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인문, 과학서를 주로 읽음에도 불구하고 (어찌된 탓인지) 저에게는 '문학'을 기억하는 일이 더 쉽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읽었던 강렬함이 쉬이 지워지지 않는 까닭일까요. 사실 언젠가부터 어제 읽은 책도 제목을 기억 못하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만... (저는 스스로 '광대한 무의식과 상대적으로 협소한 의식을 가진 탓'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분명 마음 속에 남아, 가만히 귀기울이면 피를 타고 몸 어디께를 돌고 있는 책이 있지요. 그런 책들을 몇 권 적어보았습니다.

("당신의 고전은 무엇입니까?" 이벤트에 한번 스스로 참여해 보았는데, 사실 별로 쉬운 일은 아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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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 신화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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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고등학교에서 내가 배운 단 두 가지는, 영어 교과서에 나왔던 'Sexual Attraction과 Love를 구별하라'라는 말과,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이었다. 사르트르에 대한 관심이 결국 카뮈에게 이어져 <이방인>을 보았는데... 좀 쩔었던듯. 그 후로 읽은 <시지프 신화>는 그야말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나로서는 보통 하지 않는 귀찮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시지프가 돌을 굴리듯 쌓이는 신간들을 옮기는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아웃사이더
콜린 윌슨 지음 / 범우사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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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부조리란 실존주의와 같은 말이었고 따라서 이 책까지 닿았다. 세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웃사이더란 현실을 직시하는 자'라는 말만은 기억난다. 콜린 윌슨이 이후에 어떻게 '세계의 불가사의'에 집착하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나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은 든다. (그레이엄 핸콕이 <신의 지문>에서 콜린 윌슨의 도움을 언급하는 부분이 감동적이듯)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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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실은 꽤나 지루해하며 읽었던 책이다. 그럴 만도 하지 않을까? (자취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긴 하지만) 서울에서 태어났고, 서울에서 자란 (적어도 당시에는, 지금보단) 혈기왕성했던 청(소)년에게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가 많아진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부목처럼, 기억의 수면위를 둥둥 떠다니는. 때때로 좋은 책은 조용히 가슴을 돌며 때를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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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팀장님과 대화 도중 문득 나왔던 이야기인데, 알라딘에 입사하기 전까지 나는 과학책이 이토록 '비대중적'일지 몰랐다. 그러니까, '대중서'를 표방하고 나온 과학책까지. 어쨌거나 감동적인 책이었고(너무 감동적이어서 뻔한 수사밖에 동원 못할 정도로), 당시에는 이 책이 지금의 <시크릿> 같은 베스트셀러인줄로만 알았다... 어쩐지 씁쓸하지만(내가) 아름다운(책이) 이야기.
풀하우스
스티븐 J. 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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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된 이유는 단순하다. "메이저리그에 더이상 4할타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인데, 책을 읽은 후에는 너무나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니, 느꼈다고 해야 할까. 한 가지 단점은 (요즘엔 거의 못 보지만) 시즌 초, 쭉쭉 안타를 쳐대며 '꿈의 4할'에 도전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순수한 팬의 설렘을 잃게 되었다는 것?
젠틀 매드니스- 책, 그 유혹에 빠진 사람들
니콜라스 A. 바스베인스 지음, 표정훈.김연수.박중서 옮김 / 뜨인돌 / 2006년 1월
48,000원 → 43,200원(10%할인) / 마일리지 2,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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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종의 기념비다. 일 때문이 아니라면 한꺼번에 여러 책을 거의 읽지 않는 나에게는. 이 책 한 권을 읽는 동안 내가 읽은 책은 모두 25권. 지금 생각해도 끝까지 읽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이건 재미를 떠난 분량의 문제이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도, 이 책을 쓴 사람도, 그리고 이 책을 1개월 이내에 끝까지 다 읽은 사람도 모두 미친 사람이다. (<미쳐야 미친다>)
근대문학의 종언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 비(도서출판b) / 2006년 4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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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생각했다. "근대문학이 죽었습니다 하하"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부활이 아닐까. 물론 그것은 부활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어쩌면 먼 훗날, 문학의 '순수주의자' 님들께서 다시금 기세양양해 고진을 악당 취급할지도 모를 일이지만(갑자기 정반대의 의미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생각나는...), 그럴수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고진의 공일 터. 유다의 복음서가 아닌 '고진의 복음서'가 필요할지도.
카를 융, 기억 꿈 사상- 카를 융 자서전
칼 구스타프 융 지음, 조성기 옮김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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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스트는 읽은 순서로 작성되었고 (내가 가진 <윌든>은 2000년 판이다) 따라서 본의아니게 맨 마지막에 오게 되었지만, 다른 의미로 리스트를 짠다면 적어도 세번째 안에는 와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이 내일 메인 탑에 가야합니다") 굳이 자서전을 고른 이유는, 조금은 혼란스럽기도 한 그의 저작을 모두 감싸는 '노인의 지혜'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제는 우리 모두를 연결하고 있는 깊은 무의식에 대한 무서운 상상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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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알라딘 인문사회 이벤트]나를 만든 책
    from 2008-06-26 10:23 
    1. 성서 - 말이 필요없는 인류 최고의 베스트셀러.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하는 명불허전의 고전. 2. 플루타르크 영웅전-유년 시절 책이 닳고 해어질 정도록 읽고 또 읽었던 책 . 많은 사람이 나오지만  그 중 대웅변가 데모스테네스가 수줍음과 말더듬을 극복하려고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수없이 웅변 연습을 하던 장면이 아직도 생생하다. 3.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함석헌 - 대학교 1년생이었을 때 암울하고 척박한 사회 현실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