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이 베스트셀러가 된 게 정말 시크릿.
언어 영역은 생후 1년 반 정도가 지나면 활발해진다. 언어를 이해하는 감각성 언어 중추 영역이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관장하는 브로카broca 영역보다 빨리 성숙되므로 유아는 언어를 이해하기는 하지만 말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두 살된 아이가 분주한 이유는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음에서 오는 울분을 자주 터뜨려야 하기 때문이다.-34쪽
"역사 속의 번역가들"(1995)라는 논문 모음집의 '번역가, 국어의 건설자들'이라는 부분의 저자들은 달랑베르(1717-1783)의 말을 빌려 '잘된 번역은 언어를 풍요롭게 하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빠른 길'이라고 단언하며, '한 문화의 일부 명저들을 다른 문화로 옮기면서 번역자들은 그 언어 자체의 형성에도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에도 '잘된' 번역들은 없지 않을 것이나, 우리는 월리엄 틴데일도, 루터도, 자크 아미요도 갖지 못했다. 우리가 잘된 번역보다 오역에 대해 보다 자주 말하는 것은 어쩌면 잘된 번역들이 잘못된 번역들에 가려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33-34쪽
오역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논리의 결여 혹은 부족일 터인데, 이는 종종 한국어 자체에 기인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한국어가 그다지 논리적이 아니라는 말들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료하지 않은 것은 프랑스어가 아니'라고 한 리바롤도 볼테르에게 조소를 당했다. 어떤 언어도 그 자체로는 명료하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우리는 한 언어를 명료하게 혹은 모호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혹은 비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어가 그다지 논리적이지 못한 언어로 생각되어 왔다면, 그런 식으로 사용해 온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논리상의 결어나 결함은 언어 내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기보다는 논리적 혹은 수사적 글쓰기 훈련이나 생각이 부족했던 탓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32-33쪽
각자 취하는 입장이 어떠하건, 영어에 대해 R.W. 에머슨이 '영어는 세상의 모든 지류들이 흘러드는 바다'라고 한 말은 우리의 주의를 끈다. H. 메쇼닉이 불어를 많은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크레올creole'이라고 한 것도 맥을 같이 하는 말이다. -28-2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