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하도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 거라 글쓰기 버튼이 어디있는지 쬐금 헤맸다. 바부. 며칠전 다녀온 제주도의 여독이 이제야 풀린다. 제주도에서의 시간은 행복했고 뜻깊었다. 타이밍이 맞아 떨어져 답사를 겸할 수 있어 더 좋은 시간이었다. 하여, 책 주문을 했다. 오랜만에 책 사니까 기분 너무 좋은거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사버리고 싶을만큼.
정이현, 오늘의 거짓말.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틈틈이 읽어온 단편들이고 표제작처럼 낯선 제목의 소설도 있다.
나는 그동안 잠자고 있었나?
소설들이 낯설다.
소설 읽기가 낯설다.
물론 거짓말이다. 메렁.
윤순례, 붉은 도마뱀.
몇 년 전 오늘의 작가상을 받은 작가라고 하는데
이 소설집은 내가 처음 읽는 그녀의 소설이 될 것이다.
앙코르에서 납작하게 붙어있던 도마뱀은 푸르딩딩했다.
붉.은.도.마.뱀. 이라는 글자 하나하나가 꽤 잘 어울려 보인다.
'붉' 을 빼도 멋진 제목이다. "은도마뱀"
'뱀' 을 빼도 멋진 제목이다. "붉은도마"
현대 아랍 문학선, 천국에도 그 여자의 자리는 없다.
그깟 천국이 뭐 대수라고. 흥.
이럴땐 콧방귀가 최고지만
왜 그여자의 자리가 없는지는 무지 궁금하다.
처음으로 읽는 아랍소설 되겠다.
아니다. 아라비안 나이트가 있었으니 처음은 아니다.
러시아 문학 앤솔러지 1,2권.
1권을 재미있게 읽었고 2권을 주문했다.
옛날 옛날 러시아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반가운 고전이다.
현대 소설과 별반 차이 없이 세련됐고 감각적이다.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는 지구 횡단기처럼
책으로 만나는 세상이 새삼 고맙다.
언젠가 어떤 작가는 자신의 소설집 한 권을 들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이건 나의 앤솔러지 같은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앤솔러지 라는 말의 쓸쓸함과 아련함이 교차한다. 나의 앤솔러지가 될 서재, 페이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얼마전 싼 맛에 구입한 화양연화, 내 어머니의 모든 것들을 비롯한
저렴 버전의 디비디에 엄청 실망했다.
화양연화는 두 남녀가 앙코르에서 재회하는 씬이 퍽 중요하건만... 잘렸다 -_-
씨암 선셋, 은 5초마다 스톱모션을 취하고,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화면이 고르지 않다.
절대로 안 산다. 싼 맛에. 하여, 이것도 조금 불안하기는 하다. 잠시 보류.
오랜만에 주문하고 나니 밥 한그릇 먹고프다.
김치 송송, 호박 볶아 넣고 멸치 다싯물 내서 국수나 말아먹어야겠다.
삶은 계란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