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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스도쿠에서 페르마의 정리까지
귄터 치글러 지음, 여상훈 옮김 / 들녘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귄터 치글러는 Proofs form THE BOOK의 공저자로 유명한 현역 수학자이다. "하늘책의 증명"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은 내용도 흥미롭고 글도 재미있었다. 그래서 귄터 치글러가 썼다는 Darf ich Zahlen?의 번역서인 "수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를 읽어 보았다.


수학자에게는 그리 새로울 것도 없는 내용이어서 좀 심심했지만, 수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꽤 흥미롭게 읽힐 만한 책인 것 같다. 그런데 번역은 좀 많이 아쉽다. 


도대체 수학에 대한 책을 번역하는 출판사는 왜 감수 받을 생각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analytische Theorie를 "분석론"으로 번역하는 수준이라니...


더 이상한 것은 책 곳곳에 있는 오탈자. "낮선" 같은 오자조차 잡아내지 못하는 편집자이니 비문 놓치는 거야 당연한 수준일 듯.

번역자의 무지, 편집자의 불성실, 출판사의 무개념이 합작해서 괜찮은 책 하나 망쳐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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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최초들 - 인류가 만든 최초들에 관한 지식백과
피에르 제르마 지음, 최현주.김혜경 옮김 / 하늘연못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인류의 자잘한 역사를 다루는 이런 책들은 가벼우면서도 흥미롭게 읽힌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여서 온갖 물건, 온갖 기술들의 유래를 시시콜콜하게 써 놓아서 꽤나 흥미로웠다. 그러나 제목에 쓴 것처럼 이 책의 번역은 이상하기 짝이 없다.

이 책은 프랑스 사람이 프랑스 사람을 대상으로 써서인지, "세계 최초"라기보다는 "프랑스 최초"라든가, 프랑스인의 관점에서 다루어지는 것들이 많았다. 그런데 번역은 이게 마치 보편적인 것처럼 무신경하게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역자들이 열심히 조사를 해서 "한국에서는 ..." 같은 구절을 넣는 거야 무리겠지만, 프랑스 특유의 사건, 관점들에 대해서는 "프랑스에서는 ...." 정도로 써 주는 배려는 했어야 하지 않을까? 이밖에도 인명을 이상하게 읽거나 오자를 내는 경우도 꽤 있었다.

전체적으로 문체가 좀 지루하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그건 원서가 그랬겠거니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교황으로 책봉되었다" 따위의 구절을 태연히 써 놓는 걸 보면 역자들이 무식하다고 할 수밖에 없겠다. 그것도 역자 두 명이 동시에 무식한 보기 드문 경우라고 할까.

그나마 흥미를 가질 만한 내용이니 별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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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0 10: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3월 14일은 아인슈타인의 생일이다. 그리고 또한 3.14라는 표기 때문에 원주율을 기념하는 pi-day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수학적으로 뛰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주팔자적인(?) 해설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나에게는 아인슈타인의 생일이나 pi-day보다 더 중요한 날이 되었다.

바로 이날 나의 첫 아기가 태어났으니까. ^^;

0.01kg만 더 살이 붙었어도 3.14kg이 되었을 텐데, 아무튼 30시간이 넘는 진통 끝에 결국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우리 딸을 생각하면 계속 입가에 웃음이 머금어진다.

그러나 신생아실 최고의 먹보라는 얘기에 아기 분유값을 어찌 댈지 고민이다. -_-;;

그래도 건강하면 됐지 뭐. 돈이야 열심히 벌면 되는 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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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 - 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6년 6월
평점 :
절판


원래 리뷰가 많이 달린 책에는 굳이 새로운 리뷰를 달지 않는 편인데, 오늘 독일 사는 막내 고모랑 통화하다 보니 이 책 생각이 나서 노트북을 열었다.

우리 고모는 독일에 간호사로 가셨다가 독일인과 결혼하여 현재 베를린에 살고 계신다. 어렸을 때는 '꼬마 고모'라고 부르며 많이 따라다녔지만, 독일 가신 후로는 아무래도 한국에 자주 오기가 힘들어 몇 년에 한 번 겨우 뵐 수 있었다.

작년(2003년) 여름에 아내와 함께 유럽 여행을 갔다가 고모댁에 한 달 정도 머물면서, 많은 얘기를 들었다. 간호사 교육을 다 마치고도 파견이 자꾸 미루어질 때의 초조함, 독일 수간호사의 차별,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등등 고모의 인생 역정은 안타깝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였다.

지금은 사춘기인 쌍둥이 딸들 키우느라 고생을 하셔서 주름살도 많이 생기고 흰머리도 많이 늘었지만, 젊었을 때 우리 고모는 한 미모하는 분이었다. 게다가 머리도 아주 좋아서 전교 1등은 맡아 놓고 하셨고. 그러나 가난한 집에 식구는 많아,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대로 못하고 이것저것 한이 많이 맺히셨다고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셨던 이유로는 '반드시 이 시골을 벗어나 바깥 세상으로 나가겠다'는 인생의 목표도 있었다. 이런 분이니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머나먼 독일까지 가신 것일 테고.

한국에 돌아온 다음 고모에게 무얼 선물로 보내드리면 좋을까 하고 아내랑 상의를 하다가, 한비야의 이 책이 떠올랐다. 책읽기를 좋아하시지만 한국 책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터에, 여행을 좋아하는 고모에게 딱 맞겠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한비야와 우리 고모가 좀 닮기까지 했으니까. 결국 4만원 넘는 요금을 들여 중국견문록까지 시리즈 전체를 부쳐 드렸다.

오늘도 책 재미있게 보시고 있는지 여쭈었더니, 벌써 전권을 다 보고 세 번째 읽고 있는 중이라고 하셨다. 가 보지 못한 지역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집안이 좀 넉넉했더라면, 그래서 마음껏 공부를 할 수 있었다면 아마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외교관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우리 고모. 이제는 평범한 독일 아줌마가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고모에게는 책을 통해서나마 세계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하필이면 삼국지가 읽고 싶으시다니 우편 요금을 어떻게 감당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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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바이블
존 콘웨이. 리처드 가이 지음, 이진주.황용석 옮김 / 한승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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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ard Guy와 John Conway는 둘 다 일류 수학자이면서 한편으로 무지하게 재미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두 사람이 온갖 오묘한 수학적 사실을 모아 책을 내었으니 그 내용이야 두말할 필요없이 무척 재미있다. 단,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려면 적어도 대학 1학년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다. 특히 정수론과 집합론을 들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정도로 깊이있게 보지않고 그냥 읽어보는 정도로도 꽤 재미있기는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원서로 처음 보았는데, 편집의 문제인지 번역판은 왠지 썰렁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간간이 보이는 오역이다. 우선 제목부터 마음에 안 든다. '수의 바이블'이라니? 이 책에도 실려 있는 Conway의 surreal number는 Knuth에 의해 성경의 창세기 형식을 빌어 소설로 발표되었으니 Knuth의 책에 '수의 바이블'이란 제목을 붙인다면 모르겠으나, 이 책에 '바이블'이 붙는 것은 어쩐지 어색하다.

다음으로 surreal number를 '초실수'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 확립된 명칭은 아니지만 nonstandard analysis의 hyperreal number를 보통 '초실수'라고 부르니까 말이다. 쉬르레알리즘(surrealisme)이 '초현실주의'니까 이것을 본따 차라리 '초현실수'라고 하는 것이 어땠을까?

그렇지만 이 책에서 무엇보다도 황당했던 오역은 '아인슈타인 수'였다. '가우스의 제자격인 아인슈타인'이라는 구절까지 있는데, 이것은 실제로 가우스의 제자였던 '아이젠슈타인(Eisenstein)'의 오역이다. 역자 두 사람이 모두 수학을 전공하였는데, 어떻게 이 유명한 이름을 아인슈타인으로 잘못 옮겼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책의 번역판이 나온 걸 보고 꽤 기대가 컸는데, 책의 만듦새에는 실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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