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세상에.
  나왔구나, 나왔어! 
  나른한 일요일, EBS 세계의 명화에서 보았던 영화. 
  텔레비전 앞을 지나던 찰나였는데, 주저앉아 보고 말았던 영화.
  그날의 화창했던 날씨가 떠오르는 건
  영화의 모노톤 색채때문일지도 모른다.
  컬러 영화인데 나는 갈색 모노톤으로 기억하고 있는 영화.
  폴란드의 베로니카, 프랑스의 베로니카.
언뜻 마주쳤다 헤어지는 두 베로니카는 어릴때 상상했던 외계의 나라와 같은 구조였다.
소년중앙, 에서 보았던 얘기는 이렇다. 내가 이곳에서 책을 보고 있으면 나와 닮은 한 아이가
달나라 토끼의 마을쯤에서 캡슐 안에 들어가 책을 보고 있다고.
나는 손으로 책장을 넘기지만 그 아이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캡슐에 입력된 무엇으로 인해 절로 책장을 넘긴다고. 책장 하나 넘기는 것조차 수고롭게 느껴졌던 건 아닌데, 나는 그 아이가 무척 부러웠다.
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내 안에는 나와 같은 아이가 마뜨료쉬까처럼 들어있는데
내가 잠든 사이 이탈하여 그날 내가 저지른(?) 일들을 구경한다고.

키에슬롭스키의 영화 중에서 <살인에 관한 짧은 필름> 과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소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들뜨게 만드는 영화.

 

  예술가여 무엇이 두려운가. 
  좋아하는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훔쳐온 책. 
  21일에 내게로 올 예정.

 

 

 

  사유의 열쇠, 김성곤.
  영화 관련 철학 서적을 펴낸 저자의 책 이후로 오랜만에 읽는다.
  21일에 내게로 올 예정.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모리 에토.
  좋아하는 일본 작가들이 늘어났다.
  그중에 한 사람. 기억해야 할 작가, 모리 에토. 
  나오키상 수상집이고 세 편을 읽었는데... 뭐라 말 할 수 없는 통찰력에 감탄.
  아주 일상적인 소재를 소설화 시킨 것도 장점이지만
  역설적으로 소설이란 이런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울컥하는 건 왤까.

 

  죽이러 갑니다, 기쿠다 미쓰요.
  대안의 그녀, 이후 그녀의 팬이 되버렸다. 
  죽으러 갑니다, 가 아니라 죽이러 간다니 웬지 안심.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21일에 내게로 올 예정.

 

 

  빠지다, 가와카미 히로미.
  나카노네 고만물상의 그 작가. 
  얼핏 이러저러한 구조, 라는 건 알겠다.
  그 깊은 의미와 사유는 조금 애매모호하다.
  하지만 역시, 빠지게 만든다. 
  나머지 이야기들이 남아있다.
  아껴 읽는 중.
  그 분께 선물 받은 책.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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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2-15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둘..명화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DVD가 점점 많아지더라구요..^^
(덕분에 지갑 털리는 부작용도 발생하지만요..ㅋㅋ)

플레져 2007-02-15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 흥분했어요 ㅎㅎ
기다리다 지쳐서 잊어버린 목록들이 있는데 (왜 메모를 안했을까!)
제 기억력을 복원시켜줄 겸 빨리 출시 되었음 좋겠어요.
(아..지갑..)

2007-02-20 15: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2-21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7-02-21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이러 갑니다는 지금 읽고 있답니다.
좋던데요?^^

플레져 2007-02-21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저두요! ^^

DJ뽀스 2007-03-0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20살 즈음에 프랑스 문화원에서 봤던 베로티카의 이중생활
그 충격은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

플레져 2007-03-02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스님, 어제 드디어 이 영화를 봤답니다.
다시 보면서... 참 묘했던 것은, 제가 예전에 좋아했던 그장면, 베로니카와 베로니끄가 만나는 그 장면에 대한 느낌이 참 다르더라는 것이었지요. 제게는 커피색 모노톤으로 새겨진 그 장면이 그렇지만은 않았더라는 것... 물론 화질의 차이는 있겠지만 ^^;; 좋았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미미달 2007-04-04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이러 갑니다' 앞에 '지금'이라는 말 붙이지..... 라는 이상한 아쉬움 -_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