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UNA의 Actor & Actress - 매기와 제이크 질렌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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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kino.com/NewsnFeatures/article.asp?id=11012
오늘 다룰 배우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조용히 부상하고 있는 두 재능있고 영리한 젊은 배우인 매기와 제이크 질렌홀입니다. 이름만 가지고도 아시겠지만 둘은 남매 사이입니다. 매기가 세 살인가 위지요. 아버지인 스티븐 질렌홀은 연출자이고 어머니 나오미 포너는 시나리오 작가입니다. 남매는 엄마가 각색하고 아빠가 감독한 <위험한 여인 A Dangerous Woman>에서 처음으로 같이 공연했습니다. 어땠냐고요? 보긴 봤지만 하나도 기억 안 난답니다. 나중에 매기는 제이크 질렌홀이 주연한 <도니 다코 Donnie Darko>에서 역시 누나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매기가 누나지만 제이크 쪽이 할 이야기가 조금 많습니다. 매기처럼 화끈한 한 방을 날리지는 못했지만 제이크 질렌홀은 지난 몇 년 동안 필모그래피를 일관성있게 분석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경력을 쌓아왔거든요.
제이크 질렌홀의 영화 중 가장 먼저 다루어야 할 작품은 <옥토버 스카이 October Sky>입니다. 스푸트니크에 영감을 받은 1950년대 미국의 탄광촌 고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로켓을 쏘아올린다는, 실화에 바탕을 둔 굉장히 전통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구식 멜로드라마였지요. 여기서 제이크는 주인공 호머 히컴 역을 연기했습니다. 그의 연기도 영화만큼이나 전통적이었어요. 간결했고 솔직했으며 진솔했지요. 그의 큰 눈은 단순하고 이상주의에 불타는 캐릭터의 정직한 감정을 그대로 폭로하는 깨끗한 창이었습니다. 아마 그가 1940년대에 활동했다면 좋은 프랭크 카프라 배우가 되었을 겁니다. 그의 연기에는 제임스 스튜어트의 전성기 영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모범적인 느낌이 묻어 있어요.
제임스 스튜어트에 대한 비유에는 이중의 의미가 있습니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수많은 1940년대 영화들에서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남자 주인공역을 맡았지만 그의 연기가 정말로 모범적이기만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러기엔 은근히 복잡한 배우였지요. 히치콕이 <현기증 The Vertigo>과 같은 영화에 스튜어트를 기용한 것도 그가 이 배우의 진짜 성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고요.
제이크 질렌홀도 제임스 스튜어트와 그런 복잡한 측면을 나누어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예쁘장하고 안전해보이지만 보기만큼 안전하지는 않죠. 사실 <옥토버 스카이>에서 제이크가 보여주었던 연기도 아주 결백하지는 않았습니다. 호머 히컴의 열정적인 이상주의가 그렇게 잘 살 수 있었던 것도 제이크의 연기가 안전하기만 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상주의자들은 원래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고 그런 열정들은 늘 종종 위험한 법이니 말이에요. 제이크의 연기 중간중간에 톡톡 튀어나오는 그런 기형성은 캐릭터에 완벽하게 맞았습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속아넘어갔지만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이 젊은 배우의 은근한 삐딱함을 눈치챘을 겁니다. 그의 큰 눈이 보여주는 순진한 열정 속에 비틀린 광기를 찾아낸 사람들도 있었을 거고요.
그의 다음 영화 <버블 보이 Bubble Boy>와 <도니 다코>에서 제이크 질렌홀은 그가 가진 두 이미지를 모두 탐구했습니다. <버블 보이>에서 그는 면역체계에 문제가 있어서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삶을 사는, 극단적으로 단순하고 순진한 어릿광대였습니다. <도니 다코>에서 세계의 종말을 예언하는 경계성 정신분열증 환자였고요. 이 두 영화에서 제이크 질렌홀이 탐구한 것은 양쪽으로 뻗은 기형성이었습니다. 연기 테크닉은 기본적으로 동일했지만 <옥토버 스카이>에서 그가 얌전하게 쌓아올렸던 정상성은 이 두 영화들에서 거의 부서져 버렸습니다. 전 이 때 이 배우가 일종의 자기 해부 과정을 거쳤다고 생각해요. 차기작인 <문라이트 마일 Moonlight Mile>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옥토버 스카이> 때보다 훨씬 깊어졌는데, 그건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기도 했지만 관객들과 비평가들이 그 과정 중 이 배우의 개성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예요.
이름과 가족 관계만 가지고 두 배우의 유사점을 비교하는 것은 게으른 일이지만 우린 매기 질렌홀과 제이크 질렌홀의 연기에서 분명한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적어도 매기가 인디 영화계의 여왕으로 등극했던 <세크리터리 Secretary>에서는 그랬었지요. 매기의 경우는 조금 더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은 일단 가족유사성을 밀어보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엔 <세크리터리>에서 매기가 보여준 연기는 제이크가 <도니 다코>에서 보여준 연기와 극을 달리고 있습니다. 제이크는 평온하고 안전한 외모와 연기 속에 기형적인 유머와 광기를 숨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크리터리>에서 매기가 연기한 캐릭터는 온갖 기형성이 외면으로 터져나오지만 속은 제대로 대가 서 있는 여성이지요.
하지만 두 사람의 방법론은 기본적으로 같았습니다. 정상성과 기형성의 충돌을 묘사하는 그 독특한 방법은 말이에요. 오히려 그들의 연기가 거울상이었기 때문에 더 분명하게 유사성이 드러났을 수도 있겠어요. 전 <새크리터리>에서 매기가 지었던 승리의 미소를 <도니 다코>에서 제이크가 종종 지었던 삐딱한 미소와 비교해봅니다. 속에 있는 괴물이 기어나오는 듯한 둘의 미소는 정말 닮았단 말이에요.
하지만 여기서 둘의 길은 갈라지기 시작합니다. 앞으로 그들의 경력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보면 예쁘장한 제이크는 기본적으로 인디 배우입니다. 그는 작고 별난 인물들의 이죽거리는 탐구에 가장 맞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정통적인 미모의 소유자라고 할 수 없는 매기는 연기 스타일만 따진다면 오히려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주류 배우에 가까운 것 같군요. 마이크 뉴웰의 차기작 <모나리자 스마일 Mona Lisa Smile>은 매기의 주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참, 그런데 제이크의 약혼녀인 키어스틴 던스트가 매기와 좀 닮았다는 느낌이 안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