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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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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고 쓰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 김진송>

 

 

 

 

 

 책 표지에는 '김진송 깎고 쓰다'라고 쓰여있다. 예술가와 작가의 이름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저자의 책에는 그가 오랜 시간동안 깎고 붙이고 조합한 여러가지의 조형물들과 함께 짤막한 이야기들 혹은 경우에 따라 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 이야기들은 동화같기도 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저자의 말 같기도 하고, 저자가 부르는 '시'같기도 하다. (가장 좋은 점은 읽기에 부담이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다양한 이야기들의 종류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저자가 깎은 조형물들과 저자가 쓴 이야기들은 항상 맥락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그런 걸 보면 이 책의 제목인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가 그가 만드는 작품들이 아닐까 생각이 들게 된다. 그리고 그 기계를 만드는 사람은 저자 김진송이다. 머리가 무거운 새, 개와 의자, 오이씨 아이... 그 소재들은 세상에 있는 것 뿐만 아니라 없는 것 까지 포함하여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재미있다.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 이야기를 통한 소통은 어느정도 이어갈 수 있지만, 그 어떤 이야기든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의 이야기가 조금 더 흡인력을 갖게 하는 것은 책 속에 가득한 그의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들의 힘도 크다. 이미지와 텍스트, 그 둘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이야기가 흐르지 않는 세상은 살아 있는 세계가 아니다.' 이야기가 항상 끓어 오르는 작가의 삶은 살아있고 생동감 넘치며 활기차다.

언제나 이야기가 가득찬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여기 책이 하나 있어. 아마 펼쳐진 책이라면 더 좋을거야.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 책의 바다, 거기에 뛰어든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담그는 것이지. (27p)

- 이미지의 틈을 비집고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새어나오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장치, 그런 게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숲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래된 폐가처럼 미지의 이미지들로 가득 차 그 안에 있는 어떤 것이든 들추어내기만 하면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집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65p)

 

- 지구의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지구에서 살아남기는 갑자기 아득해진다. 지구의 온도가 몇 도만 올라도 지상은 이변으로 아수라장이 된다. 그렇다. 누군가의 손길이 조금만 더해져도 불안해지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이 나니 터에 그 누군가의 손이 인간의 손일 수는 없지 않은가? (79p)

 

- 세상의 끝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흩어지는 깃털 속에 있다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알았대도 어찌할 수는 없었겠지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알게 되는 것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때는 따로 있는 법이니까요. (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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