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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 - 트라우마 회복 후 성장하는 5단계 프레임워크
에디스 시로 지음, 이성민 옮김 / 히포크라테스 / 2024년 12월
평점 :
#도서협찬
히포크라테스 출판사 @hippocrates_book 💕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왜 내 마음은 계속 과거에 머물러 있을까?’
우리 모두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인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기도 벅찰 때가 있다. 무언가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 세월호 참사, 이태원 핼러윈 비극, 코로나19 팬데믹 등 한국 사회가 겪어온 집단적 고통 속에서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바로 그런 우리에게 건네는 치유와 성장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트라우마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혼자만 이 고통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에디스 시로는 이런 혼자라는 감각이 트라우마를 더욱 고립시키고, 결국 성장의 기회를 막아버린다고 말한다. 책은 “트라우마는 몸과 마음 모두에 새겨진다”는 점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이것을 억누르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은 고통스러운 기억과 대면하는 것이 무섭더라도, 그것이 유일한 출구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알려준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PTG(Post-Traumatic Growth)라는 개념 때문이다. 흔히 우리는 회복력(resilience)을 강조하며, 고통을 빨리 떨쳐내고 정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하지만 PTG는 다르다. 트라우마를 통해 더 깊이 성찰하고, 새로운 나로 변모하는 성장의 기회를 이야기한다. 책은 이 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수용, 보호, 새로운 이야기, 통합, 성장. 단순히 고통을 견디는 것을 넘어, 그것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책 속에서 가장 강렬했던 문장은 “트라우마는 관계적이다”라는 구절이다. 내가 겪은 고통은 나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족, 사회, 세대 간 관계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넨 사례는 집단적 치유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트라우마는 나의 문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도 또 다른 세대와 연결된다는 점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단순히 위로를 건네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과학적 근거와 체계적인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다. 심리학, 신경과학, 후성유전학 등을 접목해 트라우마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저자의 연구 사례와 실제 상담 사례들이 생생히 담겨 있어 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트라우마를 단순히 잊으려 하지 않고, 그것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재탄생하는 길을 안내한다.
책은 일본의 킨츠기(金継ぎ)를 비유로 삼는다. 금으로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이듯, 트라우마를 수리하고, 그것이 삶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우리 모두 깨진 채로도 다시 온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나와 연결된 사람들 속에서, 나의 고통을 나누고 치유받는 것이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트라우마가 더 이상 삶의 걸림돌이 아닌, 삶의 새로운 장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상처는 더 이상 숨겨야 할 약점이 아니라,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토대였다. 에디스 시로는 과학과 인간의 이야기를 결합해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우리가 고통 속에서 무너질 때, 그 고통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로 위로가 되었다.
『트라우마, 극복의 심리학』은 단순히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나 자신, 가족, 그리고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 상처를 금으로 메꾸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방법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더 나은 삶으로 안내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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