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모래알 같은 이름 하나 불러 본다
기어이 끊어낼 수 없는 죄의 탯줄을
깊은 땅에 묻고 돌아선 날의
막막한 벌판 끝에 열리는 밤
내가 일천번도 더 입맞춘 별이 있음을
이 지상의 사람들은 모르리라
날마다 잃었다가 되찾는 눈동자
먼 부재의 저편에서 오는 빛이기에
끝내 아무도 볼 수 없으리라
어디서 이 투명한 이슬은 오는가
얼굴을 가리우는 차가운 입김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물방울 같은 이름 하나 불러본다



詩 : 이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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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2-1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우와~~~~
플레져님, 설연휴 잘 보내셨죠?
이가림 시인의 저 시 그 중에서도 특히 서정적인 제목을 참 좋아했었죠.
그림이 뭔가 충격적입니다.

물만두 2005-02-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이 그림 많이 본 그림인데 생각이... 잘 보내셨죠^^

플레져 2005-02-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얀 사우덱의 그림 같아요. 제가 저장해놓은 파일명이 확실하지 않아서 이름은 올리지 않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