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억한다 그 최후의 가을에...

나는 기억한다 그 최후의 가을에 네가 어땠는지.
너는 회색 베레모였고 존재 전체가 평온했다.
네 눈에서는 저녁 어스름의 열기가 싸우고 있었고,
나뭇잎은 네 영혼의 물 속에 떨어지고 있었다.

나팔꽃처럼 내 팔 안에 들 때,
네 슬프고 느린 목소리를 나뭇잎이 집어 올렸다.
내 갈증이 타고 있는 경악의 모닥불.
내 영혼 위로 굽이치는 히아신스의 부드러운 청색.

나는 느낀다 네 눈이 옮겨가고 가을은 사방 아득한 것을 :
회색 베레모, 새의 목소리, 그리고 내 깊은
욕망이 移住하는 집과도 같고
내 진한 키스가 뜨거운 석탄처럼 떨어지고 있었던 가슴.

배에서 바라보는 하늘. 언덕에서 바라보는 평원 :
너를 생각하면 기억나느니 빛과 연기와 고요한 연못!
네 눈 너머로 저녁 어스름은 싸우고 있었고,
가을 마른잎은 네 영혼 속에 맴돌고 있었다.

詩 파블로 네루다



kuba kamins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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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30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05-09-30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블로 네루다. 중남미 시인중에 좋아하는 시인이예요. ^-^ 어려운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쉽게 읽혀지는 시도 있군요. 오늘 비도오고, 우울한 소식도 많고, 참.....
싸늘한 밤이네요. ^-^;;

2005-09-30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루다 시집 읽고, 아니 꽂혀 있어요^^ 자판만 누르면 거짓말이 튀어 나오려고 하네요..ㅎㅎ

2005-09-30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