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0
헤르만 헤세 지음, 황승환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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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에 쓰인 아름다운 색채의 소설. 짧지만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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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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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소금, 그리고 아버지. 반성하고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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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소한 구원 - 70대 노교수와 30대 청춘이 주고받은 서른두 통의 편지
라종일.김현진 지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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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나의 이야기'이기에 허공에 질문을 던져보고, 스승의 따뜻한 말들을 되짚어 읽어본다. '가장 사소한 구원'이라 이름 붙인 그들의 서신이 나에게 닿아 '가장 소중한 구원'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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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의 왕과 여왕들
대니얼 월리스 지음, 박아람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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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움의 왕과 여왕들』 다니엘 월러스 / 책읽는수요일

특유의 분위기는 오직 그의 것

 

 

 

  책을 읽고 나서

 

 작가 '다니엘 월러스'는 국내에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야기를 쓴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바로, 팀 버튼이 영화화한 <빅 피쉬>의 원작자이죠. (우리나라에는 『큰 물고기』라는 제목으로 동아시아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현재는 절판되었습니다) 팀 버튼의 환상적인 영상이 워낙 훌륭하긴 하지만, 그에게 영감을 준 '다니엘 월러스'가 책 속에서 그려내는 영상미 또한 아름답습니다. 이야기에 내포된 의미는 따뜻하고요. 작가의 삶의 방침인 양, 글에서도 '유머'의 중요함을 놓치지 않고 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작가였습니다. 그래서, 신작 『로움의 왕과 여왕들』을 만났을 때, 기대와 걱정의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만날 때 당연하게 드는 감정이죠.

 

요만큼의 차이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어. 다른 삶, 완전히 새로운 삶이 펼쳐질 수 있지. (315쪽) 

 

 『로움의 왕과 여왕들』은 '로움'이라는 도시의 흥망성쇠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건설된 지 고작 백 년밖에 안 된 '로움'이라는 도시에는 마치 고대 국가의 경이로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지요. 한때 흥했지만, 지금은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많이 살고 있으며, 협곡과 산으로 둘러싸여 외진 곳에 있습니다. 그중 작가가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창시자의 자손인 '매컬리스터' 자매입니다. 헬렌과 레이철,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단둘이 사는 두 소녀가 헤쳐나가야 할 인생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결여되어 있는 것이 있습니다. 헬렌은 외모가 부족해 항상 자신감이 결핍되어 있고, 레이철은 두 눈이 보이지 않아 자기가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도 알지 못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레이철을 돌봐야 하는 언니 헬렌은 결국 둘의 인생을 바꿀 거짓말을 시작하게 되지요. 한번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다고, 그녀는 동생에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상한 세상을 보여주죠. '너는 흉측해, 그리고 세상은 끔찍해.' 이런 식으로 말이죠. 언니가 말한 세상을 그대로 믿게 된 '레이철', 두 소녀가 작은 다툼으로 인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떨어지게 된 순간, 예상치 못한 인생의 길이 그들 앞에 나타납니다.

 

 '다니엘 월러스'는 글 속에 아름다운 영상미를 아주 잘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가끔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을 꼭 영화화하겠어!'하는 다짐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글을 만날 때가 있는데, 이 책이 그렇습니다. 각각의 씬들이 독립적이지만 부드럽게 이어져 있고,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때의 장면 전환은 영화를 떠올리게 하죠. 또한, 마법 같은 도시, 비밀스러운 숲, 유령들의 대화, 파란만장한 도시의 역사가 정말 실감 나게 펼쳐집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판타지'장르에서 아주 매혹적입니다. 동화적인 느낌도 강합니다. 두 소녀의 이야기를 다룰 땐, 영화 <겨울왕국>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이야기가 아니라, 영상이 떠오른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유머는 그의 글에서 당연히 등장해야겠죠. 단순한 장면들에도, 작가는 재치있게 표현합니다. 이런 식이죠.

 

 죽음은 (그는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침대에서 떨어져 목이 부러졌다) 그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팡은 이제 '시끄러워'졌다. 낮이고 밤이고 별것도 아닌 일로 낄낄거렸다. (…) 처음에 딕비는 그가 진짜 팡이 아니라 다른 세계의 환영이 아버지 친구의 탈을 빼앗아 쓴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곧 딕비는 옛사람들이 전부 다 그렇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세에서는 살아생전에 연기한 것과 다른 배역을 맡게 되는 것 같았다. (54쪽)

 

얼굴은 세월에 얼룩지고 비바람에 깎여 마치 돌산의 옆면 같았다. 두 뺨에는 심하게 골이 패어 있었다. 딕비는 그의 주름진 피부를 떼어내면 그 안에서 굴을 파는 동물이 나오거나 식물이 자라지 않을까 생각했다. 눈은 움푹 들어가 머리에 커다란 동굴 두 개가 뚫려 있는 듯했다. 턱수염은 숲과 같았다. 딕비가 그 안에 들어가면 길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의 수염은 그렇게 컸다. 사람 자체도 그렇게 컸다. 자신을 잡아먹을 것 같은 사람과 한 공간에 있는 것, 그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133쪽)

 

 환상적인 이야기이기에, 분위기가 좀 묘하다 싶었더니 작가가 '마술적 사실주의'에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현실과 환상이 겹쳐지는 이야기와,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 또한 살짝 있지만, 논의될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배경 아래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둡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날마다 나의 삶을 조금씩 훔쳐가고 있다면?" 하는 물음과 함께 용서와 사랑에 관한 휴머니즘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조각 조각을 살펴보면 작가가 조금 욕심을 부린듯한 느낌도 있지만, 환상적인 영상미와 동화적 분위기, 그리고 유머까지 녹아든 글의 분위기는 오직 '다니엘 월러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Written by. 리니

영미소설/ 환상소설, 동화/ 빅피쉬, 팀 버튼/ 상상력, 마술적 사실주의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비단 덕분에 엘리야는 큰 부자가 되었고 역대 부자들이 그랬듯 그 역시 남자 혼자 살기엔 지나칠 정도로 큰 집을 지었다. 그 집은 우아하고 장엄했으며 부조리했다. 그런 집은 어느 곳에서든 부조리했을 테지만 외딴곳에 만들어놓은 로움 같은 도시에서는 굉장하리만치, 비현실적일 정도로 부조리했다. 한 번 보려면 두 번 봐야할 만큼 거대할 뿐 아니라 무자비하게 아름답기도 했다. 운 좋게 야망을 배출할 통로를 찾은 어느 미치광이의 정신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징표일 뿐,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집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집이 모든 것을, 그리고 모든 사람을 삼키는 꿈을 꾸었다. (111쪽)

헬렌 자신도 자기가 지어낸 이야기들을 전부 다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의 창조물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복잡성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녀가 만들어낸 세상은 여러가지 면에서 너무도 신비로웠고, 바로 그래서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안겨주는 것은 그 어두운 몽상이 전체적으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었다. 본질적으로 잔인해서라기보다는 (잔인하다는 것은 그녀도 알고 있었다) 온전히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라는 점이 그녀를 즐겁게 했다. 그녀는 자신과 레이첼을 위해 세상을 뒤집었고 이제 그 안에서 아름다운 존재는 헬렌 자신뿐이었다. (174쪽)

사실 그런 사람은 많았다. 많은 이들이 고향과 친구들, 그리고 가족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렇게 떠났다. 이 골짜기로 온 사람들 그리고 이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그랬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남은 사람들은 그들이 이곳에 살았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그들은 그저 우리가 잃어버린 그 모든 유실물과 똑같이 또 하나의 유실물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잃어버린 것들 가운데 일부는 갖고 있는 줄도 몰랐던 것들이다. 어쨌든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여기서든 거기서든 행복해지기 위해서, 혹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보다 단순한 이유였다. 이를테면, `여기에 무언가가 있다면 저기에도 무언가가 있을 거야. 여기에는 살아봤으니까 이제 저기에 무엇이 있는지 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떠나는 것이었다. 애초에 사람들이 이 골짜기로 온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누구든 어디로든 바로 그런 이유로 가는 것이다. (3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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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블랙 로맨스 클럽
제인 니커선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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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수염의 다섯 번째 아내』 제인 니커선 / 황금가지

원작만큼 오싹한, 그러나 매우 섬세한

 

 

 

  책을 읽고 나서

 

 '푸른 수염'이라는 동화를 아시나요? 푸른 수염이라 불리는 남자가 새 아내를 맞이한 후에, 열쇠 뭉치를 주면서 "마지막 방은 절대 열어보면 안 된다"며 시험합니다. 그러나 철저한 금기엔 호기심이 따르는 법, 아내는 작은 방을 열고 남편의 비밀을 엿보며 위험에 빠지게 되죠. 오싹하지만 매혹적인 이 동화는 책과 영화, 오페라 등으로 오랜 세월 동안 각색되었고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도 마찬가지로, '푸른 수염'이라는 샤를 페로의 동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 작품이지요. 이 작품은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형식을 지양하고, 신선하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블랙 로맨스 클럽'에 걸맞은 독특한 작품입니다. '블랙 로맨스 클럽'의 '블랙'이 단순히 어둡고 오싹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이름 자체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하지요. 물론, 원작의 신비스럽고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그대로 입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설은 원작 동화에 충실하면서도 개성 있는 전환이 엿보입니다.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원작과 다르게 추가된 설정입니다. 작가는 19세기 미국의 남부를 배경으로, 당시 팽배했던 '노예 제도'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놓았습니다. 그리고 푸른 수염의 모습이 덧입혀진 주인공 '버나드'가 순수하고 어린 소녀 '소피아'의 후견인이 된 것으로 설정했죠. 그리고 부유한 후견인의 저택에는 많은 흑인이 노예가 되어 일하고 있습니다. 저택에 들어가 살게 된 '소피아'는 '버나드'가 흑인들을 대하는 방식을 목격하고, 흑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잔혹성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잔혹성은 남편과 아내로 변화하게 된 그 둘의 관계 속에서 '두려움'으로 변하게 됩니다. 사회적 약자로 대변되는 '여성'과 당시 '흑인'들의 모습들은 '푸른 수염'의 동화 속에서 볼 수 있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 전개와는 별개로 또 다른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동화 '푸른 수염'의 주인공과는 달리, 말끔하고 잘생긴 남자로 표현된 이 책의 설정과 저택에 들어간 '소피아'가 그에게 사랑에 빠지는 초반 전개는 다소 전형적일 수도 있는 로맨스 소설의 전개로 보일 수 있겠지만, 작가는 섬세한 묘사로 이 책의 많은 분량을 채우고 있는데요. 저택의 아름다운 배경 묘사는 물론이고, 주인공인 '소피아'의 심리 변화를 꼼꼼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것'과 '사치'의 유혹 사이에서 흔들리는 철없는 10대 소녀에서 '호기심'과 '두려움'이 주체가 되어 생각을 바로잡게 되는 변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또한, '노예제도'를 언급하는데 있어서도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이야기가 전달될 수 있었습니다.

 

 단, 여러 가지 새로운 설정이 끼어들었으면서도 원작 동화의 전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살짝 아쉽습니다. 이왕 판을 벌인 만큼 더욱 격렬하고 오싹하게, 또는 아예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틀어봐도 재미있었을 텐데, 예상하는 대로 '설마'하며 흘러가니 마지막은 약간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결국엔 로맨스의 법칙을 따랐던 걸까요, 절정 부분에 긴장감이 극에 달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말이지요.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원작 동화를 모티브로 삼아 더욱 풍부하게 이야기를 살려낸 소설을 읽는 내내 몰입하면서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묘하게 섞여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소설입니다.

 

 

 

 

Written by. 리니

영미소설/ 로맨스, 스릴러/ 동화 '푸른 수염'/ 황금가지 블랙로맨스 클럽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우리 고향집 가족들은 언제나 브리짓에게 친절함과 예의를 갖춰 대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호의적이었다. 브리짓은 우리를 돌보았고 우리도 그녀를 돌보았다. 윈드리벤 애비에서의 세상은 내 예전 생활에 비해 훨씬 상류층의 삶다웠다. 이곳이 나에게 요구하는 우월의식을 내가 배우고 행하는 날이 올까?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그냥 못하겠다. 나는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의 존재 자체와 그들의 이야기에 너무나 관심이 많다. 그렇기에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68쪽)

이렇게 이상한 기분이 들다니, 참…… 기이한 일이다. 그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이렇게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이 바보 같다. 따지고 보면, 윈드리벤 애비가 존재해 온 다양한 시기별로 여러 세대의 여성들이 이곳에서 살고 죽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그것은 내가 당연히 인지하고 있는 바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후견인의 부인들이 모두 너무나 최근에 이곳에 살았다는 점과 …… 그들의 머리가 모두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내가 동요하는 이유가 그 머리카락 때문만은 아니었다. 호화로운 생활을 좋아하던 나의 과거 성향으로 미루어 보면, 아름다운 물건들로 둘러싸인 이런 환경 속에서 나는 황홀해하는 것이 마땅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과하게 느껴졌다. 마치 어떤 동화 속에서처럼 이 세계 전체가 화려함으로 뒤덮여 있지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78쪽)

"그대는 이 사람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 그들에게 풀어질 틈을 조금도 주면 안 돼. 그들의 수가 너무 많아. 1791년 아이티 노예 폭동에서 벌어진 대학살에 대해 들어봤소? 내 종조부의 가족 전체가, 그의 자녀 여섯 명까지 모두 포함해서 그곳에서 살해되었소. 노예들의 반란 관례에 따라 흑인들은 백인 아기 시체를 곡괭이에 꽂은 후 그것을 들고 다녔소."

그런 것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은, 흑인이든 백인이든 간에, 절대 그럴 리 없다.

버나드 씨는 마치 방금 한 일을 씻어 버리고 있는 것처럼 양손을 비볐다.

"나는 내 사람들을 진압할 수밖에 없소. 그대는 내가 채찍질을 즐겼다고 생각하오?"

나는 확신이 없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만약 그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면 왜 그 일을 직접했을까? (184쪽)

"그대가 나에게 내 일거리만을 남겨 두고 내 곁을 떠나기 전에 그대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소." 나는 기다렸다.

"나는 곧 조금 먼 곳에서 진행하는 사업차 여행을 떠나야 하오. 내가 없는 동안 내 열쇠 꾸러미를 맡아줄 수 있겠소? 이 일에는 막대한 책임이 따른다오. 그대를 믿고 우리 착한 더키조차도 갖고 다니지 못할 열쇠까지도 모두 그대에게 맡기려는 거요. 그것들을 항상 지키되 절대 사용하면 안 되오."

내 입이 말랐다.

"기쁜 마음으로 하겠습니다, 버나드 씨."

그의 열쇠 꾸러미라니! (1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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