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 - 세계 명카피에서 배우는 내 앞길 여는 법
노진희 지음 / 알투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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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님께 `드릴말씀`이 생기는 이말삼초 여자사람들의 앞에 놓아주고 싶은 재치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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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해서 머나먼 - 2010 제18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문학과지성 시인선 372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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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애타게 기다렸지만...서가에 놓인 옛 시집들을 되새겨 읽는 편이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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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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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내가 마리 여사를 처음 만난 건 <미식견문록>이었다. 그 뒤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찾아 읽고 본격적으로 마리 여사에게 빠져 <마녀의 한 다스>를 읽던 차에, 이 책을 선물 받아 읽게 되었다.

문화 편력기라는 포괄적인 서명에서 엿볼 수 있듯, 이 책은 문화와 언어, 미식,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고루 담고 있다. '문화 탐사기'라는 이름으로 알라딘에 일부 연재되기도 했지만,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문화 편력기'로 이름이 바뀐 듯하다.

이 책은 본래 칼럼으로 연재된 글을 묶어 분량이 어느 정도 일정하고 짧으며, 내용도 주로 가벼운 에피소드 등을 다루고 있다. 본격적인 문화 편력기는 오히려 다른 책들에 펼쳐져 있는 느낌이다.

사실 마리 여사의 글은 크게 봐서 모두 문화 편력기라 불러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너르게 담긴 했으나, 각 주제에 집중해 보다 깊이 들어가던 이전 책들보다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 읽기는 쉽지 않았는데, 짧은 글에서 더 도드라지던 문화적인 차이 때문이었다.  


특히 이 책에서 난해했던 지점은, 일본어의 표기와 발음 문제 등을 다룬 글을 읽을 때였다. (이런 점이 걱정되어 아직 읽지 않고 망설이고 있던 <미녀냐 추녀냐>를 읽게 될 때에도 이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대부분의 우리에게 낯선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사정이랄지, 낯선 인물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계로 깊은 이해가 어렵고 짐작하고 넘어가게 되는 경우가 이 책에서는 유난히 많았다. 
  

1. 하지만 여전히, ‘이야기 덕분에 살다’ 처럼 마리 여사의 주장점이 발휘되는 지점에서는 또다시 이야기 속으로 푹 빠져들고 만다. 마리 여사는 정말이지 옛이야기와 (속담!), 요리와 미식 이야기를 다룰 때만큼은 집요하고, 아무리 사견이라 해도 이상하게 설득력이 있다.

커피 브레이크를 예찬하며 굳이 ‘비물적 관계의 물적 기호’ 와 같은 표현을 쓰고 있는 글에서는 마리 여사의 매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녀의 글이 어렵고 조금은 예스럽게 보이는 이유를 깨닫게 한다. 

   

2. [심장에 털이 나 있는 이유] 부분에서는 통역, 문화 현장 이야기를 통해 각 언어와 문화들 사이의 차이를 쉼없이 다루고, 그를 통해 교육, 정치, 결국 인간에 대한 마리 여사의 애정과 날카로운 안목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우리가 아직도 조심스레 언급하는 사회주의자가 보여주는 이 정치적인 균형감과 인간미는 이번에도 우리를 매혹시킨다.

‘애매함의 호용 / 말은 누구의 것인가?’ 같은 글에서는 언어는 늘 변한다는 것, 그 점을 전문적이고도 통찰력있게 잘 알고 있는 통역사, 번역가 마리 여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독서의 T.P.O, 새 소식을 담는 낡은 틀에 대해 쓴 글은 과연, 하는 공감과 함께 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욕망과 그것을 실현하기까지의 거리]에서는 마리 여사가 꾸준히 강조하는 ‘독립적인 인격체’에 대한 이야기가 수없이 변주, 반복 강조된다. (옛이야기에서도 교훈을 끌어오고, 개와 고양이에게 머리가 좋다는 기준이 어떤지, 좀비 같은 젊은이들의 예로 섬뜩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뒷 부분에서는 마리 여사 스스로 그렇게 독립적으로 살아가게 된 좀더 구체적인 이유가 나온다.) 어쨌든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야생을 잊은, 청맹과니 에고이스트’인 나를 조금 더 움직여보기로 결심했다. ^^; 
 

마지막 [드래건 알렉산드라의 심문] 에서는 마리 여사의 비범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이야기, 그녀의 유년기 이야기 등이 실려 있어 마리의 기존 독자들에게 애틋함을 선사한다. 여느 때처럼 아련한, 러시아에서 보낸 유년기에 대한 회고는 참으로 인상적이어서, 멀고 낯선 나라 러시아에 대해 동경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3. 독특한 환경과 엄청난 독서량으로 이룩한 탁월한 지식을 발판 삼아, 세상만사를 유쾌하고 쉽게 전달하는 마리 여사의 능력 덕에, 마치 오래 알고 있던 나의 지식처럼 착각하게 되는 독후감은 여전하다. 단지 마리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는 조금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을 듯하다.

따라서 이 책은 마리를 처음 만나는 이에게보다는, 이제는 세상을 떠나 더 이상의 책이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안타까웠던 기존 독자들에게 후식처럼 권해 드리고 싶은 책이다. 나 역시 생각지 못했던 선물을 받은 기분으로 고맙게 읽었다. 하지만 내게는 마리의 책 중에서 베스트는 아닐 것 같다. 

 


 그나저나, 간추려 말하지 못하고 빙빙 돌리고 줄줄이 나열만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역시 ‘O/X 모드의 교육’을 받은 나와 나의 조국의 교육 현실을 통탄하게 된다. 드래건 알렉산드라 선생님이 계시지 않은 나여, 아직도 드래건 알렉산드라의 핑계를 대고 있는 나여. 오호, 통재라. 비극이로다, 비극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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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2-16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네하라 마리를 얼른 만나야할텐데 서평도서 읽느라 시간이 안되네. 후식같은 책이라...제목이 너무 멋진걸^^

필로우북 2009-12-16 14:27   좋아요 0 | URL
<프라하의 소녀시대> 강추랍니다~ ^^ 조금만 가까웠어도 빌려드릴 수 있었을 텐데~ㅎㅁㅎ
 

남미와 이슬람권, 유럽, 특히 중유럽(이건 요네하라 마리의 <프라하의 소녀시대>를 읽고부터 고쳐 쓰기 시작한 표현이라죠)의 책들을 읽다보면, 종종 문화적인 대물림이 부러울 때가 있어요. 주인공들의 부모가 세상을 왼편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그렇죠... <싸움꾼 릴리> 라는 어린이책을 읽다가, 책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깜찍한 좌파 소녀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페르세폴리스>! 이란, 무슬림으로서의 자부심, 디아스포라의 고민 등을 감각적인, 표현주의풍의 색깔있는 만화로 누릴 수 있는 책이에요.  

주인공의 가정 내에서 이뤄지는  정치적인 고민들과 토론들을 보자면 정말 부러울 뿐이에요. (주인공의 가정이 특권층이긴 하지만...) 2부에서 소녀에서 여성으로, 무슬림에서 유러피안으로 성장해가는 마르잔의 모습도 간지(!)나구요.

미디어가 필터링해 보여주는 이란, 특히 이란 여성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책. 대안 만화 계간지를 펴내는 <새만화책>의 스테디셀러이기도 하죠.  

                         

  

 

 

 

* 제가 전작 모으기에 들어간, 요네하라 마리 여사의 특별한 유년 시절 이야기. 사회주의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중유럽 국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던 마리 여사가 그곳에서의 체험과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사회주의와 사회주의자에 대한 단순한 옹호도 아니어서, 읽으면서 세계와 사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마리 여사를 다양한 문화와 인간에 대해 박학다식할 뿐 아니라 이해심이 깊은 특별한 존재로 만든 데 빼놓을 수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마리 여사 입문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두 구절을 꼽자면, 1.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 소녀 마리가 옛 친구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 여긴 문화가 없어. 그저 돈 뿐이야. 우리가 프라하에 있었을 땐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일주일에 한번은 공연을 관람했었잖아?" 라고 말하는 부분.   

2. 타국에서 그토록 그리워한 고국이, 타인의 용모를 주제로 사람을 놀린다는 것, 수업은 선생님만 말하고 학생들은 그저 듣기만 한다며 그 수동성에 놀라는 부분입니다. (1,2 모두 일본만의 얘기가 아니죠... ) 깜찍한 소녀들의 고민이 기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 프랑스 소녀 릴리의, 체첸에서 온 친구를 위한 특별한 싸움. 말괄량이 싸움꾼 릴리는 처음에는 체첸에서 전학 온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우여곡절 끝에 친구 가족이 추방될 수 있다는 소식에 더 큰 싸움을 벌입니다. 그러면서 릴리와 친구들은 폭력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는 멋진 이야기.  

요즘 어린이들은 보고 들은 것이 폭넓고 많아서, 머리로는 인권 이나 전쟁 등에 대해 박식하지만, 실생활에선 깡패처럼 구는 경우도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릴리는 그런 어린이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소녀랍니다.

(* 아, 페르세폴리스의 마르잔에게 조언자 할머니가 있다면, 릴리에게는 '꼬꼬' 할아버지가 있답니다. 사회주의를 사랑했지만 사회주의 국가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할아버지죠- )        

:: 이 세 권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내가 어렸을 때 이런 책들을 읽었다면 어떻게 자랐을까? 미래의 제 딸 세대들은 이렇게 당돌하고 깜찍했으면 좋겠다 - 하는 것이었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현경, <미래에서 온 편지> : '기,끼, 깡' !  21세기의 소녀들을 위한 선물과도 같은 책입니다. (뉴에이지 서적 같은 제목에 놀라지 마세요 ㅋㅋ) 우리보다 앞서 이 잡탕같은 세상을 경험한 '이모'가 들려주는 이야기. 마초(와 마초같은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고 위안하고 연대하는 방법을 들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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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0-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네하라 마리를 얼른 만나보고 싶군.^^

필로우북 2009-10-31 17:24   좋아요 0 | URL
네, 저는 <프라하의 소녀시대>, <미식견문록> 두 권 읽었고, <마녀의 한다스>는 제 책상에서 대기중이에요~^^* 알라딘 창작블로그에서도 요네하라 마리 글을 살짝 보실 수 있다는 ^^
http://story.aladdin.co.kr/yonehara

Koni 2009-10-3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움꾼 릴리》를 보면서, 어느덧 우리나라도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와 다른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어린이들은 마냥 착하지도 악하지도 않지요. 릴리가 체첸의 친구를 왠지 싫어했다가도 스스로 변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필로우북 2009-10-31 17:2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어요. 신간인데 빨리 보셨네요 :)
 
그저 좋은 사람
줌파 라히리 지음, 박상미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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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제 학교에서 벗어났고, 학교가 그의 삶에 행사하던 영향력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보단, 왠지 그 혼란스럽던 시절을 다시 살고 싶은 기분이었다. 세상을 발견해가던 그 시절을 , 저 원탁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며 다시 경험하고 싶었다. 러시아의 역사와 로마 황제들, 그리스 철학 등 언제나 더 공부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매일 저녁 배운 내용을 복습하고, 하라는 숙제를 하고 싶었다. 여태 읽지 못한 위대한 작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그런 책들을 읽을 기회는 없을 것이다. 딸들이 이 여정을 곧 시작할 거였고, 세상은 그들에게 그 신기하고도 온전한 실체를 드러낼 것이다. 하지만 그에겐 지금 여유가 없었다. 일요일에 신문을 읽을 시간조차 부족했다. -'머물지 않은 방' 중-149쪽

생은 학교라는 곳이 얼마나 경쟁이 심하고 사람을 수도승처럼 살게 만드는지 신물이 나 있었다. 그게 그녀의 남자친구의 일이었다. 언제나 하루의 대부분을 세상을 차단한 채 전화선도 뽑아놓고 집에서 다음 학술회의에 낼 논문을 썼다. -'아무도 모르는 일' 중-220쪽

어머니는 (...) 새벽5시에 일어나 루마가 입던 낡은 콜게이트 스웨트셔츠를 입고 운동을 나갔다. -'길들지 않은 땅' 중-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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