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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피크닉
조 슈워츠 지음, 이은경 옮김 / 바다출판사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과 철학 다음으로 담을 높이 쌓은 과학이란 동네와 잠시 교류의 물꼬를 트게 했을 정도로 이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은 일단 제목부터 흥미를 자극했다. 원제는 Radar, Hula Hoops and Playful Pigs 라는데 저 훌라후프의 얘기는 화학과 연관되어 본문에서도 나옴.
조 슈워츠는 화학자다. 그러나 화학이 옛 연금술처럼 고고하고 심오한 학문으로 머물기를 원치 않는 것 같다. 현대인의 생활 전반이 화학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늘 부딪히는 일상 생활의 물건과 광고 등을 통해 과학적으로 화학적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다. 그 자신이 꽉 막힌 화학자가 아님을 증명하려는 듯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책 전반에서 풀어놓는다.
그리고 사이비 과학 대체의학이나 동종요법을 포함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돋보이나 그의 입장은 대체로 상당히 통렬했음 과 과학적 배경과 정체가 모호한 발명품에 대한 빙 돌린 비아냥거림. 정곡을 찌르면서도 웃음이 나오게 하는 마무리 부분의 위트는 매 쳅터를 끌낼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한국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 한국에서의 연구 결과가 인용되는 것 역시 한국인으로서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였다. 과학이나 역사 관련 서구인의 책에서 한국=후진국=잘 모르는 나라가 아닌 걸로 묘사된 내용을 본게 얼마만인지. 사실상 처음인 것 같다.
재작년인가 읽은 미국 소설에서 여주인공이 현대차를 타고 유명한 자동차들을 추월하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 이후 가장 놀라운 한국관련 묘사였음. ㅎㅎ
이 책에서 펼쳐지는 화학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줄줄이 풀어놓기는 역부족. 여하튼 이 장난꾸러기 돼지들의 화학 피크닉을 열심히 읽은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이 사과와 비타민 섭취에 흥미를 보일 거라는 것만은 보증할 수 있다.
사과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사과 관련 부분을 읽은 이후 요 며칠간 먹은 사과가 지난 9달 동안 먹은 양보다 많았다. 모두 합쳐서 2알이지만. ^^ 그리고 종합 비타민과 칼슘을 사서 꾸준히 먹어줘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사과 과수원 협회와 비타민 제조 회사들이 조용히 스폰서가 되서 추천도서로 권장해도 좋을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