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거요. 뼈저리게 중요한 기관이지. 글을 쓰면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작가는 당장 절필해야 하오. 쾌감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글을 쓴다는 건 패륜이오. 글쓰기 자체가 이미 패륜이 될 소지를 다 갖추고 있거든. 작가가 변명이랍시고 내세울 수 있는 건 자신이 느끼는 쾌감뿐이오. 쾌감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는 말이오, 쾌감을 느끼지도 못하면서 여자아이를 강간하는 강간하기 위해서 강간하는, 악행을 위한 악행을 저지르기 위해 강간하는 파렴치한처럼 추잡스런 그 무엇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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