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명화의 수수께끼
드림프로젝트 지음, 홍성민 옮김, 이강훈 그림 / 비채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제목과 책 소개를 보고 딱 꽂혀서 초고속으로 구입.

그러나... 기대했던 것만큼의 만족도는 없다.  명화에 얽힌 아주 흥미진진한, 그리고 새롭게 발굴되는 최신 정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학적이거나 미술사, 혹은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코드를 파헤친 것오 아닌... 그냥 대충 어디선가 들어보고 알고 있던 얘기들의 반복이다.  -_-;;; 

이 정도 수준이라면 차라리 만화 갤러리 훼이크를 열심히 보는 게 10배는 더 낫다.  

한 2시간 정도의 기차 여행 같은 것에 가벼운 시간 떼우기로 추천해볼까 미술에 관한 짜릿하고 흥미로운 지식 탐구로는 비추.  

명화 원화가 아니라 다른 화가를 써서 일러스트 식으로 내용에서 짚어주는 그림의 포인트를 강조하고, 요약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그것도 그렇게 성공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런 책을 보는 사람들은 본래 그림과 내용을 함께 놓고 보고 싶어한다.  독특하고 대담한 시도긴 하지만 별로였음.  

그리고 저런 시도를 하려면 모든 내용에 그림이 있어야 하는데 텍스트만 있고 그림이 빠진 것들이 너무나 많다.  차라리 원화에 이런 캐릭터가 살짝살짝 끼어들어가는 형식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음.

원서보다 더 나은 번역과 충실한 그림 자료를 실어줬던 눌와 출판사의 미술 서적들과 심하게 비교가 됐다.  세계 명화 속 숨은 그림 읽기가 비싸서 이걸 택했는데 그걸 사는 게 나을 뻔 했던 것 같다.  그걸 사고 또 욕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돈 두 번 나가게 생겼음.  ㅠ.ㅠ

정확히 하자면 별 2개 반 정도지만 아래에 호평들이 많은 고로 균형을 유지하자는 차원에서 두개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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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조선의 일본인들 - 군인에서 상인 그리고 게이샤까지
다카사키 소지 지음, 이규수 옮김 / 역사비평사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종이는 질이 좋아 빳빳하니 두껍고 책은 참고 자료 등등을 다 빼면 역자 후기까지 합쳐도 200쪽인 얇은 책임에도 참 읽히지 않았다.

내용이 재미 없었다거나 번역이 엉망이었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이 멀쩡한 제 정신으로 3자 입장에서 읽어나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내용이다.  인문 서적 읽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감정적인 자극에서 멀다는 건데 이 책은 읽는 내내 괴로웠다.

그렇다고 작가가 의도하고 자극을 주려고 한 것도 아니다.  보통 이런 류의 서적에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작가의 사관과 사상이 강하게 표출되기 쉬운데 다카사키 소지는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고 담담하게 사실만을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더 찝찝하고 열 받고 등등의 온갖 감정이 내게 용솟음쳤는지 모르겠다.  강화도 조약으로 인한 부산 개항부터 시작해 시대별로 나눠서 어디에 몇명이 넘어왔고, 어떤 활동을 했고 등등.  정확한 숫자와 증거만이 있는 사실들만을 논한다.  차라리 그가 양심이 있는 척, 조선의 상황을 동정하는 티를 팍팍 내며 자기 변명이나 혹은 자기 비판을 했다면 여기 또 놀고 있군이라는 나의 전형적인 반응이 나왔을 텐데 그것이 싹 배제되니 오히려 이입이 된다고나 할까.

사실 이런 연구는 한국인에 의해  나왔어야 한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시작은 일본인이 한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피해자 입장에서 서술이 됐다면 어찌 되건 분노의 감정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고 이런 객관적이고 역사관이 최대한 탈색된 결과가 나오기 힘들었을 테니까.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든 생각 하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열받은 이유는 그게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 바로 내 눈앞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본국에선 찍도 못 쓰고 사는 것들이 한국에만 들어오면 행세하는 백인 쓰레기 (물론 다 그런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 많다.)나 그때 조선에서 거들먹거리던 일본의 실패자들이나 뭐가 다른지?  

초반부에 강화도 조약 부분을 읽을 때 지금 한참 열나게 다 퍼주고 있는 한미 FTA에 이입이 되서 혈압이 또 올라 한참 책을 덮기도 했었다.  한번 잘못 맺은 조약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적나라하게 구경하는 느낌.  지금 현실에 이입이 되니까 한편의 공포 영화가 따로 없었다. 

100여년 전 우리 조상들은 최대한 양보해 말하자면 무식해서 그런 불공정한 강도질을 눈 뜨고 당했다고 변명이라도 해주지만 지금 저렇게 삽질하는 시카고 보이즈들은 후손들에게 뭐라고 변명을 할 생각인지 궁금하다.  강화도 조약에 참가했던 그때 그 사람들처럼 국제법과 세계 정세를 몰랐다고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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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
조 슈워츠 지음, 이은경 옮김 / 바다출판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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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수학과 철학 다음으로 담을 높이 쌓은 과학이란 동네와 잠시 교류의 물꼬를 트게 했을 정도로 이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은 일단 제목부터 흥미를 자극했다. 원제는 Radar, Hula Hoops and Playful Pigs 라는데 저 훌라후프의 얘기는 화학과 연관되어 본문에서도 나옴.

조 슈워츠는 화학자다. 그러나 화학이 옛 연금술처럼 고고하고 심오한 학문으로 머물기를 원치 않는 것 같다. 현대인의 생활 전반이 화학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늘 부딪히는 일상 생활의 물건과 광고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화학적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자신이 꽉 막힌 화학자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책 전반에서 풀어놓는다.

그리고 사이비 과학 대체의학이나 동종요법을 포함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돋보이나 그의 입장은 대체로 상당히 통렬했음 과 과학적 배경과 정체가 모호한 발명품에 대한 빙 돌린 비아냥거림. 정곡을 찌르면서도 웃음이 나오게 하는 마무리 부분의 위트는 매 쳅터를 끌낼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한국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결과가 인용되는 것 역시 한국인으로서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였다. 과학이나 역사 관련 서구인의 책에서 한국=후진국=잘 모르는 나라가 아닌 걸로 묘사된 내용을 본게 얼마만인지. 사실상 처음인 것 같다.

재작년인가 읽은 미국 소설에서 여주인공이 현대차를 타고 유명한 자동차들을 추월하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 이후 가장 놀라운 한국관련 묘사였음. ㅎㅎ

이 책에서 펼쳐지는 화학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줄줄이 풀어놓기는 역부족. 여하튼 이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을 열심히 읽은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사과와 비타민 섭취에 흥미를 보일 거라는 것만은 보증할 수 있다.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사과 관련 부분을 읽은 이후 요 며칠간 먹은 사과가 지난 9달 동안 먹은 양보다 많았다. 모두 합쳐서 2알이지만. ^^ 그리고 종합 비타민과 칼슘을 사서 꾸준히 먹어줘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사과 과수원 협회와 비타민 제조 회사들이 조용히 스폰서가 되서 추천도서로 권장해도 좋을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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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본 동양문화
김태정 외 / 대한교과서(단행)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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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름에서 다들 대충 포기를 하겠지만 정말로 엄청나게 촌스러운 표지의 책이다.   차라리 나의 허접한 포삽 실력으로 대충 만들어도 저것보다는 나을 것 같은 색감과 디자인.   겉으로 봐서는 두번 쳐다보지도 않을 책이다.  최악의 표지 디자인은 과연 이런 것이라는 예제로 올려도 좋을 것 같다.  -_-

그러나 내용은 표지와 달리 꽤 알차다. 물론 여기 소개된 각국 음식 문화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대충 훑고 간 겉핥기 정보 취급을 받겠지만 초보자에게는 꽤나 알차다. 아쉽다면 1997년도 책이라서 정보의 업데이트가 없다는 정도.

외대의 교수들이 각자 전공에 따라 한 나라씩을 맡아 그 부분에 대해 쓴 책인데 한국, 일본, 중국 부분은 평범한 수준이다. 약간의 기본 지식이 있는 나 정도의 독자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 없는 말 그대로 입문서. 그러나 학문적인 충실함만은 인정을 해줘야 할 듯.

몽골인의 음식문화는 다양한 차트를 활용한 것까지는 좋은데 이 부분을 쓴 저자의 국어 실력이 좀 심하게 빈약하다. 너무 중복되는 표현 때문에 흡사 번역문을 보는 느낌. 몽골어로 쓴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용적인 면에서는 아는 것도 있었지만 모르는 것도 꽤 많아서 만족,

동남아시아 지역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스리랑카의 음식 문화는 신선한 정보를 전달해줬음.

이 책을 택한 나의 궁극적 목적인 아랍이 포함된 터키, 이란, 아랍, 서아프리카의 음식문화 부분은 솔직히 새로운 세상을 조금 엿봤다고 해야하나. 몰랐던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했다.

특히 아랍쪽은 포스트잇으로 체크를 해놨으니 좀 여유가 생기면 두바이에 가서 챙겨 먹어야 할 음식들의 목록도 정리를 해놔야겠다.

이 책 전체에 대한 감상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쉽지만 내용이 가볍지는 않다. 식도락이 트랜드가 되면서 어느 나라에 가면 뭘 먹어야 하고 어느 음식점이 맛있고를 알려주는 가이드형 서적들이 그야말로 우후죽순처럼 출판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어느 음식이 맛있고 어떤 것을 먹는다가 아니라 종교와 관습, 사회학적인 고찰이 음식과 어우러져 설명이 된다. 음식을 통해, 어설프나마 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시각이 마음에 든다.

터키던가? 부분을 쓴 김대성 교수가 어떤 국가나 민족에 대한 이해를 위해선 언어와 함께 식생활 관습과 문화의 여러 측면을 파악해야 한다는 요지의 얘기를 썼는데 정확히 동감. 그런 의미에서 두바이에 가면 삼시 세끼를 다 아랍식으로 먹어주겠다. ㅎㅎ

마지막에 부록 스타일로 이게 없어도 충분히 두껍건만 역시나 대한교과서 주식회사란 이름에 어긋나지 않도록또라쟈 부족의 장례 풍습에 관한 사회학적인 설명이 나와있는데 이것도 역시 흥미롭다.

꽤 오래전에 kbs에서 다큐멘터리로 한걸 재밌게 봤는데 이 부분을 쓴 교수는 그게 일부만 대충 보여준거라고 비판. 아마 그 다큐멘터리의 자문을 맡지 않았을까 짐작이 되는데... 방송이란 것이 학문에서 요구하는 것만큼 세세하게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요지는 대충 전달한 것 같은데. 텍스트로 정리된 것을 보니 좀 더 세세하고 재미있기는 하다.

각설하고 촌스런 외모에 비해 속은 알찬 사람을 만난 기분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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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하게 즐기는 까페풍 빵과 홍차
이시자와 키요미 지음, 강영배 옮김 / 황금부엉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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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예전부터 살까말까하면서 보관함엔 꽤 오래 전부터 들어있었던 책이다.

처음에 받아들고 대충 훑었을 때는 여성 잡지의 별책부록 정도의 수준이라고 무척이나 실망했다. 역시 넌 사은품으로 딱 알맞았어.  이렇게 내심 구박을 했는데 머리 쓰기 싫은 날 찬찬히 붙잡고 봤더니 이게 대충 본것과 달리 뜻밖에 아주아주 알차다.

일단 만들기가 아주 쉽다. 쓸데없이 어렵거나 구하기 힘든 재료들이 아니라 정말 간단하게, 라면 끓여먹는 것보다 조금만 더 귀찮을 각오만 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샌드위치들.

차가운 것부터 뜨거운 종류까지 다양하고 파이며 스튜 등등 홍차와 곁들여 차 한잔 하기 너무 좋은 음식들이 많다. 2001년도에 나온 책이라는데 이런 쪽으론 확실히 일본의 유행이 한국보다 몇년 앞서 있다는 것을 느낀다.  지금 봐도 절대 촌스럽지 않은 음식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홍차를 이용한 음료수와 차가운 디저트들이다. 지금은 별로지만 여름에 되면 많이 시도해보게 될 것 같다.

아쉽다면 책의 제목과 달리 맛있는 홍차 끓이는 법에 관한 부분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홍차의 종류와 차별로 어울리는 음식, 혹은 끓이는 법을 좀 더 설명을 해줘도 좋았으련만. 거의 모든 음료 레시피가 '홍차'로 통일. 가끔 얼 그레이 정도만 언급되어 있다.

홍차 끓이는 법에 대한 뭔가 대단한 비법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피함이 좋은 책. 그러나 홍차와 곁들이면 좋은 달지 않은 티푸드와 흔치 않은 홍차 음료를 간단하게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추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과정이며 준비물이 간단하니까 의욕이 팍팍 솟는다.  심플하면서도 꽤 세련된 음식들이니까 시도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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