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만큼 큰 미소
마이클 커제스 지음, 조혜진 옮김 / 홍익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이야기는 1987년도에 있었던 이야기로 실화이다. 이 소설의 개괄적인 내용은 자폐아, 다운증후군과 같은 학습장애아들이 NASA 우주 센터 주체로 열리는 과학경시대회에 참가하면서 겪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니..예전의 <화성의 인류학자>라는 책이 계속 오버랩된다. 장애인, 학습지진아 등등...불편함을 겪고 있는 이러한 소수의 사람들은 결국 다수의 소위 '정상적인 사람들'에 의해 보여지는 관점일 뿐이다.

우연한 기회에 NASA가 주관하는 과학경시대회(주로 천체물리, 로켓발사, 팀워크, 우주과학등의 과목으로 몇일 동안에 걸쳐 대회를 치룸)가 있다는 잡지 기사를 본 미국 한 고등학교의 미식축구 코치이자 특수아동 선생님인 <마이클 커제스>는 자폐아, 다운증후군, 학습부진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그리고 자신이 어엿한 사회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자 과학경시대회에 나가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멤버는 미국내에서도 유명한 고등학교만 출전하며, 그 학교에서도 수재로 통하는 아이들로 나가는 팀이 구성되어진다. 일반 정상의, 그리고 보통의 아이들도 꿈만 꿀 수 있는 대회인 것이다. 이 대회에 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학교나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보통의 실력이상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대회를 장애아들을 데리고 나간다고 했으니, 학교 뿐만 아니라, 작은 지역사회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미식축구 코치답게 특유의 저돌성으로 밀고 나간다.

자신과 뜻을 같이한 다른 여선생님과 힘을 합쳐, NASA에 문의하고, 또 문의하고, 여비를 마련코자 스폰서를 찾아 돌아다니고, 또 돌아다니고..그리고 부모들을 설득하고자 이리저리 애를 쓰며 돌아다닌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문과 소식은 그런 아이들이 어떻게 나갈 수 있느냐는 냉랭한 시선이다. 교장도 자신의 안위(혹시 잘못되어 자신의 인사평점에 잘못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를 지키고자 코치 선생님을 협박 비슷하게 해보지만, 이미 아이들과 선생님은 주사위를 던져놓은 상태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역 유지들과 교육관계자들을 통해 힘을 얻는다.

하지만 이는 첫 단추도 아니다. NASA에서도 이런 아이들을 받아본적도 없고, 또 홍보차원에서 받아 줄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이 아이들은 한두가지 크거나 작은 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 문제가 가장 큰 차원이고, 또 정신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참가시켰을 경우 이 대회 자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무의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선생님들은 각고의 노력을 쏟는다. 이 책을 읽다보면,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지 선생님들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대회에 참가하는 다른 고등학교 선생님들마저 이들을 못마땅히 여기며 불쾌하게까지 여긴다.

편견이 편견을 낳고 결국엔 편견의 장벽으로 둘러쌓인 편견만의 세상으로 그려진다.

이 아이들도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바로 결속력이 없었다. 그들은 같은 특수 아동이라 하여도 '남은 남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니..엄밀히 말해..'남'이라는 개념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다른 보통의 아이들과의 벽도 문제지만 그들 속에서도 편견과 힘이 좌지우지되는 그런 작은 세상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선생님은 처음부터 하나씩 준비를 해내간다. 그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하고 그 공통점을 증폭시키려 노력을 쏟는다. 그 공통점이란 '과학경시대회에 나가고 싶은 열망'이다. 그들 또한 다른 이들과 같이 열망이 가슴속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뒷 이야기는 앞에 이야기보다 훨씬 감동적이다.

그 아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영역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코치 선생님도 이 아이들이 그런 것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예를 들어..과학경시대회중 한가지 테스트는 물 속에서 도형들을 끼워맞추는 것이다. 거의 모든 아이들은 수영장이란 곳을 와보지도 않앗다. 하지만, 그 중 어떤 아이는 어렸을때부터 수영을 계속 해왔다. 바로 이런 것에서부터 그들 사이의 결속력이 다져지기 시작한다. 예전 같았으면, 혼자만 즐길것을 이제는 같이 해야하므로 수영을 못하는 애들을 위해 자신이 선생이 되어가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바로 이와같이 스스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자신과 다른 아이들과의 동질감을 회복하면서 그려내는 이야기들이다. 바로 우리와 똑같은 사회성이 그런 학습 장애아들속에서 싹 튼 것이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우리는 가끔 장애인들을 맞이할때 편견을 통한다. 그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관심을 가진다면 더욱 더 좋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관심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대할때의 똑같은 시선을 원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스스로의 자책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며, 이는 순방향으로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그들 자신과 사회 자체로 말이다.

이 이야기에는 수많은 갈등이 있으며, 그 갈등이 스스로 치유되어지는 '정화능력'을 보여준다. 갈등은 남들이 만들어주었지만, 정화는라는 힘으로 이 갈등들을 스스로 치료한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자신을 이겼다. 이 이야기의 감동은 이것에 있는 듯 하다.

이 이야기는 앞서 말한대로 실화이며, 1987년도에 일어났던 이야기다. 아무리 자유의 나라 미국이라 할지라도 시대적으로 관용이 넘치는 사회는 아니다. 물론 지금도 관용과 자비가 넘치지는 않지만, 이 이야기가 80년대 이야기라 그런지 코치 선생님과 그 아이들이 이룩했고 소원했던 이러한 일들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성인이다. 그리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가끔 시대적 단편만을 보고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을 평가 절하하는 시각을 갖고 있는 누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그대로로서 사람들을 평가하지 말고, 조금 더 시각을 넓혀 이 사람들을 하나의 삶을 가지는 인격체로 봐야할 것이다.



ps. 이 책을 읽고 약간은 내용과 벗어나서 가졌던 생각은 비록 미국에서도 제한되어 있고 일부이기는 하지만, 어렸을때부터 우주를 보는 시각을 길러주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자체가 부러웠다. NASA라는 것도 부럽지만, 이 기관이 가지는 하드웨어적인 면보다 소프트웨어적인 면이 매우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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