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의 러시아로 떠난 네 남자의 트래블로그 러시아 여행자 클럽
서양수.정준오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업무상 TSR에 대해서도 종종 다루긴 하면서도 그저 화물을 보내는 철도라고만 생각했다. 이것이 유럽과 시베리아를 연결해 주는 철도이면서도 러시아의 발전을 가져오게 한 주요한 철도였음에도 그저 나는 그것이 세상의 가장 긴 철도라고만 알고 있었을 뿐 그 어떠한 관심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특히나 여행에 대해 생각하는 때에도 우리나라 인근의 일본이나 중국, 대만, 홍콩 등 주변국들에 대해 한번씩 생각해 보았음에도 러시아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떠올려 본 적이 없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도 않은 곳이지만 왜 나에게 있어서는 러시아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들보다도 멀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나에게는 그저 지구 상에 존재하는지도 별 관심 없던 이 곳을 왜 이 책 안의 4명의 남자들은 대담한 여행을 떠나게 했는지. 과연 이 안에는 어떠한 매력이 담겨 있길래 이들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 그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게 된다.


 

 사실 엉뚱한 4명의 남자라는 생각에 펼친 그들의 스펙을 보노라면 입이 절로 딱 벌어지게 된다. 방송사의 PD로 일을 하다 휴가만은 놓칠 수 없다며 떠난 이도 있고 2006년 대한민국 최초 우주 선발인에 도전했던 이도 있고 금융권 공기업에 안착했으나 이 모든 것을 두고서는 떠난 이도 있고 3억 가까운 비용을 지원 받아 공모전을 진두지휘한 이도 있고. 그야말로 이 네 남자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들의 이 놀라운 조합은 러시아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될지 궁금증이 일렁이다 못해 페이지를 빠른 속도로 넘기게 된다.


 나도 사실 러시아가 이렇게 좋아질 줄 몰랐다. 그런데 이걸 어째. 이미 그 맛을 알아버렸다. 한맏디로 꽂혔다. 상상하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한 상상 이상의 즐거움.
 
조금은 거칠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러시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에게 너무 알려져 있지 않은 은둔의 장소. 가치를 발견하는 이들에게만 그 농밀한 속살을 조금씩 내보일지니. 나 혼자 알고 있다가 죽기에는 도저히 입이 간지러워 못 참겠어, 대나무 숲에 소리 지르러 온 충신의 마음으로 키보드 앞에 앉았다. -본문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조합이었지만 여행의 의도만큼은 너무도 평범했던, 아니 오히려 순수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그저 러시아라는 새로운 곳을 알아보고자 하는 그 마음이 뭉쳐서 떠나게된 그들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안에서 술을 도란도란 나눠마시며 그제서야 그들이 러시아에 들어서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그들 역시도 러시아에 대해 무언가를 다 알고 떠난 것이 아닌 그저 떠나보자, 라는 마음으로 이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러시아라는 이름보다도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등의 거장들의 이름이 더 익숙하게 다가오는 이 모습을 보며 그들을 품고 있던 러시아는 과연 어디일까, 라는 물음을 갖게 한다. 러시아의 붉은 광장을 보면서 사실은 붉다라는 단어 안에 아름답다라는 뜻도 함께 있기에 우리가 알고 있는 붉은 광장은 아름다운 광장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배우기도 하고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를 거침없이 붙이는 이 낯선 러시아의 매력을 조금씩 벗겨내어 전해주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러시아가 이런 곳이었구나, 를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넵스키 대로에 볼일이 있어서 오지만, 넵스키 대로에 들어선 순간 그 일을 잊고 만다. 그저 그 거리에 취해 거닐 뿐이다. -본문 

 

 커피는 미국인이라는 재밌는 번역의 카페에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피의 사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이야기만 들어봤던 백야의 넵스키 대로를 그들과 함께 거닐면서 함박 웃음을 띄워보기도 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줄을 알았지만 그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러시아라는 보석의 대륙에 대해서 곁에 있지만 그 진중한 의미를 몰랐던 친구처럼 어느 새 따스하게 그 모습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이 유쾌발랄한 네 남자의 여정이 다시 시작되길 바라며 그들의 다음 행로는 어디로 향하게 될지 다시 기다려진다.

 

 

아르's 추천목록

 

열차길 1만 3000km를 달려간 취재기행 20여 도시의 풍물, 사랑과 열정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4년 발효된 한러비자면제협정 덕분에 러시아 여행이 한결 쉬워졌다. 두나라 국민은 이제 비자 없이도 상대 국가를 60일 동안 자유로이 다녀올 수 있다. 한국을 찾는 러시아 사람, 러시아를 여행하는 한국인도 부쩍 늘고 있다. 이 책은 신문에 연재했던 내용을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다. 철길 따라 형성된 도시의 역사와 풍물, 그 속에 얽힌 러시아인과 한인들의 혼이 서린 발자취를 보고 느낀대로 소개한다. 신문 지면의 제약으로 미처 싣지 못했던 내용이나 사진들, 여행 정보를 추가로 보완했다. 이 책을 시베리아-몽골횡단철도로 여행하려는 분들께 추천한다.

[예스24 제공]

 

 

 

 

 

 

독서 기간 : 2015.06.05~06.0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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