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세트 - 전10권
죠반니노 과레스끼 지음, 이승수 외 옮김 / 서교출판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제 이 책을 다시 살 일이 없겠지.   4번째 소장.  -_-;;;

첫 소장은 초딩학교 때 선생님이 선물해주신 시리즈 중 하나인 신부님과 읍장.  제목이 전혀 땡기지 않아서 내내 버려두고 읽다가 그 다음부터는 완전히 버닝을 해서 당시 나왔던 5권을 모두 구했지만 몇번의 이사와 엉망인 제본 덕분에 너덜거리면서 모조리 행방불명.

그 다음엔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1969년에 초판이 발행된 돈까밀로의 곤경.  역자 후기를 보면 이것도 시리즈인 모양인데 내가 구한 건 한권 뿐이다.

또 다음 것은 다섯권짜리 시리즈.  마지막 한권을 제외하고는 내가 처음 선물받았던 신부님~ 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에피소드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돈까밀로 러시아에 가다는 대학 때 공강시간에 도서실에서 읽고 책을 구하지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렇게 여기저기 띄엄띄엄 다른 에피소드나 분명 흩어져서 연결성이 사라졌다고 믿어지는 내용들을 볼때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시리즈를 다 읽고 싶다는 욕구가 무럭무럭 솟았었다.  거의 포기하고 있던 시점에 기적처럼 나온 완간이란 얘기. 

초스피드로 구입을 했는데... 만족하면서도 아쉽다면 내가 가진 다른 책에 있는 에피소드 몇개가 빠져있는 건 무슨 일인지?   그건 좀 수수께끼다.

또 하나의 의문이라면 번역자들이 이태리어 전공이라니까 나보다 더 정확하게 알겠지만 이름 고유명사에 있어서 좀 의문이 가는 발음 표기도... c의 표기가 모음에 따라 까체치꼬꾸로 변화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돈 치치가 아니라 돈 끼끼로 표시된 건 누가 확인을 좀 해주면 좋겠음.

쓰다보니 투덜거림이 의도와 달리 많이 섞였는데 어쨌든 강력추천.  재밌다는 말을 거의 쓰지 않는 내가 이 소설에 대해선 주저없이 한다.  너무너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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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살라딘
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내 동생의 컬렉션이다.  꽤 오래 전에 사놓고 재밌다고 내게 추천했지만 전기류는 땡기지 않아서 무시하다가 충동적으로 시작했는데 정말 추천할만 하다는 생각을 했다.

살라딘.

아주아주 어린 초딩 때 계림인가 계몽사에서 나오던 문고판 중에 '십자군의 기사'라는 책이 있었다.  거기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왔던 인물이고 또 거기서 정말 멋지게 묘사가 되어서 호감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제 어른의 시각으로 또 다른 살라딘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미국 무역센터 폭파 사건 때 BBC 대담 프로에 나온 패널이 아랍엔 문화나 역사가 없다는 무식한 소리를 한 것에 분노해서 타리크 알리가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그의 의도나 목적에 충실한 책이다.

가끔씩 지나치게 의도가 드러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아랍의 마지막 전성기 시대의 문화와 생활, 그리고 멋진 인물을 묘사하는데 성공했다.  어지간한 생활사 서적보다 토지나 혼불을 읽는 게 식민지 조선의 사회상을 파악하는데 더 낫듯이 딱딱한 역사서나 문화 안내서 등을 쌓아놓고 읽는 정도의 이해가 가능해진다.

작가가 소설가라 그런지 딱딱한 전기가 아니라 소설 형식으로 픽션을 가미해서 오밀조밀 재미있게 구성을 해놨다.  빤히 아는 한 남자의 인생이건만 다음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저건 또 어디서 연결될까 하는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곳곳에 있다.  그리고 베일에 감춰지고 기록조차 남지 않는 여성에 대한 부분도 상상을 가미해서 살려놨다는 것도 독특하다.

화자는 살라딘의 서기인 유대인 이븐 야쿠브. 주인공은 살라딘. 비중있는 여자는 그의 두번째 왕비인 술타나 자밀라.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가신들과 친척들.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고 분열하는 아랍인들. 

원수가 된 현재와 달리 이 안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은 프랑크족으로 대표되는 유럽인들과 맞서는 우호적인 협력자들이다.  작가 자신도 말미에 썼듯이 당시 그렇게 우호적이었던 유대인과 아랍인의 사이가 이렇게 철천지 원수가 되어버린 것은 역사의 또 무슨 아이러니인지.  

아랍권에 대한 강한 고정관념에 박힌 서구인들은 이걸 작가의 순수한 픽션이고 이건 진정한 아랍이 아니라고 할 것이고, 또 아랍 정통주의자들은 타리크 알리를 여러가지 이유로 비난할 것 같다.  그러나 나같은 나이롱이나 방관자들에겐 먹히는 줄타기에 성공했다.

루스벨트가 그렇게 급작스럽게 죽지 않고, 그와 사우디 국왕 사이에 오갔던 논의 -독일땅 한덩어리를 떼어내어 유대인들에게 줘서 나라를 만들게 하자는-가 그대로 현실화가 되었더라면 지금 세계사는 또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쓸데없는 '만약'이란 가정이 내내 머리를 돌았다.

입장 바꿔 생각해봐도 아랍인들 입장에선 X은 딴 놈이 싸고 치우는 건 자기들더러 치우라고 던졌으니 황당하고 열받을 만도 할듯. 

이스라엘 민족의 귀환을 유대인과 그들의 후원자들은 성약의 실현이라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지금 그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 자연이란 순리에 어긋난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이론이 더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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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하고 통쾌한 교사 비판서
로테 퀸 지음, 조경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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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극과 극은 통한다.'

열린 교육, 자연주의 교육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독일과 반대로 엘리트 교육, 주입식 교육의 대표주자인 한국의 학부모들이 보는 나쁜 교사와 학교.  그리고 그들에게 느끼는 감정이 어쩌면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혼자 실실 웃기까지 하면서 봤다.

지금 독일 교육에 관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긍정적인 사례를 만났고 이 책을 읽기 직전 독일 교육에 대한 내 호감도는 하늘 끝까지 치솟아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난 지금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나 비슷한 비율의 악화와 양화가 있다.' 는 결론이 더해졌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와 인성 교육.  교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못하는 교사들이 많은 건 사실일 것이다.  반대로 잘 하고 있는 교사들도 분명히 있겠고 이 책에 묘사된 교사의 모습과 한국 학부모들의 동조에 분노하는 선생님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잘 하는 10명보다 못하는 1명의 폐해가 엄청나게 더 크다는 것이다.

여기 묘사된 극단적인 사례와 분노에 가득한 저자의 음성에서 우린 그걸 읽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생각과 개선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할 것 같다.

운이 좋았는지 난 이 책에 묘사되는 그런 무능한 교사 때문에 학을 뗀 경험은 없다.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대부분의 경우는 운이 좋았다기 보다는 적재적소에 적절하게 약을 쳐서 내가 교사의 그런 횡포와 무능함 내지 무관심을 받지 않도록 안배한 내 모친의 능력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약발과 상관없이 보통 학생들이 평생 한번 만나기 힘든 좋은 선생님들을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도 꽤 많이 만났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에 대한 기억과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내게 분명히 남아 있다.

모친의 거의 예술 수준으로 승화된 약치는 기술에도 불구하고 무능하거나 나쁜 교사 때문에 고생했던 동생이나, 지금도 길에서 만나면 죽여버리고 싶은 선생님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보건데... 결론적으로 나는 운이 좋았다고 인정을 해야할 것 같다.

그걸 보면 학생에게 교사의 역할과 감화는 때론 한명의 인생을 결정할 수 있는 수준도 될 것이다.  따라서 나쁜 교사에 대한 어머니 혹은 아버지들의 걱정과 분노는 학부모가 아닌 내게도 와닿는다.

안정성과 다른 직업에 비해 여유로운 휴가 일정은 분명 교사란 직종의 더할 나위없는 매력이다. 같은 이유로 나도 교직을 이수했으니까.  차이라면 난 교생 실습 1달동안 내가 얼마나 나쁜 선생이 될지 확연하게 깨닫고 일찌감치 포기했다는 정도.   아마 한 3년 동안은 의욕을 갖고 열심히 했겠지만 같은 소리를 반복하는데 지쳐서 아마 5년차 이후부터는 최악의 교사상 아니면 가장 무관심한 교사상을 수상해도 됐을 거다.  ^^;;; 

선생님의 권위는 분명 지켜져야 한다.  그건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그러나 능력과 자질이 부족한 선생님을 학교에서 솎아내는 장치는 분명 필요하다.  이 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더불어 극단을 택하지 않고 무자비한 엘리트 교육과 무능력을 양산하는 자유방임 교육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 위치할 또 다른 길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교육이란 정말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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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외 나랏말쌈 25
김시습 지음, 이재호 옮김 / 솔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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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때 입시를 위해 제목과 부분부분을 토막으로 만났던 수많은 고대 소설과 가사와 시들. 그중에도 많이 언급되던 작품중 하나가 김시습의 금오신화. 참고서에 예제로 나오는 부분과 요약된 내용을 바쁘게 읽고 머리에 쑤셔넣으면서 언젠가 한번 이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기기까지는 참 시간이 오래 걸렸다. 어쨌든 머리속에 담아뒀던 일을 실천했는데... 번역(한문소설이니까 번역이 맞는 단어인듯)이 깔끔해서 그런지 재미있다.

우연과 신비가 가득한 고대 소설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짤막짤막한 얘기들... 하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짜임새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유치하게 느껴지지 않고 또 각각의 얘기 테마들도 흥미롭다.

다섯개의 얘기들을 알뜰하게 읽어나가면서 금오신화가 한편이 아니라 다선편의 얘기였다는 그 오래된 사실도 다시 떠올릴 수 있었고. (입시 때는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었을테지만 합격한 뒤에 그런 것이 머리에 남아 있기에는 우리 입시는... 어쨌든 크게 망신 당할뻔한 걸 모면... --)

뒤에 딸린 사육신 전기와 원서생의 꿈 이야기는 금오신화의 적은 분량을 커버하기 위한 부록이겠지만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금오신화를 읽으면서 내용보다 더 눈에 띄었던 것은 소설 안에 포함된 수많은 시들. 김시습의 창작시인지 아니면 고래로 내려오던 시들을 적절하게 끼워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소설 안에 많인 시가 등장하는 것은 우리 소설의 또 하나의 특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긴 양반의 기본 교양이 시,서,화이니 양반의 연애 놀음에 당연히 시가 빠져선 안될듯...  

시대를 잘못 타고난... 혹은 처세술이 턱없이 부족했던 한 천재가 남긴 유산을 만나는 기분은 씁쓸하면서도 감사하다.

500년 전에 쓰여진 소설 한권을 읽으면서 조상들의 풍류와 교양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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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빛깔있는책들 - 불교문화 110
이기영 지음 / 대원사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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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자료를 찾다가 추천받고 고른 책인데... 보는 내내 참 깔끔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서구쪽에서 많이 나오는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나 크세주 문고 같은 가볍고 알찬 읽을거리 류의 책.

내용이 우리 것이란 것이 이 시리즈의 특징인데 지금까지 본것은 이 통도사 관련 한권밖에 없지만 어설프게 쓸데없는 얘기들로 쪽수를 늘리지도 않아 부담없고 내용도 꽤 알차다.

무엇보다 내용과 적재적소에 맞게 배치된 그림과 사진들의 조화가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내용과 관계없는 엉뚱한 사진이나 전혀 맞지 않는 배치만큼 이런 책을 볼 때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것이 없는데 그런 점에서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주석을 좀 달아줬으면 하는 것. 건축 양식을 얘기할 때 나오는 교두형이니 맞배집 같은 한옥 양식 관련 용어는 이 책을 읽는 수준의 사람들에게는 따로 설명이 필요한 단어가 아닌가 한다. 쓸데없는 주석이 줄줄이 늘어붙는 것도 별로지만 이 책은 그런 부분에 있어선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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