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둘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2
최요안 지음 / 내인생의책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나는 둘>은 옛추억을 되살려주는데 손색이 없었다. 비록 이 동화를 전세계의 각종 명작 소설과 동화들이 (대부분 중역과 축약이지만) 무려 120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집대성된 '계몽사 문고'의 하나로 접하긴 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내용에는 변화가 없기에 헤어졌던 옛친구를 우연히 만난 듯 반갑기도 하다.

쌍둥이 형제와 야구라는 소재가 어떤 일본 만화를 연상시키긴 해도 어느쪽이 먼저 창작되었는지 알 수가 없기에 그에 대해서 할 말은 없고 다만 쌍둥이가 서로의 역할을 대신한다는, 특히나 뛰어난 한쪽의 대역을 맡은 평범하던 다른쪽이 노력을 통해 성장한다는 매력적인 소재는 이 동화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백미이자 가장 기억에 선명한 부분은 바로 '바나나'에 대한 아이들의 애정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린 고가 식료품 바나나는 떡볶이가 4개에 100원하던 시절 하나에 500원에 낱개로 팔렸다(1000원짜리도 있었던 듯). 새롭고 귀한 것이 좋게 느껴지는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그 시절의 바나나는 정말로 맛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정말로 이 글에 담긴 바나나는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그 바나나와는 다른 존재인 것만 같이 여겨진다. 이런 느낌이 지금의 아이들에게 전해질 리 만무하겠지만.

그래서 이 글에 담긴 바나나로 대표되는 70~80년대의 풍경은 아무래도 지금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기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추억거리로 기여할 것 같다. 사람들은 늘 발전을, 변화를 바란다고 말하면서도 자꾸만 과거를 돌이키고 그리워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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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2009-11-18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계몽사 소년문고...나원참..이렇게 정확하게 책의 출판사를 기억하시다니..비슷한 기억을 갖고 있는 올해로 43세된 사람입니다. 33년전에 저는 이책을 읽었는데...당시 한 스무번도 넘게 읽었었지요. 예전에 우리 클때는 도서관도 없고 해서 빌려볼데도 없고...삼촌께서 당시 큰맘먹고 사주신 이 동화책을 너무너무 좋아했습니다. 이책 첫머리에는 먹기싫은 파와 마늘인가...그런 내용으로 시작을 했던거 같고...나중에..야구를 잘했던 동아대신에..수줍고 내성적인 형아가 아픈 동아를 대신해서 출전해서...역전 홈런을 때렸던 그런 이야기 였지요.

계몽사 소년문고...이전집에는 이것말고도..
끝없는 이야기, 옛날옛적에...쌍무지개 뜨는 언덕...숲속의 이쁜이라고 개미를 소재로 했던...하여간 재믿게 보았던 책들이지요. ㅎㅎㅎ

어린시절 기억을 상기시키는 님의 글을 보고 상기되서 댓글 하나 달아 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