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그리고 특별한 요리
백지원 지음 / 효성출판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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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느끼는 게 요리나 세팅에도 확실히 유행이 있다인데, 2000년에 나온 이 책과 며칠 전 포스팅한 2007년에 나온 와인 요리책을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이 책은 화이트/레드 /스파클링/ 디저트 와인에 어울리는 요리들 + 와인을 넣은 요리 레시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각 챕터 안에서도 와인을 하나 정해서 요리를 하나씩 알려주는 식.  음식과 와인의 비중을 놓고 보자면 음식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간단한 스탠딩 파티보다는 앉아서 제대로 즐기는 식사 위주의 단품 혹은 코스의 한 부분에 해당되는 -정식으로 코스를 즐기는 경우라면 요리에 따라 와인을 바꿔주니 당연할 수 있겠음- 그런 음식 레시피들이다.

장점이라면 동서양을 오가는 (삼계탕도 있음. ^^) 전방위적인 내용이고 난이도로 따지자면 약간 중상에 속한다.  재료들도 제대로 준비하려면 백화점에는 가야지 근처 수퍼나 시장에서 흔히 구할 수 없는 것들이 꽤 있다.  물론 대체 재료들도 소개하고 있지만 대체할 수 없는 것들도 종종 있음.  모두 다 어렵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작정을 하고 덤벼야하는 요리들이 대부분이라 활용도는 살짝 떨어지고 눈요기로는 훌륭.  예쁜 세팅을 컨닝하기도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근래 요리책과 비교해보면 세팅 역시 약간은 촌스러운듯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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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과 핑거푸드 - wine and finger food
기린출판사 편집부 지음 / 기린출판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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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와인이 붐을 일으키면서 와인과 궁합을 맞춘 와인안주 요리책들도 우후죽순처럼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요리 위주인 책들과는 차별화되는 큰 특징이 있는데, 그건 바로 미국 나파 밸리의 와이너리 투어 형식을 취하면서 그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와인들과 맞춘 가벼운 핑거 푸드 위주의 와인 요리 레시피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요리책이긴 하지만 와이너리 가이드 + 와인 품종과 종류에 따라 궁합이 맞는 재료 정보 + 매칭의 기본까지 와인에 대해 필수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하면서 각 와이너리마다 부가적으로 레시피를 제공하는 형식인데 -이런 형식이 흔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아주 신선했다.

여기 소개된 레시피들은 제목처럼 아주 충실하게 가볍게 집어 먹을 수 있는 '핑거 푸드' 위주.  간단한 볶음이나 구이도 있기는 하지만 그건 비율로 따지면 10% 미만이고 카나페 형식의, 하지만 카나페보다는 더 묵직하니 포만감도 느낄 수 있는 특이한 핑거푸드 레시피들이 가득차 있어서 아주 알차다.  무엇보다 장점은 소개된 레시피들의 대부분이 노력 대비 시각적인 효과가 아주 대단하다는 것.  치즈 바스켓처럼 손이 가는 몇가지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아주 간단하다.

와인을 좋아하거나, 와인 마시는 모임을 주관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만족감을 주는 유용한 책일 것이고, 요리엔 그다지 취미가 없더라도 미국 나파밸리의 유명한 와이너리 구경을 하는 기분으로 읽어나가는 것도 괜찮을 듯.   와인이 중심이 되는 안주 위주의 스탠딩 파드에 어울리는 레시피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요리가 메인이고 와인은 식욕을 돋우는 곁들이인 경우엔 좀 부족할 수 있다는 걸 덧붙이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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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견문록 - 에디오피아에서 브라질까지 어느 커피광이 5대륙을 누비며 쓴 커피의 문화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이창신 옮김 / 이마고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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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은 1999년... 벌써 꽤 오래 된 20세기 마지막 무렵에 나온 책이다.

이 저자가 쓴 '악마의 정원에서'란 음식 문화 관련 책을 꽤 재미있게 봤던 터라 계속 사야지~ 사야지~하면서 찜바구니에 오래 있었는데 드디어 읽게 됐다.   

국내 번역판의 제목은 커피 견문록이라고 뭔가 엄청나게 전문적이거나 깊은 수준의 커피 문화사 탐방의 느낌을 풀풀 풍기지만 마르코 폴로의 동방 견문록이나 프레이저의 황금가지 내용의 과반수가 어디선가 들었던 뻥이었던 그 수준으로 기대하고 이해하면 별다른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예전에 악마의 정원에서 책 머리에 소개된 프로필에서도 괴짜의 향기를 느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아예 그가 주인공이 되어 직접 활약하는 모습의 기록이다보니 저자의, 절대 모범생이라거나 학구적이라고 할 수 없는 저자의 성정이나 캐릭터가 확확 드러난다.  커피에 대한 탐구도 딱 그 수준에서 거의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모험가 + 아마추어의 행운으로 불확실했던 것에 대한 재미있는 탐구의 결과도 이 책 안에서는 많이 이뤄진다.

저자는 20세기에 커피의 흔적을 찾아서 아프리카 에디오피아부터 출발해서 커피 루트를 따라 미국으로 돌아와서 끝을 맺었지만... 21세기 독자의 내 눈에는 19세기 영국 지질학회의 지원을 받은 아마추어 탐험가들의 모험기를 읽는 그런 느낌.  낭만적인, 유럽인들에겐 라 벨 에포크였던 그 시절 향수가 물씸 풍겨나오는 책이다.   

커피에 대한 본격적인 지식 탐구를 목적으로 한다면 추천할 수 없지만 커피를 주제로 한 특이한 여행기 내지 모험담으로 접근한다면 즐거운 독서가 될 것 같다.  그냥 인문학적 소양과 집념에 부지런하기까지 한 괴짜의 커피 탐험 여행기라고 보면 딱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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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된 건축, 건축이 된 그림 1 - 신화와 낭만의 시대
김홍기 지음 / 아트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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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이 근현대의 그림과 건축에 비중이 좀 더 높았다면 1권은 좀 더 고전적이랄까, 그런 것 같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묶여진 느낌이랄까, 인상이 내게는 좀 그랬다.

1권에 등장하는 화가들은 로랭, 타슈바인, 터너, 피라네시, 에셔, 르 코르뷔지에, 라파엘로, 브라만테, 블레이크, 브뤼헐, 오키프.  누구나 다 아는 유명한 예술가들과 타슈바인, 르 코르뷔지에처럼 내게는 상당히 생소한 사람들이 함께 얽혀 있다. 

하지만 유명인이라고 해서 속속들이 다 아는 것은 아니라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경험은 즐겁다.  라파엘로야 유명의 수준을 넘어 식상할 정도로 그의 모든 면모와 이면, 스캔들이 다 파헤쳐진 인물이지만 그를 제외한 예술가들의 예술 세계와 그의 영향을 받은 건축물, 혹은 반대로 그 화가들에게 영향을 준 건축물들의 얘기는 다른 곳에서 만나지 못했던 신선한 충격이었다. 

에셔나 피라네시는 대학원 때 교수님이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그 영향을 받은 음악을 작곡하고  -또 우리에게도 영향을 받을 것을 강조했을 정도로- 사조를 형성했을 정도였기 때문에 그 건축적인 구성미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키프는... 꽃으로만 기억하던 그녀에게 그 화려한 꽃그림은 아주 짧은 시기였고 어도비나 인디언 문화의 영향을 받은 예술사조를 갖고 있었다는 건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영영 몰랐을 것 같다.

똑같은 사물도 어디에 포커스를 두느냐에 따라 그 면모나 인상이 완연히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건축가의 그림 이야기라고 하고 싶음.   이것이야말로 통섭의 성공적인 예인 것 같다.  

그나저나 종합예술원은 그렇게 망가진 채로 언제까지 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만드는 건 힘든데 뭐든 망하는 건 참으로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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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쾌락 - 부엌과 식탁을 둘러싼 맛있는 역사
하이드룬 메르클레 지음, 신혜원 옮김 / 열대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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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갖고 싶어 구매 목록에 올려놨던 책을 몇년 만에 지르긴 했는데... 하드커버로 잘 만든 책의 꾸밈새나 전반부의 컬러도판 등 책에 든 공과 외적인 질은 인정하지만 내용은 가격대비 살짝 함량미달이다.

아마 이런 류의 책 중에 내가 이걸 제일 먼저 봤다면 "오오! 이런 일이~" 하면서 감탄했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게도 또 내게도 불행히 얘보다 더 저렴하다는 이유로 먼저 읽은 책들은 이 책과 비슷한 구성으로 진행하고 있었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어디서 본 것들이 중첩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서양의 식문화 발달에 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그 메디치 가의 아가씨들과 포크 등) 때문에 신선함이 주는 호감도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또 결정적으로 책값 대비 얘는 다른 책에 비해 분량도 적었다.  무조건 양이 많아도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두툼하고 더불어 내용도 풍부한 비슷한 류의 책들을 보다가 식탁 위의 쾌락을 읽으니 아무래도 좀 허전한 건 어쩔 수가 없었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또 그 시대를 대표하는 식도락 유행을 만들어낸 요리사들에 대한 얘기들이 자주 등장해서 나름 재미있었는데 특히 인상 깊었던 건 16세기에 황제의 아들인 페르디난트 대공과 결혼한 요리사 필리피네.  신분이 천하다는 이유로 시아버지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교회에서도 비밀에 부친 결혼 생활을 하던 그녀가 결국 시아버지의 축복을 얻어낸 건 탁월한 요리 솜씨 덕분이었다고 하는데... 얼마나 요리를 잘 했기에?  아니면 그 시아버지인 페르디난트 황제가 얼마나 식도락을 즐겼을지 궁금. 

매 끼니마다 24가지 요리가 식탁 위에 차려졌다고 하는데 현대인의 시각에선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지만... 예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천재의 은밀한 취미던가?를 보면 건강을 위한 간소한 요리 코스를 내놓으려는 다빈치에게 스포르짜 공이 손님들에게 무례라고 말렸다는 기록이나 중국을 떠올려 보면 음식 쌓아놓고 과시하는 건 동서고금 부자들의 필수였던 것 같다. 

내용대비 몸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가볍게 읽어보기 나쁘지는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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