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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 - 현대인의 뒤틀린 결혼의 실타래를 풀다
팀 켈러 & 캐시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4년 5월
평점 :
이 시대의
결혼은 편견과 환상으로 얼룩져 있다. 편견으로 인한 외면은 결혼이
가진 주요 가치를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고, 과도한 기대는 현실과 유리된 환상 속에 결혼 적령기의 남녀를 살게 하고 있다. 결혼 연령이 계속
늦춰지거나 1인 가구의 급증은 이 시대의 성인 남녀가 갖는 결혼관의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다. 기실 결혼의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며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결코 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더욱 결혼에 대한 통전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그런 시각의
도움을 받는데 팀 켈러의 이 책은 꽤 유용하다.
팀 켈러는 1980년대 후반부터 미국 맨해튼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리디머 장로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사이다. 교인 대다수가 싱글인 교회에서 목회를 하며, 그는 젊은이들이 결혼에 대해 뿌리 깊은 모순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 후 싱글들을 위해 세미나를 열었지만 결혼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정적 경험을 통해 결혼을 보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쓴 목적도 커플들에게는 자기중심성을 버리고 그릇된 관점을 바로잡아
주기 위해서이며, 미혼에게는 결혼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과도한 외면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결혼의 현실과 가능성을 직시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이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지만 미국의 경우 이혼률이
높다보니 결혼에 대한 경계심과 비판적 사고방식이 뿌리 깊어 결혼이 주는 유익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한다. 결혼하면 불행해진다는
편견은, 결혼의 50%가 이혼으로 마무리되는 현실이 판단의 근거가 되어 젊은이들이 동거를 선호하는데 주된 요인이 되고 있으며, 결혼의 역사마저
바꾸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강한 자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살게 내버려두는 상대를 갈망하며, '재미있고,
지적인 자극을 주며, 성적인 매력이 흘러넘치고, 여러가지 관심사들을 공유하며 개인적인 목표와 현재의 생활방식을 지지해 줄' 사람을 배우자로 찾고
있다.
결혼을 개인적 삶의 목표를 이루는 수단으로 바라보다 보니
자신의 정서적, 성적, 영적 욕구를 채워줄 상대만 찾게 되고, 그러다보니 극단적 이상주의에 빠지게 되어 썩 괜찮은 배우자감을 만나도 마음에 쏙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나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현실의 반복은 습관성 흠집내기에 경도되어, 결혼 상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결혼에 대해 두려워하는 감정을 양산하고 있다. 결국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나 결혼하겠다는 것이 이 시대 청춘의
바람이다. 결혼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시각을 이렇게 길게 나열한 이유는 이것이 실현불가능한 꿈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럼 이런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은 현실 직시에서부터 시작된다. 팀 켈러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게 한 후 환상과 두려움을 깨트린다. 딱 맞는 짝이 세상에 없는데 있다고
생각하는 슬픈 환상이 둘이 함께 가는 결혼의 수많은 유익을 못보게 하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혼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성경을 통해
교정하면서 자신을 파괴하는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기를 촉구한다. 또한 결혼은 서로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이며,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 한 몸이 되는
것일 뿐 아니라 콩깍지가 벗겨진 후부터가 진실한 사랑의 시작이라 천명한다. 나아가 부부간의 다름은 갈등의 시발점이 아니라 다름의 복을 누릴 수
있는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팀 켈러는 결혼의 장점만을 언급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의 유익함 또한 설명한다. 독신의 증가가 현실이며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서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독신의 유익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독신으로 있는 자를 덜 성숙된 사람이나 부족한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러므로 독신으로 있는 시간을 온전히 누리라는
것이다. 혼자 있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이기 때문이다. 팀 켈러는 독신으로 있을 때의
지침도 알려주는데 그들의 겪는 어려움이 기혼자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 읽어도 얻을 수 있는
점이 많다. 무엇보다 결혼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고, 실제 많은 사례를 접했기에 현실적이면서도 유용한 조언이 있으며, 간과되기 쉬운 결혼이 가진
미덕과 유익을 설득력 있게 전하고 있다. 결혼 하면 분명 힘든 점이 있다. 배우자와의 갈등도 있고 가정을 위해 포기하거나 유예해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부분들은 마지못해서가 아닌 자발적이고 기꺼이 하게 된다는 점이다.
결혼은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이다.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키우는 터전이 결혼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렇게만 봐도 세상에서 결혼만큼 준비를 필요로 하는 일이
없는데도 혼수와 집장만 만큼도 준비하지 않고 시작하는 경우가 꽤 있다. 결혼의 가장 중요한 첫 걸음은 결혼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다. 그래야 살며 생길 수 있는 많은 어려움을 지혜롭게 이겨나갈 수 있다. 바르고 균형잡힌 결혼관의 정립이 그래서 중요하다. 인생의 수많은
파고를 넘긴 인생 선배의 조언이자 금언으로 이 책을 결혼 적령기의 남녀와 가정을 꾸렸지만 더 잘 이끌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