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 밥상 - 송학운 김옥경 부부의 나를 살린
김옥경 지음 / 동녘라이프(친구미디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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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관한 소개글에 빠지지 않는 게 작년인가 MBC에서 했던 다큐멘터리 <목숨 걸고 편식하다>의 주인공 부부 중 부인이 남편을 살린 음식들의 레시피라고 하는데, 확실히 어지간히 독한 마음을 먹지 않고선 -솔직히 목숨이 걸리지 않고선- 하기 힘든 편식이다.

현대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제철 채소 위주의 신선한 유기농 식단으로 먹으라는 건 꽤 오래 전부터 권장되는 일이긴 한데 남편에게 효험을 본 이 저자의 선택은 일반적인 영양학 지식과 생활의 범주 안에서는 위험스러울 정도로 완벽한 채식을 지향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의 등급으로 본다면 프루테리언 바로 윗 단계의 완전한 비건.  육류 가금류는 물론이고 어패류까지 모두 거부하는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항암 효과가 높아도 알고 있었던 발효 식품도 암에는 좋지 않다고 단호하게 선언하고 있다.

김치와 간장, 젓갈 등 온갖 발효 식품으로 미각이 길들여진 한국인에게는 정말 살겠다는 아주 독하디 독한 의지 없이는 불가능한 방식인 것 같다.  또 이렇게만 먹고 살라면 솔직히 나는 좀 우울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살포시 들기는 하지만...  죄많은 육식주의자 입장에서 건질 것들이 쏠쏠하다.

좋은 것을 먹는 것보다 먹지 말아야할 것들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누누이 강조를 하는데, 완전히 피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덜 먹고, 또 좋다는 것들을 가능한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유용한 책인 것 같다.

여기 나온 소스나 드레싱 레시피들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겠다.  유기농 가게에서 사먹음에도 먹을 때마다 괜시리 찝찝했던 마요네즈는 견과류를 활용한 이 레시피를 앞으로 애용해 주기로 했음.  건강 냉면 소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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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양이 자연주의 육아백과 - 닥터 피케른의 홀리스틱 수의학 교본
리처드 H. 피케른 외 지음, 양창윤 외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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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골골거리는 개와 함께 10년 간 살다보니 이런 쪽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아는 단어보다 모르는 단어가 더 많은 영어책을 사놓고 한숨만 푹푹 쉬는 처지라 이런 책이 나왔다는 걸 알자마자 빛의 속도로 주문.  곧바로 독파를 했어야 하지만... 워낙 크기도 크고 두껍고 또 휙휙 넘길 내용이 아니다보니 시간이 꽤 걸려서 완주를 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놔서 문장이 쏙쏙 눈에 들어오고 활용하기 좋도록 편집이 잘 되어 있다.  따라하기가 쉽다는 거다.  건강한 일반적인 개나 고양부터 비만, 알레르기, 영양실조 등 다양한 증상에 따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닥터 피케른의 다양한 생식 레시피가 있어서 생식을 시키고 싶어도 내 동물에게 맞는 레시피가 없어 망설이던 사람들에게는 거의 복음처럼 보일 것 같다. 

생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주의점이나 도움말들도 아주 유용하다.  (이건 생식으로 시키고 있는 입장에서 그 전환 과정을 다 겪어봤기 때문에 보장할 수 있다.)

그리고 동물들의 견종에 따라 잘 걸리는 질병, 특셩에 대한 분류표가 있는데 '비글' 의 훈련 항목에 다른 개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많이 어려움'이라는 표시를 보면서 배를 잡았다.  (유일함)  ㅍㅎㅎㅎㅎ  우리 멍멍양은 '어려움'에 속함.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덥석 물 수 있음' 이라는 주의 사항이 붙어 있던데... 우리 00 1세라면 충분히 가능하지만 2세는 아장아장 걷는 아기에게 덥석 물리지만 않아도 다행이란 생각이.  -_-;

훈련법 관련 부분들도 읽어볼만 하고 특히 마지막 부분에 있는 증상별로 식이, 허브, 동종요법 대처법과 응급처치는 익혀두면 좋을 것 같다.  기존에 있던 책들과 약간은 대치되는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정도 두께의 책에 이 정도 오타 관리면 정말 눈이 빠지도록 교정을 봤구나~라고 인정해줄만 한데... 고유명사 항목에서 조금 번역이 잘못된 게 간혹 눈에 띈다.  아주 틀리게 쓴 건 아니고 이를테면 번역하면 똑같은 이름이지만 서양의 식물과 우리나라에서 그 식물의 성격이 다르거나 하는 식으로 미묘하게 구별을 지어줘야 하는 것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게 한두개 있었었다. 책 감상을 쓸 때 그 부분을 지적하려고 표시를 해놨는데 지금 찾으려니 또 안 보임.  나중에 찾으면 추가를 하던지 해야겠다. 

처방에 있어서 미묘한 부분이니까 이 책을 안내서로 삼아 허브 요법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은 슬리퍼리 엘름바크 = 유근피 처럼 확실하게 양국에 공유하는 게 아니라면 국내 한약재상보다는 서구의 허브 사이트를 이용하는 걸 권하고 싶다. 

지난 몇 년 간 그리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대충 비교는 해볼 정도의 홀리스틱 관련 책을 보다 보니까 수의사들의 성향이 꽤 많이 갈린다는 걸 알게 된다.  아주 강력하게 허브, 동종 요법 등의 대체 요법을 주장하고 중성화, 백신 접종 등의 인위적인 처치를 강하게 반대하는 수준부터 현대 수의학에 기초를 두면서 침, 허브, 동종 등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정도까지. 

닥터 피케른은 그 중간 쯤에 있는 것 같다.  중성화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면서 백신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모든 자연주의 치료법 신봉자들이 그렇듯이 시판되는 건조 사료에 대해서는 아주 강력한 반대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그의 생식 레시피들은, 내 입장에서는 분명히 피해야 하는 인공 조미료인 치킨 스탁(=닭고기 다시다로 보면 됨) 같은 브로스 가루나 화학 분해를 한 일본 간장 같은 것들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약간은 갸우뚱하게 하는 면이 있다.   

이 책 이전에 번역된 '고양이와 개의 동종요법'을 - 이 책은 상당히 읽기가 어렵고 공부가 많이 필요해 엄밀하게 말하자면 전문가용에 가깝다- 제외하고는 단편적인 정보를 주는 정도인 한국에서 이 책은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자연 요법 서적으로는 거의 최초라고 볼 수 있다.   

아직은 번역된 동종 요법, 자연요법 책들이 극소수라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시각을 확보하기 힘든 한국에서 닥터 피케른의 이 책은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몇권을 비교해 읽은, 초보 딱지를 뗀 자연 요법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의 내용이 진리라고 믿고 무조건 맹신하지는 않고 참고 수단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조심스러운 생각이 든다.

어쨌든 잘 변역되었으면서 -이런 류의 책은 내가 한글을 읽고 있음에도 몇번을 다시 읽으면 문맥 파악하고 뜻을 되새김질하며 머릿속에서 2차 번역을 해야하는 일이 종종 있음- 예쁘게 잘 편집된 알찬 책을 만나게 되서 기쁘다.

닥터 피케른 같은 전문가들이 국내에도 많이 생겨서 다양한 선택과 치료를 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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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 잠들지 않는 전설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35
장 마리니 지음 / 시공사 / 199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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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에 관한 책들이 꽤 많이 나오는데 비교적 건조하게 텍스트 위주로 풀어나간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드라큐라로 대변되는 이 흡혈귀가 문학은 물론이고 영화, 만화 등 다양한 곳에서 매력적으로 변영되어 응용되다 보니 이제는 팬시 상품에 가깝게 일상사가 되어버린 상태라 이제는 봐도 그런가 보다~ 하지만 초딩 3학년 때던가?  드라큐라를 처음 읽고 또 하필이면 그 즈음에 했던 드라큐라를 주제로 한 만화를 본 이후 거의 10여년 간 흡혈귀란 존재는 내게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이었다.

과학으로 많은 것이 설명되는 사회에서 태어나 성장했음에도 이런 정도인데 초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인 고대부터 중근대에 흡혈귀에 대한 공포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핸다.  때문에 근현대의 지식인들이 비웃는 그 흡혈귀 포비아에 대해 나는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해한다. 

드라큐라가 워낙 매력적인 변형이 많이 이뤄진 고로 흡혈귀의 대명사가 된 탓이긴 하지만 고대의 흡혈귀인 라미야라던가 몽마 등등 좀 더 다양한 종자들을 자세하게 소개해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도 깔끔하고 과장없는 드라큐라 교본 정도를 기대하면 크게 부족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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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과 운명 살림지식총서 135
심의용 지음 / 살림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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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점'으로 풀거나, 아니면 정말 한학의 최고봉에 속하는 그 난해함의 대명사인 주역을 과연 어떻게 이 작은 책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에서 암시하듯 점과 가까운 어떤 운명풀이에 좀 더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나처럼 무지몽매한 독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에 그 심오하다는(그렇다고 함) 엄청난 철학과 사상을 다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  이렇게 쉽게 풀어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수의 일부를 겉핥기라도 느끼게 된다기 보다는 그냥 좀.... 가장 흔하고 비유하기 쉬운 점괘 몇개를 소개 받은 그런 정도?

책의 초반에는 개개인의 삶과 사회의 상징으로서 주역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거기서 더 논리를 발전시키지 않고 괘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게 좀 아쉽다.  저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심오함과 의미를 전달하고픈 욕구와 이 책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왔다갔다 갈팡질팡을 좀 하느낌.

주역에 대한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냥 주역의 바다 속에 점괘라는 그 일부분의 아주 약간을 구경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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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불륜의 사회학 : 자유부인에서 바람난 가족까지 살림지식총서 167
황혜진 지음 / 살림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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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제목 그대로 영화를 테마로 잡아서 우리 사회의 변천사, 특히 여성과 가족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내용이다.  이런 류의 분석이나 영화 얘기가 나올 때면 절대 빠지지 않는 자유부인부터 시작해서 발랑 까진 내 어린 시절, 정말 절실하게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보고 싶도록 했던 애마부인이 초두의 테마로 상당한 부분에서 다뤄진다. 

덕분에 사진과 안소영으로만 알고 아직도 커튼 뒤에 숨어 있던 애마부인이 어떤 스토리였는지 알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는 감사.  더불어 이 에로틱의 대명사였던 영화가 엄청나게 건전한 결말로 매듭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놀라면서 분노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나왔던 시절이 80년대 초반이니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갖고 있던 한계라고 인식을 해줘야할 것 같다.  그래서 사회학적인 분석이 가능한 거겠지.  에마부인 시리즈가 꽤 여러 편 나온 걸로 기억하는데 만약 애마부인 201? 정도가 나온다면 그 애마부인은 절대 도움 안 되는 구제불능 바람둥이 남편을 화끈하게 걷어차고 애인과 함께 외국으로 룰루랄라 떠나거나 그야말로 자유부인이 되는 선택을 하겠지.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도 어렴풋이 영화 제목만 기억이 나서 검색을 해보니까 최진실과 정선경이 나온 영화.  활짝 웃고 있는 최진실을 보면서 마음이 조금 아팠다.  그녀를 이렇게 빨리 이런 식으로 애도하면서 볼 거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이외에도 정사, 해피엔드, 주노명 베이커리, 바람난 가족이라는 영화들이 등장하는데 솔직히 영화와 시대상의 변화를 연관시킨 저자의 분석에는 크게 감탄하거나 동감하지는 않으나 여기 등장한 영화들이 보고 싶다는 욕구는 강하게 느꼈다.  별로 내 취향이 아니라서 안 본 영화들이 대부분인데... 그러고 보면 내 영화 취향은 이런 고급스런 분석이나 통찰과는 백만년쯤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007이나 성룡, 주성치, 혹은 휙휙 나르는 무협 영화 시리즈를 갖고는 어떤 사회학적 고찰이 가능할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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