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푸어 -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 가사 휴식 균형 잡기
브리짓 슐트 지음, 안진이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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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점점 늘어나고 그에 따라서 이른바 워킹맘의 시대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지금, 과연 우리의 생각만큼이나 일하는 여성들이 체감하는 그녀들의 삶은 working mom 사이에서 완벽하게 존립하고 있을까? 주변 지인들을 둘러봐도, 아니 멀리 가지 않고 나의 엄마만 바라보아도 항상 쫓기듯이 움직여야만 하는 그들을 볼 때 여자에게 있어 일과 가정은 늘 버거운 존재임은 틀림없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생활시간 조사 결과 자료만 보아도 성인 남성이 가사 노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50여분 남짓인 것에 반해 여성의 평균 가사 노동은 3시간 30분 정도라는 것을 보면 여성이 월등히 많은 시간을 가사에 쏟아 붓고 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팽배해 있는 문제로서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여자들이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시간은 돈이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시간에 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는 시간이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시간은 권력이었다.
 
시간에 쫒길 때, 나의 시간을 결정하는 힘을 예측하지도 통제하지도 못 할 때, 쫒기는 삶에 대한 해결책은 고사하고 왜 내가 시간에 쫓기는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을 때 나는 무력해진다. 시간일지를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나 역시 그런 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조각난 시간의 근원을 이해하고 평온한 삶의 비밀을 발견하기 위한 이 여정은 나의 권력을 돌려받기 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문

하이힐을 신고서 바쁘게 뛰어다니면서도 그녀의 어깨 위에는 일과 동시에 가정의 일들까지 더해져 버겁게만 느껴진다. 쉴 틈 없이 움직이면서도 늘 부족한 것만 같고, 회사에 있으면서도 가정에 일들이 마음에 걸리는 그녀들은 가정에 들어서는 순간 하루의 고단함을 풀 세도 없이 이어지는 노동에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알 수가 없다. 고단한 스케줄 안에서 무엇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도 모른 채 자책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저자는 쫓기는 삶이 주는 무력함을 넘어서 나에게 있는 여유시간들을 찾아가며 그 시간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빠가 육아를 잘하려면 결혼생활의 방식이 변해야 하고 부부가 새로운 걸 계속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소통의 기술을 배워야 합니다. -–본문

초반이 여성들에게 저자가 이야기하는 자신 안에 있는 시간을 인지하고 그 안의 조각들을 모아가는 이야기라면 중반을 넘어서서는 여성이 홀로 해왔던 일들을 남편과 함께 나누어 하는 방안을 전해주고 있다. 탄력 근무제도가 있지만 그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여성이 신청하는 것은 어느 정도 용납하지만 남자들의 경우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사회 안에서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두고 있으면서도 동등하다, 라는 것을 전제로 평등하게 하고 있다고 말을 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게 된다.

전통적인 성 역할에 목매고 있는 사회에 따끔한 일침과 함께 모든 것이 변한 현대 사회 안에서 왜 성 역할만은 늘 그 자리에 있길 바라는지 반문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 역시도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무조건 옳은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에 빠져보기도 한다. 한 가정 안의 주인이 되어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 갈 여성과 남성이 함께 읽어 보며 앞으로의 나날을 그려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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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샌드버그가 들려주는 여성과 일, 그리고 리더십의 모든 것!
『린인』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폭발적 성장을 이루어낸 실리콘밸리의 아이콘 셰릴 샌드버그가 TED강연에서 못다 풀어낸 ‘여성과 일,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조언과 자신의 경험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여성들이 경력을 추구할 때 맞닥뜨리는 장애물과 그 원인을 자신의 경험을 물론, 사회학적 연구 및 세계 조사 통계라는 객관적 데이터를 근거로 들여다본다.
저자는 여성들이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필요한 현실적인 해답은 무엇인지, 일과 사생활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는 방법을 무엇인지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더불어 임금 협상, 회의 자리, 멘토링, 이직과 승진 등 직장 여성들이 불리한 조건에 놓이기 쉬운 상황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유용한 팁도 수록하였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독서 기간 : 2015.06.15~06.17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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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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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르's Review

 

 

이전에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사이코패스의 존재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이들이 존재에 대해 익숙할 정도로 많이 들어본 적도 없는 듯 하다. 끔찍한 뉴스의 일면에 전해지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범죄자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어느 새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 쉬이 만날 수 있는 그들은 마주칠까 두려운 것이 사실인데, 어찌되었건 그들의 존재는 일반인들과는 명확하게 다른 어떠한 성향을 지니고 있을 것이며 그 성향을 우리네 평이한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 것이 그들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다.

정신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이코패스라 지칭하는 사람들을 정의하는 특성 하나가 ‘대인 공감의 부재’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감정의 운동장이 평평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대부분 사랑하고 사랑 받기를 원하지만 사이코패스는 그런 욕구가 별로 없을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대개 사람을 능숙하게 조종하고, 둘째가라면 서러운 거짓말쟁이에다, 말재주가 상당하고 상대가 경계심을 풀 만큼 매력적일 수 있다. 사람들 대부분과 달리 결과를 두려워 않고, 거짓말이나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동안은 누구나 그렇듯 붙잡힐까 봐 긴장도 할 수 있지만, 사이코패스 중 일부는 냉정하게 침착함을 유지한다. 가장 위험한 사이코패스라도 때로는 명랑하고 근심 걱정 없고 사교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조만간 뚜렷한 거리감, 소리 없는 냉담함,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드러낼 것이다. –본문

코를 푼 휴지를 보고서 어떠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듯이 사이코패스에게 있어서 범죄, 이를테면 살인의 대상이 되는 이들에게는 그 피해자는 한 인간이자 생명이 아닌 그저 코를 풀고 버려지는 휴지와 같은 존재로 취급 된다는 어느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 막연하게만 생각했다.

아마 저자 역시도 그런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일반인, 그러니까 사이코패스가 아닌 다분히 일반적인 삶을 보내고 있는 자신은 사이코패스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생각했다. 그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당연한 상식과 같은 것일 텐데 저자는 아주 우연한 기회에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평범한 이들이 가지고 있던 상식에 대한 반전을 맛보게 된 것이다. 대체 그의 뇌 스캔이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가 사이코패스가 될 수 있는 유전적 정보가 가득하다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왜 그는 현재 사이코패스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현재 살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이 책의 탄생 비화가 되는 셈이다.

레베카는 1892년에 친부와 계모를 도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리지 보든 의 직계 조상이기도 했다. 보든은 나의 사촌뻘 이었다. 책은 1673년과 1892년 사이에 우리 부계에서 살인을 저질렀거나 살인 혐의를 받은 사람이 그 밖에도 몇 명 더 있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모두 다 가까운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거나 판결받았다. 레베카의 후손 앨빈 코넬 은 1843년 아내 해나를 쇠로 된 삽자루로 가격한 다음 면도칼로 목을 그어 살해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자신의 일족을 살해하는 코넬가의 살인 취향은 우리 가문의 빌어먹을 내력이었다. –본문

저자는 자신의 뇌 스캔이 사이코패스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에서 시작으로 자신에게 담겨 있는 유전자 정보에 대해서 추적해 나가게 되고 그의 집안에서는 이른바 사이코패스 유전자라 불릴 수 있는 각종 범죄자들의 이력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 자신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믿고 있었음에도 자신에게서 이러한 유전적 특질이 나타나지 않게 되는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넘어선 양육이 있었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다. 이른바 후성유전체가 유전체를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사이코패스는 모두 범죄자라는 등식의 성립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만 있던 나에게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새로운 것일 수 밖에 없었다. 비극적인 순간에도 울지 않고 늘 담담하게 바라보며 여자아이의 죽음보다도 드레스에 눈길을 먼저 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섬뜩함이 밀려들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사이코패스의 필요성에 대해서 후반에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도 그의 주장에 대해서 무조건 동의한다, 라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사이코패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심도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들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은 조금 사그라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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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의 격려 - 열등감이 당신에게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W. 베란 울프 지음, 박광순 옮김 / 생각정거장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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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동안 엄친아, 엄친딸이라는 말이 주변을 맴돌고 있을 즈음, 동창회에 나갔다 오신 부모님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깔리면 왠지 모를 불안이 엄습하곤 했다. 무어라 다그치는 것은 아니지만 주변 친구의 아들이나 딸은 무엇이 되었더라, 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는 왜 이 자리에 맴돌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두 명 이상만 모이면 우리는 내 옆에 서 있는 타인과 비교를 하게 된다. 혼자였더라면 전혀 몰랐을 나의 모든 것들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아닌 그의 모습과 비교되어 드러나게 되고 나는 가지지 못했으나 그는 가지고 있는 것들이 점점 크게 다가오게 된다. 그러니까 나에게 있는 것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만 더 큰 허영과 갈망을 느끼게 되는 열등감은 우리는 잠식시키고 본래의 나를 더 작게 만들어 버리는데, 저자는 이 허영심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은 식물이든 동물이든 인간이든 모두 항상 높은 수준의 생활력을 지니도록 배려하고 있고 또 어떤 결함이든 상쇄시키려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좀 더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이 골절과 같은 구조상의 결함이나 심장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든가 하는 기능상의 결함을 보상할 때, 단순히 해당 결함을 벌충하는 수준을 넘어 그 이상의 일도 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연은 마이너스부분을 발견하면 두 배의 플러스를 만들어 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치유된 뼈가 전보다 더 강해지고, 판막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던 심장도 때때로 근육 세포의 비정상적인 성장에 의해 보통 심장 이상의 크고 좋은 펌프처럼 되어 버린다. –본문
 

 나에게 부족할 것만 같은 것들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그것은 자연 안에 속해 있는 모든 것이 그러한대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기에 더 탄탄하게 해서 이전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연 속의 광활한 진리가 그러할 진대 왜 인간은 부족한 것을 더 강하게 만들기는 커녕 그 안으로 잠식해 가려고만 하는 것인지. 그 나약함은 자신의 모습을 좀먹게 하는 열등감이 되어 인간에게는 점점 더 초라하게 만들고 아들러의 심리학은 이렇게 늘 작아져버린 자신을 바라보며 아등바등하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가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 실제의 나는 훨씬 더 크고 강하다는 것을 인지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전해주고 있다. 

 각 파트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지나왔던 나의 모습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형태의 열등감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질투를 느끼는 것은 기본이고 타인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는 등 그저 흘러가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들여다보면 그 안의 비뚤어진 나를 보여주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괜시리 작아지기만 하는 나를 바라보며 서글픔만을 느끼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던 나에게 잔잔하지만 그 안에서 또 힘을 전해주는 이야기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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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에게 인간관계를 묻다 / 기시미 이치로저

 

 

 

독서 기간 : 2015.06.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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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보다 요리였어 - 신의 직장을 벗어나 주방에서 찾은 진정한 꿈과 행복
안주원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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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의 지인들을 보면 그들과 같은 재능이 있다면 혹은 그들이 몸담고 있는 직장이 있다면 부러울 것이 없겠다, 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그것이 10대였을때는 성적표였을 것이고 20대 초반에는 대학의 이름이었겠지만 30대가 된 지금은 직장이자 그들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가족의 모습일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와는 다른,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가진 그들이지만 늘 무언가에 쫓기며 아등바등 하며 지내는 모습을 보면 왜 그들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을까,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이 책의 주인공인 저자를 만났더라면 똑같은 말을 했을 것이다. 지금 있는 그 곳이 천국이니 그냥 그 곳에 있으라고 말이다. 누구나 부러워하고 있는, 심지어 어느 나라를 가든 입국 심사대에서 '구글'에 근무한다, 라는 말 한마디면 프리패스처럼 통과할 수 있는 그 곳에 있는 그녀는 돌연 자신이 있는 곳이 과연 맞는 것일까? 라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대리로 승진이 되었다. 당연히 좋았다. 당연히 신났다.
 
그런게 말이지. 무언가 찝찝했다. 무언가 허무했다
.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상관없이 칭찬을 받으니, 죄책감과 함께 일에 대한 괴리감이 점점 커져갔다. 그러면서 입사 최종 면접에서 톰이 물어봤던 질문이 생각났다. 왜 구글에 입사하고 싶은지. 그리고 내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대답을 하지 못했던 기억도 되살아났다. IT에 관심도 없는 주제에 있는 척하며 회사 이름과 복지만 보고 들어오려던 자에 대한 경고였던 걸까. -본문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사그라들게 되면서 그녀는 자신이 현재 놓여 있는 위치 속에서 일렁이게 된다. 이곳이 맞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되던 그녀는 요리 학원에 등록하게 되면서 그 안에서는 그 어떠한 공통점도 없는 이들이 밀가루를 만지면서 그 안에서 요리를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즐거움에 빠져 있게 된다. 문화 센터라는 작은 공간에서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듯이 세상의 모든 싱그러움을 담아 다시 태어나고 있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에 나는 무슨 일에 이토록 빠져 해본 적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된다.

 

 내일이면 이제 본격적으로 누나의 꿈을 향한 긴 여정의 첫발을 내딛는구나.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준비한 만큼 이번 여행이 누나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행복한 미래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거라 생각해.
 
요새 누나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몸에 꼭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 들어. 예전에 회사 다닐 때의 누난 바쁘고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한 느낌이었거든. -본문

 

 그렇게 그녀는 모든 이들이 꿈꾸어 오던 구글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으로 도약하기 위해 발을 내딛고 있다. 너무도 안정적이면서도 탄탄대로였던 그 길을 뒤안길로 만들어 버리고 앞으로 어떠한 일이 펼쳐질지도 모를 그 길을 가려하는 그녀를 보면서 대단하다, 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나는 그녀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던져보게 된다. 늘 입버릇 처럼 난 그렇게 할 수 있어, 라고 말하곤 했지만 실제 그 모습을 실행하는 이를 보며 나의 다짐이 진심이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그녀의 모습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다양한 도시를 돌며 그 곳의 먹거리를 맛보며 그녀는 이제 컴퓨터를 마주보던 모습이 아닌 조리복을 입고서는 주방에 서 있는 모습이 더욱 익숙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요리를 할 때 가장 순수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며 웃는 그녀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이 안의 도전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데, 여전히 모니터 앞에서 종종 거리고 있는 나에게 하나의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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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시작 / 고도원저

 

 

 

독서 기간 : 2015.05.30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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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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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같이 들을래? 라는 제목을 보면서 책을 통해서 무엇을 들려주려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인다. 그렇다고 설렘으로의 궁금증이 아닌 과연 이게 뭘까? 하는 물음표 가득한 호기심이 더 깊은 것이었는데 책을 펼치는 순간,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 어디에도 흘러나오는 노래도 없었음에도 가슴이 따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울림을 전해주기에, 발목만 담그려 들어갔던 물가에 어느 새 첨벙 빠져들어 물장구를 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늘 그녀가 그 말로 나를 할퀴려고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게 방어적으로 자신이 상처받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공연히 손톱을 세우는 신호 같은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내가 지겨워할 만큼 여러 번 그녀가 그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내는 동안 그녀가 받았을 크고 작은 상처들을 생각하니 아득했다. –본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전철 안에서 울컥하는 눈물을 몇 번이나 참았는지 모른다. 그렇게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법한 지나간 그 시절의 이야기에 대해서 담담하게 그리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풋풋한 20대의 모습을 안고 있기도 하거니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이별을 그려내고 있기에 그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던 것 같다.   

 졸업 마지막 시즌을 남기고서 마주한 헤어진 두 연인은 졸업 이수를 위한 1학점을 위해 함께 왈츠를 추고 있으며 그 수업 기간 내내 그들의 이야기는 오버랩 되어 전해지고 그 이야기들은 언젠가의 내가 지나왔던 모습 같기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뭉클해지기도 했다. 

 그는 옷매무새를 다시 하고, 괜히 목청을 몇 번 가다듬는다. 그리고 천천히, 신중한 발걸음으로 계딴을 하나씩 올라간다. 무슨 말을 할까.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그는 오랜만에 자신의 심장 박동을 느낀다. (중략)
 
그리고 드디어, 그가 그녀의 앞에 선다. -본문
 

 영화 노팅힐의 한 장면과 같은 모습이 이 안에서도 다시금 펼쳐지게 된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누군가를 계속 마주하게 되는 인연의 끝을 보면서 그들의 새로운 시작이 어떻게 이어져 나갈지,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풍성한 이야기가 되어 따스하게 전해진다. 

 처음에는 과연 책으로 무엇을 들려주려는 것일까, 라고 생각했는데 읽는 내내 그저 마음이 따스해지며 조금씩 차오르는 느낌이다. 편안하게 무언가 헛헛할때 내 가슴이 여전히 뛰고 있다는 것을 알려줄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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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 최돈선저

 

 

 

독서 기간 : 2015.06.1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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