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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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100세시대가 열렸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100세라는 단어를 입에 되뇌어 보아도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 인간이 꿈에 그리던 100세 시대의 문이 열렸다는 이야기에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는 것은 오랜 동안 이 세상에서 천수를 누리는 만큼 경제적인 문제도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는 불가분의의 관계를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래 사는 것의 전제조건이자 누구나의 바람은 건강하게 사는 것일 텐데 100세 시대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쉬이 기뻐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 <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는 수 많은 이들이 안고 있던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해 나가면 좋은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부모와 자녀간에 돈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더니 급기야 효도계약서를 써야 하는 우울한 시대가 오고 말았다. 정년은 빠른데 일은 늦게까지 해야 하는, 그래서 OECD 국가 중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보니 은퇴자들의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분노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어르신들의 사랑과 성 그리고 놀이에 대한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어떻게 사랑하며 잘 놀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갈등과 혼란도 사회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노인의 성범죄도 마찬가지다.  본문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그만큼 삶의 질 또한 향상되면 좋으련만, 우리의 바람처럼 삶의 질과 수명과의 상관관계는 양의 관계로 함께 이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고독사에 대한 뉴스도 심심치 않게 들려와 씁쓸하던 차에 이제는 고독생의 삶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가히 이 100세 시대를 누리기 위해서는 만발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스치게 된다. 아직 그날이 도래하기에는 한참 남았고, 현재의 나와는 상관 없는 것이라 생각하며 관심조차 없던 나에게 저자는 이 모든 문제를 외면할 것만이 아니라 들여다보고서는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만이 현재의 우리 사회 속의 문제를 바꾸고 앞으로 우리 앞에 도래할 미래도 바뀔 수 있다 말하고 있다.

남자 어르신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당신들이 갖추고 있는 미덕, 즉 성실함과 근면함,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존경한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다. 삶의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유연함 사회성이다. 그러니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지나치면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시라. 당신이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 닥쳤을 때마다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의견을 묻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청하시라. –본문

 이전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가기에, 노후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준비가 쉽지 않게 되는데 특히나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어느 나라보다 빨라진 현재의 우리의 모습 안에서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고 간병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노인 간병에 있어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보살피는 경우, 당신이 힘이 들면서도 남자라는 이유로 자신의 이야기를 주변에 쉬이 털어놓지를 못한 채 혼자서만 모든 것을 짊어지려 하다 보니 결국에는 자살로 마감하는 안타까운 뉴스도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사회 복지사나 보건복지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음에도 실제 그러한 것이 있는 줄 조차 모르고 점차 침식해가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어려움을 주변에게 호소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인의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일본 아키타 현의 노인 자살 원인이 가족, 특히 자녀와의 갈등에 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가족과 동거하는 노인의 자살률이 그렇지 않은 노인의 자살률보다 더 높았으며, 홀몸노인보다 가족 동거 노인의 우울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뜻밖의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자녀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자식들은 입으로는 부모에 대한 희생과 배려를 강조하지만 적대감을 행동으로 표시한다는 것이다. –본문

 그렇다면 노인의 고독생, 고독사, 노인이 노인을 간호하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족들, 그러니까 자식과 함께 사는 것이 하나의 대책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위의 데이터가 말해주듯이 오히려 자식과 같이 살아가는 노인의 우울지수가 홀로 사는 노인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것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상처들을 고스란히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 앞에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자녀에게 기대어 살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독려하고 있다.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수수께끼 앞에서 저자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영국 안의 노인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영국의 노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복지 정책을 주목하게 되는데 장애를 가진 이들도 너무도 활기찬 모습으로 거리를 누비를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복지정책은 의존이 아닌 자립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그 해답으로 보인다.

 한 명의 노인이 사라지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고들 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100세 시대의 도래는 오래 동안 노년을 보내야 하는 우리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 안의 문제들을 바라보려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 앞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 안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우리의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 현재의 문제를 외면한다는 것은 앞으로 도래할 우리의 문제마저도 외면하는 것일 테니 지금이라도 이 안의 문제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함을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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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 / 강창희저


 

 

독서 기간 : 2015.02.27~02.2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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