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강호 48
전극진 글, 양재현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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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감질나게 보기 싫어서 여러 권이 쌓이도록 기다리다가 오랜만에 열혈강호를 털었다. 

그래봤자 48권에 달한 이제야 간신히 장백산을 벗어났다.  전체 구성으로 보면 복선과 밑밥을 깔아놓는 작업이 겨우 끝나고 본격적인 스토리로 들어가는 초입인 것 같다.  삼십육계를 최고로 치던 한비광이 진정으로 싸워야할 이유를 알게 됐고, 무림칠대기보 중 반 정도가 제 주인을 찾아갔고, 또 담화린과 한비광의 러브 라인이 이제 겨우 정착이 되고 또 말로만 듣던 신지를 향해 출발.

신지로 가는 게 순조로울까? 의심했던 대로 이번 권에서도 방해자들이 나타나면서 아마도 이 마을에서 전투가 최소한 2-3권은 차지하지 싶다. 주인공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도 재밌고 탄탄한 복선에 맞춘 에피소드들이 계속 다음 권을 찾게 하는 건 좋은데... 언제쯤 대단원의 결말을 볼 수 있을지는 좀 암담.

현재 깔아놓은 걸 다 해결하려면 최소한 100권은 가지 싶은데. 스토리 작가나 그림 작가 둘 다 지쳐서 대충 마무리 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끝까지 기획했던 대로 잘 마무리해주면 좋겠다.

열혈강호를 언제 처음 보기 시작했나 떠올려 보니... 이 책과 함께 내 청춘이 거의 다 간듯. 아마 이 만화와 함께 어린 시절이 다 갔다는 사람도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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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 로드: 사막을 넘은 모험자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4
장 피에르 드레주 지음 / 시공사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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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에 시작해서 징하게도 끌어오던 책.   

활자 크기를 키워 두껍게만 만든, 어설픈 실크로드 관련 서적들과는 달리 작지만 꽤 알차다. 책의 크기에 비해 내용은 꽤 알차고 이런 작은 사이즈에 넣을 수 있는 한계만큼 꽉꽉 채워넣었다. 

기원전에 비단으로 시작된 로마와 중국의 교류부터 현장을 비롯한 불교도들의 인도로 가는 길, 이슬람을 통한 교류, 우리가 잘 아는 마르코 폴로나 그 이후 서구인들이 실크 로드를 통해 오간 주요 내용들을 사실에 근거해서 차근차근, 시대순으로 보여준다. 

활자만으로 다 이해하기 힘든 독자들을 위해 작지만 곳곳에 채워넣은 친절한 도판들이 책의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유럽인들이 상상한 우스꽝스러운 아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피식피식 실소를 머금기도 했고, 교회와 중국 왕조의 교류가 생각보다 활발하고 또 오랜 역사를 가졌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  마테오 리치 같이, 우리 국사책에도 등장한 이름이 좀 더 입체적으로 느껴졌다고나 할까.

낭만이나 약탈이 아닌 실크 로드의 역사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입문서로 좋은 선택이었지 싶다. 이 시리즈에서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책 말미에 모아놓은 '기록과 증언'이라는 챕터. 저자가 임의대로 골라낸 것이기는 하지만 저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다른 이의 서술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새로운 의견이나 학설 -베니스로 돌아온 마르코 폴로가 과연 정말로 베니스에서 출발했던 그 청년일까?  그들의 목적이 정말로 상업 여행이었을까? 등등- 을 만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이 책의 도판으로는 180여쪽이지만 활자를 요즘 유행하는 식으로 키우고 줄 간격을 넓히고 사진을 크게 넣고 어쩌고 하면 300쪽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내용.  29만원 일가에서 발행하는 책만 아니면 전집으로 다 구매할 의향이 있는데... 대안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구입하기는 하지만 이 출판사 책은 살 때마다 참으로 찝찝하다.  -_-;   

별 네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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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요리사 100
우에야마 토치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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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100권을 채웠다. (물론 이후에도 2권이 더 나왔고 또 계속 그리고 있지만 어쨌든 100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탄탄한 복선에 흥미진진한 구성이 있는 만화도 좋아하지만 만화는 머리 식히기 위한 목적이 큰 관계로 이렇게 옴니버스 식으로 뭔가 하나씩 배우면서 이어지는 스타일을 더 좋아한다.  아빠는 요리사는 내 취미인 먹기와 연결되어 있어 그 욕구에 가장 근접한 구성이라 질질 끌기에 지쳐 다들 나가 떨어지는데도 열심히 쫓아가고 특히 마음에 드는 레시피들이 많을 때는 간간히 구입도 하고 있다.

만화가 시작될 때는 초딩이었던 성이가 이제 대학생이 되고 세식구였던 일미씨네에 4번째 가족이 된 둘째 딸도 초등학생. 사내 커플도 생기고 헤어지고 또 부부가 되는 커플도 있고. 은퇴도 하고.  만화 안에서 20년 가까운 세월과 함께 캐릭터들도 나이를 먹고 변화해 간다.

그 세월을 엮어주는 매개체가 바로 매회 등장하는 요리.  처음 한 20여권까지는 하나하나 다 따라해볼만한 것들이었다.  (이 책 보고 만든 뉴욕 스타일 치즈 케이크와 돈까스 덮밥은 입맛 까다로운 내 동생도 먹은 것 중 최고라고 칭찬해줬음. ^^V)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쉬운 요리들을 찾는 데 한계가 왔는지 점점 너무나 손이 많이 가고, 혹은 재료를 구하는 게 불가능한 레시피들이 등장해서 할 수 없어 눈요기를 주로 했었다. 그런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는지 슬슬 또 따라해보고 싶은 정도의 난이도들이 많이 등장해 오랜만에 여기 나온 레시피들을 좀 이용해 볼까 생각중.  

만화 하나를 십년 넘게, 100권 이상 끌어가는 일본 만화 시장의 저력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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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구와 실내장식
미셸 뵈르들리 / 도암기획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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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공예품이나 가구, 실내장식에 대한 책들을 찾아다니다가 힘들게 구한 책이다. 가까운 옆 나라인데 의외로 이런 예술사나 미시적인 책은 찾기가 힘들다.

내가 꽤 좋아하는 내용이고 흥미있는 분야지만 책 사이즈가 꽤 크다보니 이동할 때나 누워서 하는 편안한 독서에는 별로 적합하지가 않아서 자꾸 뒤로 밀리다가  읽다 덮어준 책들을 치워보자는 의미에서 그림이 많은 이 책을 잡았음. ^^

프랑스 사람이 30년 전에 쓴 책인데 중국의 가구나 실내장식에 대한 연구가 별로 진행되지 않은 것인지, 이 책이 번역되던 1996년에도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때에서 10년하고도 3년이 더 보태진 지금도 -해외에는 몰라도- 한국에서는 별반 진도가 나가지 않은 듯 하다. 

명나라와 청나라도 구별 못하는 라루스 세계사의 명나라 책에 완전히 데인 이후 서구인들이 쓴 중국사에 대한 신뢰도가 완전히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상당 부분 회복. 
중국의 고대 유물들을 바탕으로 청동기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가구들을 시대순으로 찬찬히 훑어주고 있다.  각 시대 별로 새롭게 나타난 가구들이나, 쇠퇴하고 사라진 형태며 재료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특히 돋보인다.  이런 류의 예술사 서적으로 당연한 일이겠지만, 뒤에 따로 정리해놓은 꼼꼼한 도판과 다양한 사진들은 내용과 별개로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준다.

아쉽다면 -이건 번역자도 인정했지만- 서구인이 쓴 내용이다보니 원문에 중국 발음으로만 표기를 해놨지 한자 표기를 병행해놓지 않은 관계로 발음만으로 파악되지 않는 인물이나 지명, 내용 등이 종종 있었다는 것.  그리고 이건 번역자에 대한 불만인데. 분명 중국어로 된 명칭이 있는 가구들을 그냥 영어나 불어 표기를 한 건 솔직히 좀 깼다. 

하지만 소소한 불만이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중국 가구의 흐름과 서구에 끼친 장식사적인 영향력, 또 반대로 서구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좋은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위의 평가는... 비교 대상이 될 다른 책들을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서이니, 나중에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번역이 되서 내가 다 읽어보고 교차 검증을 한 다음에는 프레이저의 황금가지를 읽을 때처럼 '이렇게 오류투성이가 인류학의 걸작 취급을 받다니. 이건 전설이나 신화로 분류해야지. 무식한 서양 것들.' 하면서 혀를 쯧쯧 찰지도. ^^;

옛 중국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생활했는지 그림이 영 그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대충 동선이 잡힘.  자료로서 가치와 상관없이 읽는 즐거움도 있지만 화려한 중국 가구들의 사진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품절된 서점도 많고 절판되면 다시 찍을 확률은 없을 것 같으니 이쪽에 흥미 있거나 자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구입하는 게 남는 장사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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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암행어사 17 - 완결
윤인완 글, 양경일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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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역시 내가 만화를 잠시 끊고 있던 사이에 착하게 완결이 나있었다.

나한테 영챔프던가, 소년챔프를 사게 했던 소마신화전기 콤비가 그린 신작으로 한국 고전과 역사를 살짝 가져다가 엄청 거대할 뻔했던 독특하고 나름 참신한 판타지에 입혀낸 작품.

이 윤인완, 양경일 콤비는 독자와 두뇌싸움을 하는 식으로 복층적인 구조와 반전을 즐기는 것 같다.  진위를 알고 싶다는 호기심과 긴장감으로 독자들은 그들의 책을 끝까지 따라가게 되는데 이번 신 암행어사는 반 정도는 예상하지만 나머지 반 정도는 예상하지 못하면서 문수의 비밀을 찾아 열심히 따라간 만화.

그림체도 정교하고 예쁜 편이고 마초면서도 나름 순정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더더욱 즐겁게 봤던 것 같다. 

아쉽다면 마지막 결말이 좀 너무 급박하게 진행되서 충분히 더 살릴 수 있었던 비장미나 앞에서 깔아놓은 복선과 코드를 완전히 풀지는 못한 느낌.  한 권 정도는 더 끌었다면 완성도가 더 높지 않았을까?

어쨌든 다음엔 또 어떤 내용으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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