었다고 부릅니다. 그의 존재는 아무런 쓸모없는 존재였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그의 존재..결국 그는 유령인 것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냐면 영화만 보고서는 이런 의미를 쉽게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책을 봐야 알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저의 경우에는 '다 빈치 코드' 영화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속 텍스트가 영화속 이미지로 나타나서 보여졌으니까요.. 하지만 역시나 보는 것 보다 상상하는 것이 더 강렬한 것은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화로 나올 '히스토리언'은 어떻게 만들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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