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 - 아이들 곁에서 함께한 35년의 기록
김명길 지음 / 양철북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어느 순간 학교는

아이들 편과 교사들 편이 나뉘어져버렸다.

아이들을 입시와 성적으로 줄을 세우고 길들이고

교사들은 교원능력평가 등으로 줄을 세우고 길들이니

이제 서로가 총대를 들이밀며

학교에서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는 양

서로  대치중이다.

 

2,

이렇게 서로 대상화시켜버리니

학교에 아이들의 삶은 없고

학교에 교사들의 삶도 없다.

'도대체 당신들이 해준게 뭔데~~!!!'

이런 볼멘 소리가 매년 몇몇 학생들의 입에서 나오는 걸 목격한다.

'학교는 아이들만 없으면 참 행복하다~~!!!'

이런 우스개소리가 교사대상 연수시간에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이 정도면 막가는 '학교사회'이다.

 

3.

이 책의 저자 김명길 선생님께서

걸어오신 길 속에는

학생들의 삶이 보이고

교사의 삶도 보인다.

살아있다.

그래서 '시끄러워도 아름답다'.

이런 숨은 뜻을 모르는 우리반 아이들은

모두 다 숨죽이고 책을 읽는 아침독서시간에

담임선생님이 '학교는 시끄러워야 한다'는 책을 읽고 있으니

킥킥대로 웃는다.

그 웃음이 귀엽다.

 

4.

학생들은 갈대이다.

교사는 바람이다.

바람의 방향이 부드럽고 따뜻해야

학생들도 아름답게 흔들린다.

바람이 거세고 모질면

학생들은 꺾이고 엉켜버린다.

김명길 선생님은

언제나 살아있는 바람이셨던 것 같다.

선생님의 눈물과 웃음과 정과 가르침이 고스란히 글마다 전해진다.

 

5.

5월이 되면 우리학교에도 교생선생님들이 나오신다.

나도 올해 두 분이나 배정을 받았다.

교과지도나 학생지도 등등의 영역별 안내도 해드려야겠지만,

이 분들이 5월 내내 마음에 품어야 할 질문은 단 한 가지일 것이다.

'나는 왜 선생을 하고 싶은가?'

그에 대한 길잡이로

이 책 속의 글 두 편을 복사해두었다.

"우리가 선생 하는 까닭"(218쪽~)

"교생들에게 한 말"(222쪽~)

이 글들을 마음으로 읽어낸다면,

교생실습기간의 온갖 역경도 따뜻하게 이겨내지 않을까 싶다.

 

6.

나도 학교에 대한 고민과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을 담은 글들을 종종

비밀글로 적어두는 편이다.

김명길 선생님처럼

곱고 정갈한 퇴임사를 쓰게 될 날이 올 수 있을까?

이 책을 덮으며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아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