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섬과 이 섬의 건물은 우리가 소유한 천국입니다.
나는 이 천국을 지키기 위해 몇 가지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예방책을 세웠습니다.
나는 그것들이 이 섬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내일 떠나더라도 우리는 영원히 이곳에 있게 될 것입니다.

-『모렐의 발명』,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나는 사랑의 정원으로 갔다네
그리고 내가 본 적도 없던 것을 보았다네

-「사랑의 정원(The Garden of Love)」, 윌리엄 블레이크

우리는 왕들의 왕관을 쓰리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숭배하고 우러르며
우리의 아름다움과 권능 앞에 눈멀어 절하리라

-『그녀(She)』, 헨리 라이더 해거드

제주도 서쪽 바다 인공섬 위에 지어진 세계적인 귀족학교 영화궁(永華宮) 고등학교.
정재계의 자녀와 전세계에서 온 유학생들이 모여드는 이곳은 고가의 수업료를 내거나 어려운 입학시험을 통과해야만 입학할 수 있는 명문 고등학교이다.
하지만 학생은 물론 전 교직원이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금남구역이며, 전화를 비롯한 모든 연락망이 단절된 고립지대라는 특이한 일면도 있다.
이 영화궁 고등학교에는 '여왕'이라는 독특한 직위가 존재하고 있는데, 학생을 넘어 학교 전체를 대표하고 지배하는 권력자로 군림할 수 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현명하며, 가장 위대한 여학생만이 될 수 있다는 여왕의 권좌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너무나 짧은 소녀시절. 꽃처럼 화려하게 피어 순식간에 지고 마는 사춘기의 순간.
이것은 영원함을 꿈꾸며 펼쳐진 소녀들의 '화원'에서 벌어지는 우정과 사랑, 투쟁과 미움의 이야기.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저는 정희자라고 합니다. pilza2라는 ID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이 이름으로 이미 소설을 발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쓰기로 했습니다. 단편집 『앱솔루트 바디(해토, 2008)』와 『U, ROBOT(황금가지, 2009)』에 제 단편이 실려 있으니 호기심이 생긴 분은 읽어주세요.
이 글은 이른바 '백합(Girl's Love, 쉽게 얘기하자면 소프트한 여성 동성애물)' 장르에 속하는 소설입니다. 상당히 매니악한, 즉 다수의 혐오와 소수의 열광을 얻는 장르이므로 염려가 되는 게 솔직한 마음인데, 그래서 학교 미스터리(일본에서 온 직역어 '학원 미스테리'로 더 유명한, 학교를 무대로 학생들이 펼치는 추리물 장르)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백합 혹은 추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합니다. 정상적이고 건전한 취향을 가진 분은 주의를 요하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참, 혹시 댓글이나 방명록에 답이 없더라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긴급한 연락이나 제 답변이 반드시 필요하신 경우는 이메일이나 개인 블로그(http://www.pilza2.com/blog/)로 연락을 주세요.
덧. 소설에 관련된 정보와 설정을 위키백과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화원의 여왕님 항목을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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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07-1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사이트를 돌아다니던중 pilza2님 사이트를 뵙고 좋은 글을 많이 읽었읍니다.알라딘 창작 블로그에서 글을 연재하신다니 기대가 매우 크네요.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pilza2 2009-07-24 20:50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이 글은 비록 SF는 아니지만 기대해주세요.

황당무계 2009-07-27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입니다. 저를 기억하십니까?
요즘도 오독하고 계십니까?

pilza2 2009-07-27 23:18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오랜만인 것 같네요.
실은 웹진 거울에 종종 단편 올리거나 드림워커에 기역 시리즈 연재하시는 것도 나름대로 다 살펴보고 있습니다.
다만 저 역시 과거의 기억(?) 때문에 댓글을 단다든지 하는 식으로 반응을 보이면 언짢아 하실까 싶어서 티는 안 내고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