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는 굵은 몸통으로
오래 살면 살수록 빛나는 목재가 되고
오이나 호박은 새콤 달콤
제 몸이 완성될 때까지만 살며
백합은 제 입김과 제 눈매가
누군가의 어둠을 밀어낼 때까지만 산다는 것
그것을 알고부터 나는
하필 사람으로 태어나
생각이 몸을 버릴 때까지만 살지 못하고
몸이 생각을 버릴 때까지 살아 있어야 한다는 것
단명한 친구는
아침이슬이라도 되는데
나는 참! 스물 서른이 마냥 그리운
사람으로 살아 간다는 것 그것이 슬펐다
딱 한 철 푸른 잎으로 파릇파릇 살거나
빨강 보라 노랑 꽃잎으로 살거나
출렁 한 가지 열매로 열렸다가
지상의 치마 속으로 쏘옥 떨어져 안기는
한아름 기쁨일 수 없는지 그것이 가끔 아쉬웠다


내 작은 비애 / 박라연 詩

사진 : 플레져, 어제 6번 국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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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 2005-06-27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져요. 비 사진.. ^^ 왠지 비가 오면 마음이 괜히 설레서.... 우웅~ 아리아리해집니다.

플레져 2005-06-28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님, 장마철이에요. 장마철에 마음 단대이 여미소서...^^;;

깜소 2005-07-16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서재를 가끔씩 열고 들어옵니다...무엔가 많이 그리운 날에는...시와 그림을 주로 바라보다가 갑니다..사진과 시 퍼갑니다..오늘 딱 이네요..^^ 편안한 주말 나시길...

플레져 2005-07-1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깜소님, 흔적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제 서재가 더 편안한 휴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