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논리의 결여 혹은 부족일 터인데, 이는 종종 한국어 자체에 기인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한국어가 그다지 논리적이 아니라는 말들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료하지 않은 것은 프랑스어가 아니'라고 한 리바롤도 볼테르에게 조소를 당했다. 어떤 언어도 그 자체로는 명료하지도 모호하지도 않다. 우리는 한 언어를 명료하게 혹은 모호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혹은 비논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한국어가 그다지 논리적이지 못한 언어로 생각되어 왔다면, 그런 식으로 사용해 온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논리상의 결어나 결함은 언어 내적인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기보다는 논리적 혹은 수사적 글쓰기 훈련이나 생각이 부족했던 탓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32-3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