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도다' 라는 중의적 의미를 지닌 제목의 드라마가 안타깝게도(!!) 조기종영을 확정지었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 드라마를 접한 다수의 시청자와 마찬가지로(아마도...) 나 또한 아주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시청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드라마를 접는듯 하다. 이 드라마가 나를 붙잡은 이유는 깔끔한 영상도 영상이려니와 다름아닌 여주인공인 '서우(장버진 역)' 때문이다. 이 유쾌한 드라마를 이끄는 왈가닥 캐릭터인데, 어떤이들은 오버스러운 연기가 껄끄럽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지만, 나로선 그녀의 다양한 표정 연기에 매료되었다.
IPTV로 5편까지 본 상태지만, 항상 한국적 스테레오타입의 드라마만 고집하는 멍청한 작가들에게 확실히 소개해주고픈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제대로 된 스토리로 완결짓지 못한다는 것은 K-Drama(오히려 해외에서 먹힐 수 있다는 의미에서...)로선 불행한 일이다.
내가 보기에 이 드라마는 2006년에 방영했던 '궁' 이라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오히려 예쁜 영상으로 단순히 감성적 판타지만을 부각시켰던 '궁'보다는 스토리의 스펙트럼이 보다 넓다. 팩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시대적 배경(인조반정으로 폐위되었던 광해군이 등장)을 적절히 불러들여 어둡지만 괜시리 궁금하기도한 음모론까지 덧입혔으니, 가벼운 드라마를 지양하는 또 다른 시청자들의 입맛에도 맞을 듯 하다.
더욱이 우리나라 드라마는 로컬적인 드라마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역사물이든 현대물이든 거의 모든 드라마의 배경이 서울이다. 지방은 화면속 인물들이 상처를 입고 잠시 도피하는 피난처 역할이다. 물론 '친구'라는 드라마는 배경이 부산으로 이 역시 로컬 드라마라 부를 수 있겠지만, 확실히 우리 방송사에서 지방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로 만든 드라마들은 내가 알기론 ('베스트 극장'과 같은) 단편 드라마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제주'를 홍보할 수 있는, 물론 아름답게 처리된 CG 이미지로 덧입힌 것이 대부분이지만, 주인공들이 매력적인 이 드라마를 한낱 고만고만한 시청률 때문에 압축시켜 잘라낸다면 드라마 한 편 버리는 것 이상의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특히나 부분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있을 사전제작 드라마들의 힘을 빼버리는 엄한 짓이 될게다(사극톤...)
이 드라마는 (설명하기는 난해하지만...) MBC 특유의 화면빨을 선보였던 '궁'- '커피프린스' 의 계보('트리플'이나 '태왕사신기'는 다른 이유로 탈락...)를 잇는 드라마가 딜 듯 한데... 처음부터 16부작을 만들기로 했으면 모를까... 이미 17부를 찍은 상태에서 16부로 수정한다면 분명 드라마는 차,포를 뗀 너무나 가벼운, 그래서 힘이없는 그런 저런 드라마가 될 것이다.
앞으로 보여질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최악으로 가도 재미없지는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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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처음 드라마를 보고, 여배우('서우')가 어디서 본 듯 한데 기억이 나질 않아(분명 머릿속에 뚜렷한 각인이 되어 있었던 모냥...), 찾아보니 확실히 CF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아래 영상은 나에게 확실히 각인되었던 그 CF...(아이스크림과 개연성은 거의 없다..)
(조회수도 꽤 많다...)
2. 이 드라마 1회에 나왔던 팝업북 영상이 매우 맘에 들었다. 만약 담에 DVD 나올 때 특별 부록으로 팝업북이 곁들여진다면 매니아들은 팝업북 땜시라도 DVD를 살 듯 하기도...
3. 얼마전에 '정은궐'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2' 라는 책을 보았다. 이 책도 드라마화 시킨다면 MBC가 해주었으면 한다. 재밌게 봤던 책이다. 최근에 시즌 2로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2' 라는 제목으로 후속 이야기가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