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월스트리트 공략기 그랜드 펜윅 시리즈 2
레너드 위벌리 지음, 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드디어 저번에 읽었던..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 속편인 이 책을 읽었다. 책도 얇아서(230여 페이지) 뚝딱 간식먹듯이 해치웠다. 과연... 지난 <뉴욕 침공기> 이후 우리의 사랑스런 조그만 왕국 '그랜드 펜윅'에는 어떠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핫핫... 리뷰를 쓰는 지금, 책 내용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뉴욕 침공기>가 풍자적이고 동화적인 웃음으로 내 얼굴을 밝게 만들었다면, 이번 이야기인 <월스트리트 공략기>는 곳곳의 못말리는 유머로 내 눈가의 주름을 늘렸다. (한마디로 웃었다는 얘기....)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언제 봤는지 기억이 안날정도로 꽤 오래전의 영화 한 편이 머릿속에 떠 올랐다. 이 영화의 제목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이다. 금방..인터넷에서 찾아보니...1990년에 만들어졌다는데... 그리 오래전의 것은 아니군.. ^^"

책 소개 하면서..뜸금없이 영화얘기를 하는 것도 좀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아마...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리라.. 말도 안되는 상황이 결코 말도 안되는 상황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대충 이 책의 정말 간단한 줄거리를 말한다면... 어느 미국 기업이 그랜드 펜윅에서 나는 와인의 맛을 딴 껌을 파는데..수익이 생겨... 그랜드 펜윅에 그 개런티로 100만 달러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일반적인 나라 같았으면.. 100만달러 뿐이 안되는군..하며.. 그냥 무의미하게 받았을 것을... 이 작은 나라에서는 이 100만 달러를 가지고 엄청 호들갑을 떤다. 왜냐하면..말 그대로 엄청 작은 나라이며, 전기는 커녕..외국으로 전화할 수 있는 시설도 없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100만 달러로 인해... 이 나라는 노동자와 지배계층 간에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인다. 지배계층의 의견은 이 돈을 없애야 한다는 것...왜냐하면.. 지금까지 전통을 중시하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한 이 나라가 돈 때문에 어지럽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노동자층은 이 돈을 노동자 혹은 국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얼마동안은 세금걱정도 하지 않고..또 자신들이 사고 싶어하는 것도 일부 살 수 있게 되기때문에... 그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이자, 고민거리이다. 그리고 모든 이들의 현실이다. 국가가 세금을 감면해주는 경우는 있지만, 보너스를 주는 경우는 듣도보도 못했다. 과연 그랜드 펜윅 국민들은 얼마되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큰 금액일 수 있는 보너스를 받게 될까... 우여곡절끝에 결국 여당이 물러나고 노동당이 국민의 힘을 얻어 야당에서 여당으로 승격이 되며.. 이 보너스들을 받게 된다. 그럼 그것으로 해피엔딩이면... 역시나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커녕...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유머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의 재미는 현실속의 정치를 상상의 공간에 풀어논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 상상속의 공간은 곧 현실적인 공간과 마주한다. 그랜드 펜윅이라는 작은 나라는 상상속의 나라이지만, 미국이나 그 외 유럽은 모두 다 현실로 등장한다. 그래서 이 책이 주는 정치적인 풍자..특히 이번 책은 경제적인 풍자가 정말 장난 아니다. 이 책 한편으로 현실속에선 무시무시하고 냉정한 경제 법칙(특히, 주식과 관련하고, 통화와 금의 시세등..)을 정말 알기 쉽게..그리고 부드럽게 풀어썼다. 간결하나마... 정말 깔끔한 맛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노동계급과 자본가계급간의 시각차를 뚜렷이 인식하게 만든다. 유머를 곁들여서...

암튼...이 보너스를 받은 국민들은 그렇게 염원하던...TV, 세탁기...등등을 산다. 근데.. 웃긴것은 이 나라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다만.. 이 물건들이 갖고 싶었다는 이유에서 이것들을 산 것인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고...결국 정부에 전기를 끌어주라고 요구를 하게 된다. 정부 또한 고민 끝에 전기 시설을 마련해주는데..글쎄..이것이 말 그대로 정부 돈이고 국민 돈으로 해결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시말해...정부 여당인 노동당이 말했던 세금 감면은 말 그대로 공중에서 사라지고 더욱 무거운 세금이 국민들을 짓누르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순진한 국민들을... 참..이들이 듣도 보도 못한 '인플레이션 현상' 또한 겪게 된다.

그래서 이 국민들과 정부는 완전 우울모드로 들어갔고...그 한 해 동안 모든 국민들이 딱 2명만 제외하고 그 한 해를 완전 정신적, 경제적 공황으로 보낸다. 그런데 이러한 공황에서 제외된 2명은 자전거포 주인과, 은행장이다. 그 이유는 책을 보면 알게된다..^^"

그 다음해...더욱 더 우울한(?) 소식이 있으니.. 작년 대비 와인 맛 껌 수익이 100만 달러에서 1000만 달러로 늘어났다는 아주 슬픈(??) 소식이 정치권을 긴장시키니..결국 이 나라의 공주가 나서는 것이다. 전혀 경제라는 개념을 탑재하지 못한 따뜻하고, 활발한 이 나라의 젊은 공주가 특유의 돈 쓰는 기술과 엉뚱한 낭비 기법을 통해 이 천만 달러를 소비한다는 혼자만의 심사숙고한 결론을 낸것이다. 이 공주의 기발한 공중에 돈을 날리기 기법은 어디선가 들은 것 같기도 한..'주식투자'를 통한 해법에 있었다. 그래서.. 신문 경제면의 주식시세란의 한 회사를 눈감고 연필로 찍어 걸리는 회사에 주식을 투자하기로 했으니...

이 것이 바로...앞서 말한...<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영화가 아니고 먼가... 이 영화를 본지 오래된 관계로 대충 줄거리를 전한다면.. 벙에 걸린 형사가 그냥 죽을 수 없어... 범죄현장에서 순직하여..자신은 명예롭게 죽고, 가족은 아마 어느정도의 연금을 바라보게 하기 위해서.. 죽으려고 나서는 범죄 현장마다...자신이 자랑스럽게 순직하는 것이 아닌.. 범죄를 일망소탕한다는 엉뚱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서 그대로 펼쳐진다. 솔직히 말한다면...이 책이 영화보다 먼저 만들어졌긴 했지만, 암튼...이 공주 또한...돈을 허공에 뿌릴 작정을 하고 투자를 한 주식이 갈수록 대박을 친다는 정말 상상만 해도 유쾌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것이다...

정말...기발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유쾌한 이야기임에는 분명하다. 책을 읽으면...더욱 더 그러함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유쾌한 이야기이고 재밌는 이야기지만, 이 책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모든 세상사를 향해 날카로운 풍자를 들이세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이야기 하나하나...에피소드 하나하나가...날을 세우고 있다. 재미는 있지만, 정말 우리에게 생각할 것을 많이 전해준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돈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신용이라는 것이다. 이 신용이 무너진다면..아무리 많은 돈도 종이쪼가리뿐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곧곧에 숨어있고, 드러나있다.

저번 <뉴욕 침공기>가 현대사회를 공격하는 중세기사로 묘사될 수 있다면..글쎄...이번 <월 스트리트 침공기는> 뭐랄까... 음.... 생각이 안난다... 암튼... '주식'의 '주'자도 아니..'ㅈ'도 모르는 한 아가씨의 대담한 행동이 결국은 미국을 넘어 세계의 모든 통화를 위협하게 하니..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의 경제 시스템이 한가롭거나... 대수롭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긴 든다.

역시나...약자가 강자를 엎드려 절받게 하는 이야기는 재밌다. 그리고 통쾌하다..

과연...이 공주는 1000만 달러...정확히는 600만 달러를 가지고 (나머지 400만은 국민들 빚을 완전 탕감해주고 조금 남김..) 얼마나 벌 수 있을까...핫핫..

여러 생각할 거리는 있지만, 귀차니즘으로 이만 리뷰는 끝....

시간되면...다들 한번씩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미국이야말로 세금을 짜내는 데 있어서는 탁월한 솜씨를 지닌 나라니까요. 세금 때문에 못 살겠다며 반란을 일으켜서 세운 그 나라가, 나중에는 세금 분야의 마키아 벨리가 된 셈이라고 할까요? 그렇게 해서 거두어들인 돈이 한 달에 무려 수십억 달러씩 되었는데, 미국 정부로선 그걸 자국 내에서는 다시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그야말로 지금 우리가 처한 입장과 똑같았던 겁니다. 어떻게 하든지 국내 경제에 영향이 미치지 않게 하면서 그 잉여자금을 다 써버려야만 했던 거죠.
 그렇긴 하지만 우리에 비하면 미국의 경우는 훨씬 더 나은 셈이엇습니다. 그만한 규모와 힘과 명성이 있는 나라이니만큼, 결국 해외 여러 나라의 각종 문제에 대한 원조 계획을 세워서 그 막대한 금액을 뭉텅뭉텅 써버렸으니까요. 그 덕분에 여러 나라가 미국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구요. 물론 그렇게 돈을 쓴 효과가 아직 확실히 드러났다고 할 수야 없지만, 하여간에 자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고 잉여자금을 처리했던 겁니다."
 
(주석 : 미국 독립혁명을 촉발시킨 대표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지세'를 비롯한 영국 정부의 각종 세금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꼬집는 발언이다.)
 
p.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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