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 식물 -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안톤 순딘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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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생각의 집 출판사 @saenggagyijib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정말 고사리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 적이 있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고개를 젓게 될 것이다나 역시 그랬다고사리는 산책길에서 스쳐 지나가거나 반찬으로만 떠올렸다하지만 양치 식물을 읽고 나니 이 작은 초록 잎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한 존재인지 깨닫게 됐다공룡과 함께 숨 쉬었던 생명체가 여전히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경이롭다.

 

양치식물은 약 4억 년의 시간을 품고 있다공룡의 멸종을 견뎌냈고대멸종조차 이 식물의 생존을 막지 못했다나는 책을 읽으며 단순한 잎사귀가 아니라시간의 흔적이자 생명의 철학을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다이런 생명체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건 마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를 보는 듯했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양치식물의 생존 방식이었다그들은 빠르게 성장하기보다는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발전시켰다느리지만 확실한 방향성으로 생존해 온 것이다나도 종종 삶에서 속도를 강조하곤 했다그러나 이 식물들은 방향이 얼마나 중요한지 조용히 깨우쳐줬다.

 

과거 고사리는 단순히 식물이 아니었다고대인들은 고사리에 마법의 힘이 깃들었다고 믿었다고 한다재생과 치유의 상징이자 심지어 마법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니 놀랍지 않은가이 책을 읽고 나니 고사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평범한 잎사귀가 아니라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작은 우주처럼 느껴졌다.

 

책은 단순히 양치식물을 식물로 보지 않는다양치식물은 정원을 넘어선 생태계의 일원이며 시간의 기록이다정원의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고사리는 단순한 초록이 아니라 생명의 흔적이다이 책을 읽고 나서야 정원이 단순히 식물들의 공간이 아니라이야기가 깃든 작은 세계임을 알게 됐다.

 

고사리는 관상용으로도 뛰어나지만그 가치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약용으로 쓰이며다양한 문화에서 활용되어 온 역사가 있다특히 빅토리아 시대의 고사리 광풍(Pteridomania)’ 이야기는 너무 흥미로웠다양치식물을 그토록 열광적으로 수집하고예술과 디자인에 활용했다는 사실은 식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양치 식물은 단순히 양치식물을 설명하는 도감이 아니다이 책은 무관심 속에 감춰진 경이로움을 일깨워준다고사리를 포함한 양치식물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간의 자만을 돌아보게 한다더불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연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양치 식물을 덮으며 나도 모르게 고사리 한 잎을 들여다보았다그것은 단순한 잎이 아니었다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그 존재는 "속도보다 방향을일시적인 성공보다 지속가능한 생존을 생각하라"고 조용히 속삭이는 듯했다이렇게 작은 생명체가 삶을 되돌아보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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