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처음 받는 순간, 제 머리속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조선에 상업이 있었어?"
"무슨 소리야, 상도 못봤어 상도?"
"베니스의 개성상인도 있잖아?"
"그 사람은 고려 사람 아냐?"

...(참 한심하죠)

그렇지만 조선의 상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하얀 눈썹 휘날리시던 고등학교 국사 선생님이라면 아실까, 그리 많진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잠깐, 그런 걸 알아서 무엇하겠느냐고요? 글쎄요. 그렇게 따지면 "조선의 뒷골목 풍경"이나 지금 우리와 크게 다를 것 같지도 않은 "조선의 서민들", "미쳐서 미친" 사람들, "책만 보던 바보들"을 알아야 할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생각하면 또 복잡하고 담배 한 대 물고 싶고, 술 한잔 하며 토론을 나누고도 싶은데 그럼 또 괜히 이야기 길어질 것 같지만 사실 아주 간단한 이유가 아닐까요. (고매한 이유들은 제쳐두고) 바로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 앞에 있는 이 책이 그렇습니다.

색색의 제목 밑에 작은 글씨로 적혀있듯 "조용하고 아름다운 조선의 도읍 한성에서 근대 상업도시로 급변하는 경성의 모던 풍경을 한데 담"은 책은, "전차와 백화점을 앞세운 근대의 달콤한 유혹, 그 속에 숨겨진 경성 상계의 흥망성쇠" 바로 그 "근대의 급속한 전개와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의 생생하고도 치열한" 삶을 그려냅니다.

생각해 보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 동안 별 다른 변화 없이 고요하던 경성, 하지만 근대화의 바람은 몰아치고 제물포 개항으로 쏟아진 화려한 신문물, 그야말로 격동의 시기가 아니었을까요? 자, 이제 도시가 들썩입니다. 그 도시 안에서 여전히 사람들은 살아갑니다(백화점에 간 이상 씨, 전차를 타던 구보 씨, 전당포에 결혼반지를 맡기던 염상섭씨 등등). 그렇게 근대 상업도시 경성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물론 그 엄청난 변화는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지요. 어때요, 흥미롭지 않으세요?

* 이런 분께! : 역사를 좋아하신다면, 역사에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으시다면, <상도>말고 또? 라고 하신다면, 비정상적이고 비인간적인 한국 자본주의가 강제적인 개항과 이권의 이전투구 속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궁금하시다면…(!)
* 이 책도 함께! :



 

 



그리고 여기, 또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이미 올 초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한국사傳>의 두 번째 이야기! (KBS TV에서도 여전히 절찬리에 방영중이지요)

기왕의 한국사와 다른 점은,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바로 통사가 아니라 인물 중심의 열전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열전 형식의 책이 처음은 아닙니다만, 이 책의 특징은 "리얼 휴먼스토리로 가득한 전(傳)에 주목"했다는 것.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다들 아시겠지만 역시나 가장 재미있는 것은 사람 이야기죠.

그렇다면 2권에서는 어떤 인물들을 다루고 있을까요? 올 초 '옥토끼가 달을 바라보고 노래하는' 제 운수를 점지해주신 토정 이지함, 연산군이 광기어린 목소리로 "처선아~"라고 부르던 내시 김처선, 매주 월요일 10시면 만나는 이산 정조 등 우리 역사 속 '유명짜'한 인물들부터, 그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더없이 소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뒷표지에 이런 말이 적혀 있네요. "한국사의 씨줄과 날줄이 된 숨은 인물 찾기!")

사실 저는 '열전'이라고 하면 무엇보다 <맹꽁이 서당>이 먼저 떠올라요. 토정 이지함 선생 역시 윤승운 화백 특유의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제 기억 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사실 윤승운 화백의 인물은 다들 비슷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구분되는 디테일이 있었던 거죠) 어린 시절 독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 요즘입니다… (참 한심하죠)

* 이런 분께! : 1권을 보셨다면, 1권을 아직 안보셨다면, 동명의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셨다면, 역사 속 인물들이 궁금하다면
* 이 책도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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