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듣고선 다큐멘터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김수로가 나오고 어쩌고 해서 찾아보니 드라마. 찾아보았더니 예전에 내 귓가에 스쳤던 공부관련 다큐멘터리는 EBS에서 방영했던 <공부의 달인>이라는 제목을 가진 프로그램이었다. 홈페이지엔 무려 휴먼(?) 다큐멘터리로 소개되어있다. 앞에는 실용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그러니까 '실용적 휴먼 다큐멘터리'이다. 휴먼인 이유는 '감성적 터치'로 그렸다나 뭐라나. '공부가 가장 쉬었어요'라는 부류는 아닌듯하다(이 프로그램을 안봐서 모름).

<공부의 신>은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원제는 <꼴찌, 동경대 가다>. 나는 만화로 보았다. 예전에 봐서 특별히 기억나는 것은 몇 개 없다. 그러니까 특별히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한 두가지가 있다.

기억나는 것 중 한가지는 수학은 말 그대로 문제 푸는 기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니까 높은 수준의 사고 능력을 단순히 뇌의 반응으로 대처한다는 의미인데 만화속 그 부분을 읽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질문을 해댔으리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동경대 워너비인 만화 주인공(학생)들은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던 애들이다. 그런데 정말 신과 같은 선생님들이 몇마디 해줬다고 얘들이 척척박사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만화속에서도 표현이 완전하진 않지만(아마 생략했을 듯 싶다) 특히 수학문제 풀때는 신의 능력을 지닌(모르는게 없는) 선생님이 옆에 달싹 붙어서 거의 실시간 빨간펜 가동하면서 끊임없는 팁을 던져주고, 공식과 기초 원리에 대해 이해시키고 각인에 또 각인을 시켰을 것이다.

선생님과 학생간의 거리가 상당히 좁다는 것이 사교육의 장점이다. 공교육은 좀 더 거리가 멀다. 거리가 좁다는 것은 곧 공부의 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모르는 것(원리와 같은)이나 모르는 문제를 삭힌다는 것은 수준 높은 공부를 함에 있어서 발목을 잡힌다는 의미이다. 진도 빼기에 바쁜 수학의 경우 그런 현상이 심하다. 삭힌 부분이 많으면 공부를 해도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고, 심지어 연필을 집어 던지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 만화를 보고 느낀 공부 지도 방법은 학생과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 모르는 부분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하며, 항상 이런 것들을 끊임없이 상기해야하는 것 또한 중요한 각인 사항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반대로 학생이라면 선생님을 물고 늘어져야 되고, 푼것 또 풀며 기계가 되는 것. 이게 이 만화가 보여준 미덕(?) 중 하나라 생각한다. 만화속에서는 부모의 역할이 거의 없는데, 부모의 경우 자식이 공부하는지 안하는지 감독하기 보다는 공부하고 있는 아이에게 직접 다가가 되도록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부모에게 한 번 설명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뭔가 자신의 설명이 부족하다 느끼면 어떤 부분이 원활하지 못한가를 스스로 느끼도록 말이다. 모른다고 뭐라 하지 말고 말이다. 만화에서는 직접 문제를 만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와 비슷한 이치이지 않을까 싶다.

또 기억나는 것은 암기과목의 경우 마인드 맵과 같은 그림을 그려 활용하라는 것. 거대한 나무에서 갈라져 나온 가지별로 웹의 TAG같이 연결해서 보면 좋다는 것이다.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가 드러나는 국사나 세계사의 경우 큰 흐름을 잡아줄 수 있어 무작정 외우고 몸으로 부대끼는 것보다 흐름으로 이해함으로써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이런 암기과목들은 스토리 텔링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큰 줄기(뼈대)부터 가지, 그리고 열매 혹은 다른 가지로 뻗어나가는 지도를 손수 그리는 방식이다.

사실, 맵을 그리면서 공부하라는 것 때문에 이 포스팅을 올린다. 그러니까 한 웹페이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웹은 위키를 기반으로 프리마인드라는 맵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독특하며 보기에 편한 사이트라고 생각된다. 영어라 아쉽긴 하지만. 첫 페이지에 들어가면 여러 언어로 볼 수 있는데(아쉽게도 한국어는 없다) 영어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을 듯 하다. 그러니까 "Select a Wiki:" 옆 칸에서 "en.wikipedia.org"를 선택하면 된다.
(예전부터 가끔 이용하곤 하는데, 만약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으면 JAVA와 같은 것을 깔아야 할 듯...아마 안내되어 나올 것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프리마인드는 개인 사용자 무료 애플리케이션이다. 무료 마인드 맵 중에선 유명한 프로그램이다.)

링크 : http://www.wikimindmap.org/

요즘 '미토콘드리아'라는 책을 보고 있는데 '미토콘드리아'를 키워드로 넣어보았다. 그러니까 영어로....Mitochondrion (단수)을 쳐보면...(누르면 확대)


링크 : 프리마인드 다운로드 바로가기...

마지막으로 만화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공감했던 부분... "공부는 곧 생활이다."라는 이 말...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이라든지 평생교육이라든지 이런 말들이 생각나겠지만, 이런 것과는 좀 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한 문장으로 표현되었지만 한마디로 일축하기엔 쉽지 않은 문장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공부는 사실 수단이다. 그러니까 공부가 생활이라는 말은 실제로 써먹는 공부를 의미한다. 당장 의미있는 공부를 습관화 시키라는 말과 같다.

오늘 인터넷에서 기사를 읽으니 사교육을 옹호한다든지, 공부 자체를 출세의 수단으로 삼는다든지 하는 비판의 기사가 올라오던데.. 이것에도 공감은 가지만 어쨌든 만화속 아이들은 또 다르게 성숙해져간다. 정말 엘리트(?) 답게 생각도 깊어지고. 웃긴것은 만화라 그런지 이런저런 것을 저 위에서 관망하는 슈퍼 울트라 초 엘리트 학생(다른 학교 학생)도 존재하긴 하지만...어쨌든 문제는 이게 만화속 작가의 단순한 상상인지, 정말 이렇게 하면 애들이 그렇게 정신적으로도 성장하게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애들의 고민도 만화속에서는 쉽게 극복하는 것으로 그려져있으니 말이다. 시간 땡 하면 극복...학생때 자신의 위치를 알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가 한 번 실험해보고 알려줬으면...

PS.

1. 한동안 웹에 알려진 의대생 노트... 이거야말로 애를 낳는 심정으로 공부한 것이다....노트를 낳았자나...
  오히려 이렇게 노트에 그림 그려가며 공부하는 것이 위에 소개한 위키마인드맵보다는 만화에서 설명한 공부 방식에 더욱 가깝다.

2. 영어 공부에 관한 것은 지금은 운영하진 않지만 정말 괜찮은 블로그를 운영하셨던 바하문트님의 블로그 중 포스팅 하나를 링크...
(사실, 이 글 말고 다른 글인데 그 글은 비공개로 돌려 놓은것 같다. 이분이 블로그를 그만두신 것에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3. 이 만화에서 가장 핵심은 바로 하고자 하는 것을 하고자 하게 만드는 의욕 고취이다.

<추가>
4. 요즘 청소년 학습법으로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이 잘나가는 듯하다. <공부의 신>이란 드라마 영향도 있을테고...
목차를 보니 공부 이외에도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자질구레한 것들을 중요시 여기는 듯한데, 단순히 자리에 앉아 책만 판다고 해서 성적을 올리는 것(엄 밀히 말해 공부와는 좀 다른 의미에서)은 아닌 듯 하다. 그러니까 먼저 습관 개조, 성질 개조의 완성이야 말로 모든 공부의 핵심이라는 의미인데, 왜 자기계발서나 이런 학습법 같은 부류의 책을 읽고서도 제자리 걸음을 걷는지 알 수 있을 듯. 한마디로 과거의 나를 버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