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요리를 선보이기 전, 그가 만들어 낼 요리에 대한 레시피가 이야기의 도입부에 배치되어 있다. 자몽와 민트가 어우러진 완두콩의 조합은 과연 어떠한 느낌일까, 라는 궁금증을 안고서 그가 알려주는 레시피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새 침이 고이게 된다.

볶음 요리에 있어서 적절한 온도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그는 넉넉한 팬으로 모든 재료들이 충분하게 들어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있다. 재료의 느낌을 오롯이 느끼기 위해 웬만한 것을 손으로 해결한다는 그의 손에는 늘 조리용 장갑이 끼워져 있는데 그림이지만 마치 그가 눈 앞에서 요리를 펼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주방의 최고봉에 있는 셰프인 그는 주방에서 큰 소리 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다른 요리사들의 실수를 잡아내는데 있어서도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잡아내곤 그 실수를 바로잡아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말로써 타이르고 있으며 주방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응원의 목소리로 소리를 키우는 경우는 있어도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 소리지르지 않는다고 하니, 주방의 주인으로서의 그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늘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그에게 있어서 무언가를 처음 만드는 그 시간이 두렵다기 보다는 늘 설렘으로 다가오는 듯 하다. 대체 무엇으로부터 음식의 영감을 얻는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 그는 ‘색의 조화’라는 답을 하고 있다. 음식의 색의 맞추다 보면 자연스레 한 접시의 요리가 탄생된다는 그의 이야기는 과연 그의 머리 속에 그려질 맛의 향연이 어떠할지, 기대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