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피스토펠레스 - 악의 역사 4, 근대세계의 악마
제프리 버튼 러셀 지음, 김영범 옮김 / 르네상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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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스토펠레스를 마지막으로 악의 역사 4권 시리즈를 쫑~

메피스토펠레스에서는 종교 개혁부터 지금 현대에 이르기까지 악과 악마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시대순으로 차분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완전히 뜬구름 잡는 철학적인 내용이었다면 아마 포기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문학과 전설 같은, 내게 그나마 좀 친숙한 분야와 연관을 시켜서 거기에 등장하는 악마=메피스토펠레스의 존재를 설명하기 때문에 그럭저럭 흥미를 잃지 않고 읽어나갔던 것 같다.

메피스토펠레스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것이 파우스트 박사일 텐데 실제로 이 책의 상당 부분에서 파우스트 박사의 다양한 버전과 그걸 집대성한 괴테의 파우스트, 메피스토펠레스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에 한정짓지 않고 엄청나게 다양한 텍스트들이 등장한다.  아는 것도 꽤 있었지만 전혀 몰랐거나, 알았더라도 악이라는 개념과 전혀 연결시키지 않았던 소설들이 제프리 버튼 러셀에 의해 악마주의 등으로 새롭게 해석되는 건 꽤 재미있는 경험이긴 했다.

공포이자 숭배의 대상이었던 악마가 철학의 시대로 넘어오면서 그 힘을 잃고 우스꽝스런 존재로 전락하는 동시에 낭만주의 사조에서는 매력적인 안티 히어로로 변형되는 등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결코 사라지지 않고 20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또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악마를 보면서 좀 안됐기도 했다.  어쩌다 이렇게 추락을 했나 싶더라는...  ^^;

전반적인 스타일의 글쓰기가 내 취향에 맞지 않았고 또 이런 수준의 미학적, 철학적 서술을 소화해낼 능력이 부족한 거지 이런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꽤 읽을만한 내용이지 싶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과제 발표를 위해 억지로 읽었던, 별반 재미 없었던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와 소년소녀 문학전집에서 축약해 읽었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제대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욕망이 생겨났다.   그러나 언제 읽을 지는 나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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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우
이서윤 지음 / 가하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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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나라와 기타 등등 중국 왕조의 여러 나라들의 이미지를 모아 만든 가상국에서 펼쳐지는 전형적인 시대물이다.   

절대 권력자인 황제가 등장하고 아름답고 연약한 여인이 그의 유일한 사랑이 되는 이 설정은 로설에서 가장 흔한 내용이기도 하다.  그만큼 언제 나와도 그럭저럭 팔리지만 반대로 어지간히 잘 쓰지 않으면 식상하다는 소리를 줄줄이 달고 가야하는 양날의 칼과 같은 그런 내용이다.  

작가는 그 전형적인 내용을 매화꽃비라는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해서 몽환적으로 잘 풀어냈다.  다른 리뷰를 보니까 너무 짧다는 얘기들이 많던데 만약 2권이 되었다면 그저그런 평범한 황제물이 됐을 것 같다.  조금이라도 군더더기가 되는 내용은 다 쳐내고 딱 필요한 설정과 내용을 한 권에 압축 하면서 스피디하게 풀어나갔기 때문에 뭔가 아련하고 몽환적인 로맨스로 완성이 되지 않았을까?   충분히 2권이 나올 수 있는 내용인데 한권으로 만들어준 출판사가 작가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음.    

전형적지만 깔끔하고 구질구질하지 않은 가상 시대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이다. 조금이라도 불필요하다 싶은 내용은 정말 가차없이 쳐냈기 때문에 기나긴 상황 설명과 배경에 질려 역사물을 별반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현대물을 읽는 것처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몰입도도 높고 재미는 있었는데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왜 화해 비슷하게 다 하고 떠난 남주가 다시 돌아와서는 여주를 그렇게 피한건지?  거기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내가 놓친 건가?  나중에 다시 읽는다면 그 부분을 주의해서 좀 봐야겠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지만 제목도 그럴듯하고 표지가 예뻐서 더 마음에 드는 책.  소장용은 표지와 제목을 무시할 수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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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쇼콜라 지음 / 노블리타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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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콜라 작가=엄청 야한 글이라는 공식이 있고 또 제목도 좀 그런 삘이라 엄청 야하지 않을까 나름대로 기대(*^^*)를 했는데... 야한 내용에 대한 기대감이 큰 독자라면 "이건 배신이얏!"를 외칠 책.  

쇼콜라 작가답지 않게 별로 안 야하다. 솔직히 이게 19금을 받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음. 정권이 바뀌고 간윤이 이현세의 천국의 신화에 음란물 때리던 그 분위기로 돌아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걸 19금으로 때리다니...  정말 심하다.   

각설하고, 내용은 유명한 그리스 신화인 피그말리온의 한국판 변형이다. 멋이나 유행과는 거리가 먼 여주가 변신을 위해 뷰티 컨설턴트인 남주를 찾아가고 그가 그녀를 아름답게 변신시켜 주는데 그 과정에서 둘이 사랑에 빠지는 그런 내용.   

엄청 끈적하고 야한 얘기를 기대했다면 실망하겠지만 내용의 분위기상으로는 오히려 이 정도가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재미있게 봤고 또 앞으로 쇼콜라 작가의 신작이 나온다면 별 망설임없이 지갑을 열 것 같다.

그런데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남주의 이미지가 예전에 청담동 김0경 미용실에 있다가 역시 청담동에 자기 샵 차려서 독립해 나간 강00 선생과 상당히 비슷해서 작가와 내가 같은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겼었나 하는 생각에 혼자 크크크 거리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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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 저주를 부르는 북
이문영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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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정말 잘 짜인, 탄탄하고 재미있는 역사 판타지 로맨스를 읽었다.  

이 작가의 전작은 잘 썼다는 건 인정하지만 별로 재미없게 봤기 때문에 이건 볼까말까 많이 망설였다.  전작도 결코 로맨스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성들만의 감성적인 코드를 건드리는 부분은 확실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린다거나, 저런 남자 어디 또 없나, 여주가 부럽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음. <-- 혹자는 유치하다고 할 지 모르겠지만 로맨스에서 이 부분은 엄청 중요하다.  ^^

사설이 길었는데 이번 자명고는 숙세가보다 조금은 더 로맨스스럽다. 여전히 여주가 부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설적인 재미도 훨씬 더 이쪽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장점은 그런 로맨스 코드보다는 한국인이라면 다 아는 비극인 자명고 설화를 역사와 판타지를 교묘하게 엮어서 그 뒤에 모두가 납득이 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여 만들어줬다는데 있는 것 같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 후나 오만과 편견 그 뒤의 이야기 등을 읽을 때 느껴지던 그런 괴리감이 없이 자명고 설화가 본래 그 얘기인 것처럼 느껴진다고나 할까?  이질감이 없이 정말 매끈하다. 다 알고 있는 뻔한 결말이 아니다보니 그 새로운 결말을 알고 싶어서 책을 끝까지 잡게 하는 흡입력도 대단하다.   

특히 역사서에 한두줄 단편으로 언급되고 지나간 것들에 살을 붙여서 중요한 설정으로 곳곳에 끼워 넣은 부분들은 마치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거웠다.  결말도 최상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로맨스 빠순 경력 00년의 독자로서 장르의 정형성 안에서 이 작품에는 결정적인 흠(?)이 하나 있다.  주인공들이 모든 걸 다 버리고 사라지더라도 그렇게 떠나간 그들이 본래 살던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보장을 해줘야하는데 여기서는 호동과 낙랑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얘네들 이제 뭐 먹고 사나?' 걱정.  -_-; 

낙랑이야 몇 달의 적응 기간이 있었다지만 그래도 왕궁의 시녀와 정말 가진 것 없는 평민의 삶의 질 자체가 다를 텐데. 더구나 왕자로 귀하게만 자라 할 줄 아는 거라고는 통치와 무술 밖에 없는 호동은 정말로 뭘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을까?   의지할 곳도 없이 단 둘이 가진 것도 없이 나왔으니 남은 건 훤히 열린 고생길 뿐인데. 한동안이야 사랑만으로도 무조건 좋겠지만 오래오래 삶에 찌들리고 고생 지지리 하면서도 계속 행복했을까 등등의 의문이...

작가 입장에서는 이런 구구한 것들이 군더더기일 수 있겠지만 장르의 특수성이라는 게 있다. 현실을 잊기 위해 보는 로설에서는 이런 현실적인 결말에도 확실한 당의정을 입혀줘야만 독자들이 행복해하는데... 이 작가의 능력이라면 한두줄만 보탰어도 충분히 가능했을 텐데, 조금만 독자에게 친절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음.  난 정말 속물적인 인간인 모양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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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구했다 2
신해영 지음 / 가하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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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요약하는 단어는 즐겁고 유쾌하다는 두 단어가 될 것 같다.   

28살의, 뚱뚱했고 은따였다는 어두운(?)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는 늘씬한 미모의 여검사에다 자신의 레벨에 딱 어울리는 멋진 학교 선배이자 동료검사와 막 사귀기 시작한 잘 나가는 여주인공. 그런데 야쿠자인 피의자를 심문하려는 순간 라임 리프를 해서 과거 18살 -그녀의- 암흑시대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야쿠자와, 현재 애인인 검사 선배와 만나게 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얽히는 얘기가 진행이 되는데 28살의 엄청 잘난 여주인공이 18살로 돌아가면서 겪는 몸과 정신연령의 괴리가 배를 잡게 한다.  

타임 리프라는, 식상하다면 식상할 수 있고 또 아차 잘못하면  한없이 유치해질 수 있는 설정을 갖고 작가는 설정에 있어서는 엄청 까따로운 나같은 독자마저도 크게 딴지가 걸 게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설득력있게 풀어나간다.  

이 작가 특유의 정말 4차원적인 코믹한 문체는 억지로 쥐어짜내는 슬랩스틱과 달리 내내 미소를 짓거나 배를 잡게 해서 읽고나면 기운이 좀 빠지는 부작용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강추하지만... 개그콘서트를 보고 한번도 웃어본 적이 없는 인간으로서... 취향은 다 다른 법이니 알아서 판단하라고 조심스럽게 한발을 빼겠음.  작가의 문체나 유머가 코드가 맞는 독자는 정말 즐겁게 볼 거고 안 맞는다고 해도 폭탄이라고 욕하지는 않을 것 같다.  

표지며 편집이 깔끔하니 들고다녀도 꽂아놔도 남부끄럽지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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