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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한 실무 한글 : 학교 업무 효율성 높이는 66제 - 문서 작성 기초 떼고 스타일, 상용구, 메일머지, 공문서, 보고서, 수업자료, 눌라운 꿀팁까지
한동규 지음 / 앤써북 / 2025년 8월
평점 :
한글을 매일같이 쓰지만, 한글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다. 공문서 하나 붙이려고 줄간격 맞추고, 테두리 그리다가 시간을 다 쏟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수업 준비 시간은 줄어들고, 퇴근 시간은 밀려버린다. 그러던 중 《교사를 위한 실무 한글》이라는 책을 만났다. 교사라면 누구나 겪었을 그 답답함을 단번에 뚫어주는 실무서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띈 건 ‘단축키’에 대한 챕터였다. 우리가 매일 쓰는 복사, 붙여넣기 말고도, 표 편집, 줄/칸 조절, 셀 속성 변경 등 복잡한 작업을 단축키 몇 개로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마우스를 덜 쓰게 되니 손도 편하고, 작업 속도도 훨씬 빨라졌다. 문서 하나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확 줄었다.
표 작업은 특히 감탄을 자아냈다. 회의자료, 명렬표, 시간표까지 모든 게 표 작업으로 시작되는데, 평소에는 줄을 하나하나 만들고, 셀을 병합하고, 선을 조절하는 데 시간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자동 채우기, 블록 계산, 셀 속성 설정 등을 통해 엑셀 못지않은 문서 편집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한글이 이렇게까지 유연한 프로그램이었다니,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아쉬울 정도다.
학습지 편집도 실용적이었다. 상용구 기능을 활용하면 자주 쓰는 문구나 문항을 저장해 두었다가 반복해서 쉽게 꺼내 쓸 수 있다. 특히 겹침 문자를 만드는 방법이나, 이미지 상용구 활용 등은 기존에 생각지도 못했던 방식이었다. 머리말·꼬리말, 각주, 다단 설정처럼 한글의 세밀한 편집 기능을 활용하면 학습지 퀄리티 자체가 달라진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현직 교사'가 직접 집필했다는 점이다. 기능 중심의 설명을 넘어서, 교사들이 실무에서 자주 부딪히는 상황과 해결 방안을 현실적으로 풀어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한글 설명서가 아니라, 교무실에서 선배 교사가 옆에서 직접 알려주는 듯한 생생한 느낌이 든다.
《교사를 위한 실무 한글》은 그저 한글 기능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일 잘하는 교사'가 되기 위한 필수 도구를 차근차근 알려주는, 말 그대로 '실무' 책이다. 아직 한글을 손에 익히지 못해 문서 작업에 버벅이고 있는 예비 교사, 초임 교사, 아니면 문서에 익숙해졌다 착각하고 있는 나 같은 교사들에게도 두루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