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램프 -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암호명
이종환 지음 / 원앤원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경제나 비즈니스에 관한 한 젬병이다. 물론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이 분야에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냥 요즘의 경제 시류에 관한 것만 끼어 들어 이야기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나서 몇마디 적어 보고 싶어 이렇게 리뷰를 쓴다.
 
경제는 거대한 하나의 계(시스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요즘 같은 국제화, 세계화 시대에는 돈의 흐름이 일방적이질 않다. 너무나도 많아진 변수 때문에 하나하나 살펴볼 요소들이 그만큼 다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결국엔 버는 놈이 번다고 돈의 흐름은 일률적이다. 흐르는 돈의 목적지가 마치 정해진양 거대 자본에 쉽게 휩싸인다. 이렇게 단정지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돈줄을 쥘 정보의 '독점' 혹은 '선점' 때문인 듯 하다. 마치 복잡계('카오스' 혹은 '혼돈계')속의 풀어놓은 돈 보따리 처럼 이것들의 가치가 오를지, 내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대한 선형적의 예측을 하는 것을 보면 결국엔 수익은 돈의 양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흐르고 있는 정보의 문제가 클 듯 싶다. 물론 돈(투자금)의 양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만큼 이 세계에서는 돈은 기득권과 마찬가지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주식의 경우를 보더라도 어제 가치 다르고 오늘 가치 다르다는 말은 이미 구시대적이다. 정보에 따라, 그리고 그 정보를 움켜쥐고 있는 사람들의 투자액과 방향(투자자의 행보)에 따라 방금전 시세와 현재 시세, 그리고 바로 몇 초 후의 시세가 시시때때로 변한다. 그러니까 다른 쪽에서 생각해본다면, 돈의 흐름에 대한 정보도 중요할 뿐더러, 이 흐름을 변경시킬 수 있는 능력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진다. (써 놓고 보니...돈의 양은 흐름의 변화와 무관하다 볼 수 없을 듯...)
 
그렇다면 투자금의 액수는 우선 제쳐두고, 어떻게 하면 돈의 흐름을 바꾸게 만들 수 있을까. 앞서도 언급했지만, 당연히 정보의 선점이다. 그리고 이 선점된 정보의 비화성(비밀유지)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보의 선점과 그에 땨른 투자의 행보가 합법적이면 문제될 것이 당연히 없다. 오히려 이와같은 경우 투자자는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불법적인 루트를 통한 막대한 투자수익을 얻는 경우인데, 요즘 외국 투기 자본의 경우 우리나라 언론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불법적인 투기를 한 것일까? 이 책 <매직램프>의 경우에는 절반은 YES로, 나머지 절반은 NO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그들의 의도는 확실히 불법적이다. 의도와 목적을 같이 놓고 봤을때 당연히 그들은 불법적인 투기 자본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가만히 돈을 벌기위해 하늘에 운이 내리기만을 빌까? 그렇진 않다. 이미 불법적인 목적으로 돈을 벌려고 했다면, 그 과정에서 합법적인 경로(루트)를 뚫어야 하고 최대한의 방도를 연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과정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비화성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의도와 목적은 불순하긴 하지만 과정속에서 합법의 길을 걷는다면 그들의 목적은 순수한 투자로 그리고 합법적인 투자(비록 여론의 눈초리가 매섭겠지만...)로 포장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요즘 들어와서 시끄러워진 외국자본('론스타', '소버린', '아이칸'과 같은...)의 행보와 그들의 자본이 만들어낸 불편한 이익(우리의 시각으로 봤을때...)은 그들의 의도와 목적이 불순할 망정 그들을 확실히 몰아세울 수는 없다. 이미 일반인의 눈과 귀에 그러한 이야기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면, 이미 그들은 퇴장의 수순만을 남겨둘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것도 적법하에 이루어진 퇴장이라면 말이다.
 
그러니까 결국엔 우리가 길들여 놓은 제도의 문제점이 크다. 솔직히 우리의 이런 제도는 배워가는 제도일 지도 모른다. 외국 자본에 우리나라의 금융이 개방된 시간은 얼마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그 '수업료'는 매우 크다. 너무 고통스럽다.
 
이 책은 몇가지의 경로를 통해 외국 투기 자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경위와 그들이 어떻게 비화성을 유지하고(언론과 금융감독기관에 눈에 안띠며 투자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M&A를 하며, 그리고 그에따라 달라지는 우리측(정부와 금융기관과 기업들, 그리고 언론과 시민들..)의 대응은 어떻게 되는지 하나의 예로써 소설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니다. 현실극이다. 그리고 비극이 될지 희극이 될지는 대응방안에 따라 달라진다.
 
앞서 세계의 금융은 이미 카오스적이라고 짤막하게 언급을 하였다. 투자의 정보와 투자자들의 행보가 아무리 잘 다듬은 선형적인 예측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역시나 복잡계속의 일부이다. 이 소설또한 이 부분이 언급되어 있다. 세상은 비선형의 그림을 보여주기 때문에 모든 변수를 고려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생각지 않은 변수로 선형적인 예측은 비선형적으로 변모될 수 있다.
 
외국 투기 자본은 결국엔 합법적인 포장을 하는 단계를 밟기 때문에 그들을 악마로 묘사할 수만은 없다. 그리고 수많은 합법적이고 올바른 외국 투자자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을 쓴 작가이자 <마이에셋 자산운용(주)>의 부회장인 '이종환'씨는 어느정도 중간의 입장을 고수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소설속의 희극, 비극과 같은 결말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과정을 말하고 싶어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에서 가장 무서운 적을 고른다면, 외국 투기자본보다는 이 책에선 몇 페이지 소개 되어있지 않은 '중국 화교'들을 지목하고 싶다. 그들이야말로 뻔히 보이지만 속을 알수 없는 금융 집단이기 때문이다.
 
참, 그리고 외국 투기자본들은 비록 독립적인 형태로 보일 듯 하지만, 실은 독보적으로 행동하는 존재들이 아니다. 그들이 설립한 펀드회사의 이름속에는 수많은 합법적인 투자자들(중동의 석유 부자인 왕가 일족부터 유럽, 미국등의 서구 자본가들이 숨어있는 것이다)이 눈을 번득이고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정치적인 물밑 싸움도 있을 것이다. 론스타가 미국가서 우는 소리 하는 경우도 이와같지 않나 생각한다.
 
한편 이 소설과 관련하여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국 언론과 우리나라의 언론 혹은 정부에 대한 어떤 대립하는 면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례로 예전에 FT (Financial Times)가 우리 정부를 비판했던 것이 생각이난다.
 
마지막으로 예전 '론스타'의 경우 외환은행 매각의 관여를 했던 론스타 코리아의 '스티븐 리'(한국계이면서 외국에서 활동하는...)의 경우와 같이 이 소설에는 '제임스 '박'이 연결고리로 등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제임스 박'을 우호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책은 읽어볼만 하다. 비우호적 외국 자본(투기자본)들의 공략의 경로를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요즘은 또 다른 경로를 뚫었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역시나 제대로된 제도의 강화와 금융기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
 
그들의 공략을 제대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덧붙임>
 
역시나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책 한권만을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역시나 다른분야도 마찬가지지만요... 내용중에 지적될 만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