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착한밥상 연구소 - 삼시세끼 밥상 투표로 세상 바꾸기 슬기로운 사회생활 2
노민영 지음, 홍하나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몇년간 세계 사회를 흔드는 몇가지 코드를 짚어보자면 다양성, 인권, 환경 되시겠다. 특히 환경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원인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는 설부터, 배달음식 이용이 늘며 함께 늘어난 일회용품 쓰레기 등으로 쉴 새 없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가장 가깝게 느낄 '밥'이라는 소재로 환경, 인권 등의 문제를 슥슥 비벼서 한입에 쏙 넣어주는 비빔밥같은 책 되시겠다. 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실과의 영양 부분, 과학의 환경부분, 사회의 인권과 동물권 및 문화적 다양성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데 그 흐름이 정말 자연스러워서 술술 읽힌다.


사실 환경도 사회도 한 가지 원인으로 한 가지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제가 여러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여러 원인으로 인해 결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이해하기 위해 넓은 배경지식과 시야가 필요한데, 이 책은 특정 교과를 중심으로 하지 않다보니 다양한 시선을 제시하여 사고의 폭을 확장시켜준다. 고학년에서 온작품 프로젝트 학습으로 진행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책의 구성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책의 맨 앞에는 '준비해요'라는 제목으로 이 책의 부제목인 '삼시세끼 밥상 투표로 세상 바꾸기'의 뜻을 알려준다. 이 짧은 글을 통해 책을 맞이하는 자세를 조금 더 진지하게 해준다. 각 소주제별로 '세상을 바꾸는 나의 실천'이라는 코너가 구성되어 있는데 주로 아이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 요리법이 제공되어 있다. 간편하고 맛있게 책의 내용을 실천해볼 수 있는 거리를 던져주는 점이 재미있다.


파란자전거의 '열두 달 성평등 교실'도 아주 인상깊게 읽었는데, 이번 책도 구성부터 내용까지 초등 고학년에게 딱 알맞은 것 같다. 다음 작이 기대되는 시리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 꿈터 지식지혜 시리즈 70
로랑 카르동 지음, 김지연 옮김 / 꿈터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은 오늘날은 다양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세계화로 인한 다문화 사회이자 각자의 개성이 강점이 되는 사회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늘날 우리 사회를 혐오의 사회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헤이트 스피치(혐오 발언) 등으로 표현되는 혐오 문화는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이다.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른 지역, 다른 성별에 대한 혐오 등 우리는 신문의 국제 면과 사회 면에서 많은 기사로 접할 수 있다. 이러한 혐오는 두 가지 경우로 바라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과거부터 관습적으로 당연시되어 온 것이 새롭게 문제 제기가 되어 표면으로 떠오른 경우, 두 번째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던 존재와 문화들이 세계화, 정보화가 이루어지며 대두된 경우가 있다.


이 중 두번째와 관련된 혐오들은, 분노라기 보다는 공포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배제하기 위해 혐오라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서로를 이해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은 이러한 두번째 혐오들에 맞서는 책이라고 보았다.


검은 닭 마리네트는 다른 닭들처럼 자신의 털 색깔로만 사는게 싫었다. 다른 색으로 살아보고 싶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각자의 색에 따라 항상 수를 세는 닭들은 그런 마리네트를 보고 당황한다. 누군가는 당황했고 누군가는 화를 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해했고 누군가는 이것이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재미있어 보인다고 생각한 닭들은 하나 둘 마리네트를 따라하고, 이것은 닭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며 마침내 성대한 깃털 대회까지 열린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다 보면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갈등이 생기기 마련. 행진을 준비하는 닭들도 각자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의 매력은 그 과정에서 누구나 상상할만한 흐름이 아닌 반전이 있다는 점! 궁금하시다면 직접 읽어보시라.


이 책을 처음 읽었을땐 웃기지만 당황스러웠고, 두번째 읽었을 땐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야?' 싶었고, 또 다시 읽었을 땐 '그래, 이게 우리의 모습이지' 라고 느꼈다. 작가의 전작이 궁금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집 그림책이 참 좋아 83
허아성 지음 / 책읽는곰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저학년 보결수업을 들어갔을 때였다. 담임선생님께서 '내가 살고싶은 집 상상하여 그리기'라는 주제를 준비해두셨길래, 상상화는 쉬우니까 하고 도화지를 나누어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수업은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물론 저년차가 들어간 보결수업에 큰 기대를 한 사람은 없겠지만.) 상상화는 자유롭게 그리는거니 아이들이 쉽게 할 것이라는 기대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우선 주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그 아이들을 위해 시범을 보이니 나를 따라하는 학생들이 한 무더기가 나왔다. 아이들의 활동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점은 그저 덤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이 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주인공 해인이는 엄마 아빠와 살고 싶은 책을 상상한다. 해인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엄마 회사에서도 멀고 뛰어서도 안 된다. 거기서 시작해서 해인이와 가족들은 서로 살고싶은 집을 이야기한다. 해인이의 마음대로 뛰어도 되는 집, 엄마의 회사와 가까운 집... 처음에는 있을 법한 집들이었지만 점점 상상의 나래가 펼쳐진다. 마음대로 공간을 이동하고, 물건을 공유하고... 미래에나 볼법한 집들이 등장한다.


다시 보결수업의 추억으로 돌아가보자. 선택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다. 너무 많은 선택지가 주어지면 판단력이 흔들려 판단을 하기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자유롭고 많은 선택지가 오히려 피로감을 주어 생각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화 그리기 수업이 실패했던 것도 일종의 선택의 역설이 아니었을까 싶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너무 넓은 선택지를 주어 무엇을 그려야할지 도화지 위에서 길을 잃게 한 것이다.


이 책이 있었다면 내용 중 어디를 골라도 학생들에게 적당한 선택지가 주어진 재미있는 주제가 되었을 것 같다. 이 책의 작가도 그렇게 생각한건지 딱 내가 원하는 학습지가 함께 와서 더 좋았다.


코로나로 인해 가정에서 미술 교육을 하시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독서와 미술을 함께 재미있게 경험하고 싶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네갈의 눈 Dear 그림책
아르투르 스크리아빈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혜진 옮김 / 사계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네갈이라는 나라를 2002년 월드컵을 통해 알았다. 전쟁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은 아프리카 서부의 작은 나라. 그 작은 나라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여, 그 전 우승자였던 프랑스를 꺾었던 충격과 감동의 순간으로 그 나라를 기억한다. 뜨거운 열정과 선수들의 눈물겨운 드라마의 나라.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마주했을 때 궁금증이 일었다. 적도 근처의 더운 나라인데 눈이라니? 그러한 궁금증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이 책은 내가 가지고 있던 세네갈이라는 나라의 이미지와는 매우 다르다. 차분한 회색톤의 배경과 세밀한 색연필 묘사, 단조로운 색과 적은 글씨로 이루어져 있다. 그림과 글에 무게가 있다면 이 책은 분명 눈처럼 가벼울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는 옮긴이의 말처럼 이 책은 좋게 말해 시적이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림책 치고 난해하다.


보통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서로 상호보완적이라, 글이 어려우면 그림이, 그림이 어려우면 글이 다른 한 쪽을 설명해주곤 한다. 하지만 이 책은 글과 그림이 합쳐져 하나의 시와 같다. 세네갈에 눈이 내린다고 하는데, 그림에는 눈인지 잎사귀인지 모를 무언가가 흩날린다. 엄마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동시에 울고 있는 존재인데, 우는 이유도 노래의 내용도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우리는 이 책의 색감과 나열된 이미지로부터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언제 우리가 정답을 바라며 시를 읽었던가. 이유를 찾고, 해석하려는 욕심을 멈추고 나서야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8월에 세네갈에서 내리는 눈 같은 엄마. 빛바랜 추억들과 무언가를 회상하는 모습들은 그 자체로 쓸쓸하고 애상적인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문구와 그림으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다만 어린이를 위한 것이라는 인상이 강한 그림책 특성 상 적절한 독자층을 찾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두 달 성평등 교실 - 박스 열고 나와, 진짜 나 찾기 슬기로운 사회생활 1
아웃박스 지음, 정재윤 그림 / 파란자전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이 책을 읽기 전부터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다. 아웃박스는 바른 성인지 감수성을 위해 활동하는 교사 연구회로, 평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곳이다. 다양한 활동이 눈에 띄어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책을 냈다고 하니 가슴이 자연히 뛰었다.

보통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유명한 맛집에 줄을 서서 먹고나면 '이렇게까지 줄을 서서 먹어야하나?' 싶어지지 않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도 하고. 하지만 이번에는 먹을 것 많은 잔치였다.

책은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학년의 흐름에 따라 매 달 하나의 주제를 소개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성별의 차이와 젠더박스, 경계 존중, 성 역할 등 최근의 사회적, 교육적 흐름을 반영한 주제부터 연애, 외모 강박 등 오늘날 학생들이 부딪히는 문제(놀랍게도 저학년도 연애를 한다!)싸지 다양한 주제를 자연스러운 흐름을 가지고 안내한다. 매 주제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글을 쓰거나 실천하는 등 스스로 해볼만한 거리도 던져준다.

이 책은 서문에서 사춘기를 맞은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교사들이 직접 쓴 만큼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기 좋은 주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예시 자료들도 실제 학생들의 대답이나 활동지를 제시해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좋을 것 같다. 한 장의 분량도 그리 많지 않아 수업시간에 다같이 읽어봄직해서, 읽는 내내 고학년 담이을 할 때 활용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

성교육과 젠더교육을 시작하는 담임교사, 학부모들은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까?' '어느 정도로 설명해주어야 할까?' 라는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교사는 사회의 시선과 다양한 학부모의 요구로 인해 더 어려움이 크다. 이 책과 함께라면 그러한 고민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