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뜬 신문기사 하나 때문에 수학, 전산 계통 사람들이 다들 난리다. 그 유명하디 유명한 P vs NP 문제를 한국인 교수들이 풀었다는 내용이었다.
일반일들에게야 이 문제가 100만 달러라는 상금이 걸려 있다는 데 눈길이 가겠지만, 수학 쪽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역사상 최고의 문제를 푼 것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면 어쩐지 영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귀신이니 UFO니 하는 건 기자가 무식한 탓이겠지만, 이런 엄청난 결과를 올해 창간된 별볼일없는 저널에 투고한 것부터 시작해서, 학계에는 전혀 알리지 않고 언론에 부풀려서 터뜨리게 한 것까지 이상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들의 논문을 본 사람들 가운데는 "논문 저자들이 NP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이해 못하고 있다"라고 혹평하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니 아무래도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더 웃기는 일은, 이번 일을 가지고 전북대가 서울대보다 낫다느니, 또 반대로 전북대같은 삼류 대학이 이런 걸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느니 하는 말들이 난무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편견 가득한 말들을 마구 내뱉는 인간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다.
또, 기사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같은 한국 사람이 뭔가를 했으면 세계에 홍보를 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다짜고짜 틀린 게 분명하다고 비난을 하는가, 한국 사람은 이래서 안 된다"는 황당한 훈계를 늘어 놓는 사람도 있으니 정말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