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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ㅣ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평점 :
절판
'미야베 미유키'의 가벼운 소설을 읽었다.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예전에 '이유'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이유'에 비하면 '스텝파터 스텝'은 정말 가벼운 소설에 해당한다. 한 젊은 도둑이 강압(?)에 못이겨 어린 쌍둥이 형제의 양아버지가 되어 셋이 주변 사건들을 파헤치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짤막 짤막한 이야기들이 가벼운 웃음을 선사한다.
'미야베 미유키'가 1987년에 등단한 것을 고려하면, 이 책은 1993년에 쓰여졌으니까..그녀의 초반 작품군에 해당될 듯 싶다. '이유'를 제외하고 그녀의 다른 책들은 읽어보진 않았지만,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가볍게 웃음지으며 볼 순 있지만, 웃음을 위한 소설도 그리고 사회 비판을 무겁게 다룬 소설도 아닌 어쩌면 조금은 밍숭맹숭한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읽어가는 도중 차츰 몰입이 되긴 했지만, 상황 설정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제 막 개발되기 시작하는 도시 외곽의 한 집에 사는 쌍둥이 형제, 부모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예 등장도 하지 않는다. 다만, 쌍둥이들은 부모가 서로 다른 사람과 바람나 집을 나갔으며, 이 부모는 서로 상대방이 아이들과 함께 사는줄 알고 있다. 물론 쌍둥이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도둑. 이 도둑은 옆집을 털려다 어쩌구 저쩌구 해서 쌍둥이들의 협박에 못이겨 양아빠 노릇을 하게 되는데... 이 설정이 대단히 비현실적이다.
작가가 쌍둥이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글쎄...왠지 편해보이려는 수작의 냄새도 난다. 얼굴도 같고, 성격도 같고..생각하는 것도 같고.. 괜찮은 캐릭터를 별 수고스러움 없이 세트로 만들어버렸으니... 이렇게 쌍둥이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 들긴 했다.
그런데 내용은 더 가관이다. 이 셋이서 사회 부조리를 캔다. 정말 엉망진창이군...
그래도 재밌다. 왠지...이 주인공들 데리고 이런식으로 책 한권 딸랑 하나만 냈다는 것이 더욱 무책임하게 보인다. 하나의 사건들이 그리 복잡하지도 책 페이지도 많이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들여 스토리를 좀 더 세분화 시키고, 주인공들의 과거도 들먹이면서 좀 더 이야기를 늘여, 시리즈 같이 만드는 것이 더욱 괜찮을 듯 싶은데...
이들이 사건을 풀어나가고...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가는 것도 재밌지만, 난 이들의 과거가 궁금하다. 왜..이 쌍둥이들은 지들끼리만 살고 있을까?. 정말로 부모는 살아있는 것일까? 왜..머리도 비상한 이 도둑은 도둑질을 하고 있을까? 그 계기는 무엇일까? 왜 이 도둑의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것일까...
정말...이들의 과거가 궁금하다. 비록 한권으로는 구성도 약하고 사회비판적인 내용도 약하지만... 씨리즈로 두,세권 정도 더 나온다면...굉장한 그럴듯한 이야기가 될텐데..
이건 마치...'미야베 미유키'의 습작뿐이 안되는 듯...
그래도 가볍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