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가 곧 개봉된다고 하는데, 가벼운 마음으로는 보기 힘든 영화일 것임에는 틀림없다(<박하사탕>이나 <똥파리>가 그랬듯이). 평온한 일상을 뒤흔들어놓을 것이라는 점에서 <도가니>는 다른 두 영화와 비슷하지만, 다른 종류의 생각을 하나 더 하게 된다. 그것은 우리 사회는 저런 류의 범죄에 왜 그토록 관대한가, 하는 것이다. 막가파와 인신매매가 극성이던 90년대 초 막가파 체포 장면이 TV뉴스에 나왔을 때 우리 윗집 아줌마는 이렇게 말했다. "저런 놈들은 그냥 죽여도 안되고 TV에서 공개로 거시기를 잘라버려야 돼!" 나는 그건 너무 약해, 라고 생각했다. <도가니>의 범죄자들에 대해서 사형폐지론자들은 또 어떤 변호를 할까?
작년인가 인터넷에서 우연히 20세기초 중국의 '능지처참'형 사진을 보고 상당히 오랜 기간 악몽에 시달렸다. 아- 차라리 참수형이 자비롭다고 생각될만큼 무지막지한 형벌의 잔혹함 때문이었는데... 과연 어떠한 죄를 저질러야 저런 형벌을 내렸을까. 최근에 읽은 <현장 서유기>에 7세기 당나라에서 누군가 능지처참형에 처해진 부분을 읽었는데, 뭣때문이었지 잊어버렸다.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던 것이 기억나는데 상당한 중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때로 능지처참보다 더 참기힘든 범죄를 접하게 된다... 범죄자는 또 다른 범죄의 희생자일 경우가 많다는 범죄심리적 분석도 있지만, 한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죄의 수위와 처벌의 강도에도 납득할만한 여지가 있어야하지 않을까... 일례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면 같은 것은 정치적 의도는 이해하지만 참 납득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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