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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도서협찬
임소운 님(@killzzang) 💕 서평단에 선정되어 열린책들 출판사(@openbooks21)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애덤 바일스
📙 열린책들
소설을 읽다 보면 문득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이 장면,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썼을까?” 감정을 파고드는 문장,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상징, 마치 우연처럼 이어지는 줄거리들. 작가가 의도한 것일까, 아니면 독자가 덧입힌 해석일까. 우리는 종종 책 안에 갇힌 문장들만으로는 작가의 속내를 완전히 알 수 없다고 느낀다. 그래서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어진다.

이런 의문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더욱 깊게 다가온다.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의 마음도 궁금하지만, 그 뒤에 있는 사람, 작가의 내면을 알고 싶은 갈증이 더 크다. 어떤 삶을 살았고, 무엇에 분노했고, 어떤 경험이 그 문장을 낳았는지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인터뷰는 특별하다. 작가가 말로 직접 들려주는 세계는 글 속에서와는 또 다른 무게와 온도를 지니기 때문이다.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바로 그 목마름을 채워주는 책이다. 파리의 전설적인 독립 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열렸던 ‘작가와의 대화’ 행사 중 열 편의 인터뷰를 모아 엮은 이 책은, 작가들이 자신과 작품, 그리고 문학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대담집이다. 여기엔 노벨문학상, 맨부커상, 퓰리처상 수상 작가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지금 문학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의 진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문학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작가들은 결코 심각하게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실패담을 스스럼없이 꺼내고, 창작의 고통을 유머로 풀어내며, 때로는 사탄에게 기도한다는 농담도 한다. 이런 태도에서 문학이 단지 고상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문학은 결국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작가라는 존재를 인간적인 시선으로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그들은 위대한 천재가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기록해온 사람들이다. 한 문장을 위해 수없이 버리고 다시 쓰고, 고통 속에서도 계속해서 이야기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이 책은 작가들의 고민과 고통, 열정과 희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구성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작가의 대표작 소개, 그에 대한 짧은 배경 설명, 그리고 곧장 인터뷰로 이어진다. 인터뷰는 날카롭지만 따뜻한 질문들로 이어지며, 각 작가의 개성과 작품 세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작가의 철학, 글쓰기 습관, 문장 하나에 깃든 맥락들이 자연스레 드러나면서 독자는 마치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이야기를 듣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된다.

작가가 창작을 대하는 자세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과 충돌하고, 실패를 반복하며 끝내 무언가를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진정성, 용기,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야말로 그들의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단순히 작가들의 생각을 아는 것을 넘어, ‘작가라는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그들은 우리보다 조금 더 오래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다. 독자 역시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면, 어쩌면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문학은 멀고, 작가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은 이 책과 함께 허물어진다.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작가와 독자 사이의 다리를 놓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독자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의 다락방에서 작가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삶과 예술, 문학과 고통에 대해 나누는 특별한 대화의 한가운데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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