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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공허한 십자가 (보급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알라딘에서 7월 초 이북이벤트로 무료대여했던 책을 며칠전에서야 다 읽었다.
원래 대여기간은 1주 정도였던가?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크레마 샤인으로는 와이파이로 접속을 하지 못했다(다른 이북을 구매해도 샤인에는 다운받지 않았다는 의미). 참, 대여기간이 끝나면 책은 자동삭제가 된다. 만약 불가피하게 온라인 접속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겼더라면 아마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을 것이다.
어쨌든 느긋이 읽은 것처럼 보이지만 읽을때는 쭉 읽다가 쉴때는 한두 주씩 책을 덮는 바람에, 다시 읽을 때마다 인물들이 헷갈렸다. 그래도 이 책의 경우 등장인물이 많지 않아 인물들 성별만 구분하면 예전 기억과 적절하게 맞물려 지속적인 읽기가 가능했다.
`이 남자가 누구였더라?` 그렇다면 당장 몇몇 인물중에 하나를 택하면 된다. 주인공, 장인어른, 변호사, 살인자, 의사 중 하나 .
그후 이야기의 맥락에서 맞는 인물을 고르면 된다.
여자의 경우엔 주인공 부인, 출판사 사장, 도벽있는 여자, 주인공 장모, 의사의 장모, 의사의 여동생 중 하나.
일본 책을 읽을 때 가장 큰 수고로움은 인물들의 이름을 익히는 것이다. 책의 초반, 인물들의 중요도가 어떤지 감잡기 어려울때 쏟아져 내리는 이름은 감당하기 힘들다.
예전 「대망」을 읽을 때는 이름뿐만이 아니라 지명도 덩달아 괴롭혔던 기억이 있다. 예를들어 `오다 노부나가가 오와리로 갔다`에서 보면 오와리는 노부나가가 있던 후루와타리성이 있는 지역 이름이다. 즉, 노부나가는 집에 갔다는 말이다. 오와리라는 단어는 등장 빈도가 약하고 읽을 때는 대충 넘어가는 단어라 위의 예에서 보듯이 저렇게 나와버리면 어디로 갔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게 된다. 또 뒤에서는 `후루와타리에 도착했다`라는 문장이 나오면 다시금 헤맨다.. 오와리는 사라지고 뜬금없이 후루와타리가 등장하는 것이다.
또 `미노의 사이토 도산의 딸 노히메`라는 글에서는 일단 미노와 사이토 도산과 노히메 모두 중요 단어이다. 글 속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문구이지만, 나중에 미노라는 단어만 나오면 헷갈린다. 노히메는 오가 노부나가의 부인이다. 그러니까 미노가 등장하면 노부나가의 처가와 관련되어 있구나를 알아야 독서가 수월하다. (「대망」의 경우 메모-마인드 맵 형식으로-를 통해 지명과 인명이 주는 괴로움을 극복했다.)
아무튼 `공허한 십자가`는 이야기가 단순하고 인물들의 동선이라든지 인물들간의 얽힘이 없어 끊어읽어도 이야기에 바로 몰입이 된다.
중반에서 후반부로 넘어가기까지는 이야기에 파묻히는데 후반부에서는 이야기의 논리가 약해지는게 흠이다. 아쉽다. 아궁이불로 달구어진 솥에 바로 찬물을 들이붓어 식히는 꼴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일본 소설 한 편 잘 보았다.
ps. 별점만 주러 스마트폰으로 북플에 접속했는데 글까지 쓰니 느릿하게 쓴게 더 아까워 도저히 중단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오타 교정이 글 쓰는것보다 더 어렵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