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지음, 황문성 사진 / 비채 / 2013년 1월
평점 :
오늘, 또 하나의 용기를 얻습니다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 정호승>
오늘, 또 하나의 용기를 얻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는 사랑의 따뜻함을 그려놓은 것도 많지만 힘을 주고, 많은 일을 극복해나갈 힘을 주는 것들도 있습니다. 대학이라는 새로운 곳을 접하고 슬럼프가 왔을 때 <절벽에 대한 몇가지 충고>라는 시를 만났었는데 그 짧은 시 안에서 문장 하나하나 되새기면서 오랫동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오늘 만나게 된 그의 글은 그가 받은 격려와 의지의 말들을 다시 독자들에게 나눠주는 듯한 한 산문집입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 존경하는 사람들, 매체에서.. 그리고 그밖에 여러 곳에서 그가 얻은 소중한 교훈들이 시인의 따뜻한 말들을 더해서 우리에게 건너옵니다. 구구절절 어렵게만 느껴지는 말들이 아니라 그저 한번 눈으로 스치고 지나가도 마음에 남는 그런 쉬운 문장으로 우리들 마음에 단비가 내려진 느낌입니다.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 눈높이를 맞추어 풍족해질 수 있는 이야기, 가끔은 보고 지나칠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런 교훈들과 함께 정호승 시인이 끄적였던 시들이 딸려옵니다. 대체로 에피소드에 마지막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는 그 시들이 참 좋습니다. 감사한 위로에 선물하나 떡하니 더 받은 느낌인 것 같아서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꼭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말들'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릅니다. (독자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정호승시인의 말투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매일 아침에 차를 타고 가면서 듣는, 마음이 충만해지는 따뜻한 글들을 읽는 느낌이랄까요. 이렇듯 매일매일 한개씩 읽으면 참 좋을 텐데, 저는 아쉽게도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밀린 책이 많다는 터무니 없는 이유로... 혹시나 이 책을 서점에서 만나게 된다면 매일 한 에피소드씩 시간이 날 때 짬짬이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한가지 바람,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가 정말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져서 매일 하나씩 들을 수 있다면 하루하루 참 행복한 아침이 될 것 같아요.
손은 인생의 온갖 무늬를 만듭니다. 기쁨과 슬픔의 무늬가 고스란히 손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손은 그 사람의 인생입니다. 손은 그 사람의 삶을 대변합니다. 손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의 역경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손 또한 갖가지 모양과 표정을 지닌 얼굴입니다. 평생 농사를 지은 농부의 손은 고단하고 거친 얼굴을 지니지만, 아기의 볼을 쓰다듬으며 젖을 물리는 젊은 엄마의 손은 곱고 부드러운 얼굴을 지닙니다. (115p)
인생은 형식대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내가 생각한 대로 이루어집니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사는 게 곧 인생의 형식입니다. 그 생각 속에 실수와 후회가 있고 고통과 상처가 있어도 그렇게 이루어질 뿐입니다. 그리고 인생에는 내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인생 자체의 힘에 움직여지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133p)
인간은 목적을 달성한 이에게 관심을 갖지만, 신은 열심히 노력하는 이의 과정을 소중히 여깁니다. 목적은 결과일 뿐, 목적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목적이 중요할수록 과정에 집중해야 합니다. 목적에 몰두하되 집착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목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그 목적에 다다르게 됩니다. (171p)
저는 몽골에서 처음 말을 탈 때 천천히 달리던 말이 느닷없이 퍽 주저앉아버렸습니다. 자칫 땅바닥에 나뒹굴 뻔했습니다. 다시 말을 타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렇지만 말을 끌고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에 올라탔습니다. 그러자 말이 더 이상 저를 떨어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때 실패는 넘어지는 그 자체가 아니라, 넘어진 상태로 머무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24p)
혼자 있는 것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이라면, 홀로 있다는 것은 나 자신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것입니다. 혼자 있다는 것이 외로움과 관계가 있다면 홀로 있다는 것은 고독과 관계가 있습니다. 외로움이 상대적이고 사회적인 것이라면 고독은 절대적이고 존재적인 것입니다. 혼자 있을 때는 외롭지만 홀로 있을 때는 외롭지 않습니다. 혼자 있다는 것이 이기적이라면 홀로 있다는 것은 이타적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으면 함께 있을 수 없지만, 홀로 있으면서 함께 있을 수 있습니다. (274p)
"산다는 것은 순간순간이다. 행복과 불행도 순간이고, 선한 생각과 악한 생각도 순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순간순간 자신답게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정호승 시인도 공감했다는 법정스님의 말. 순간에 충실하자, 순간에 실망하지 말자, 순간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