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자신감 - 현실을 왜곡하는 아찔한 습관
토마스 차모로-프레무지크 지음, 이현정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아르's Review

다양한 종류에 책을 읽으려 나름의 노력을 하고는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으니 인문학과 자기계발에 관한 이야기다. 인문학은 아직 읽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것에서 나름대로의 핑계를 되고 있지만 자기계발서의 경우에는 하루에도 수십 권의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가 출간되고 있으나 왠지 모르게 그들의 성공 이야기는 오롯이 그들의 것이며 나에게는 도무지 다가갈 수 없는 것으로만 느껴졌다. 또한 읽고 난다고 해도 그 순간은 무한한 감격과 이대로만 한다면 나 역시 그와 같은 성공의 가도를 달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며 꼭 이대로 해보리라, 라는 결심을 해보기는 하지만 그러한 결심도 작심삼일을 넘어 아스라히 사그라 드는 거품이 되어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는 것이 비일비재하기에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서도 허망하니 사라지는 빈 손을 바라보는 일이 하나 둘 쌓이게 되면서 어느 새 나는 자기계발서를 멀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에게 이 <위험한 자신감>은 조금 특별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그저 뻔한 그런 자기계발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익히 들어왔던 그간의 이야기를 넘어 이전의 것들을 선회하는 것이기에 새롭기도 하거니와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이기에 무언가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이전부터 전해지는 것들이 옳고 그른 것이라는 진리를 뛰어 넘어 그 당위성이 인정받기 위해서 그 안의 과정이 있을터인데 우리의 앞에 있는 결과만은 보고서 늘 그것이 옳은 것이라 조정 받아온 숙주를 탈피한 느낌이랄까. 후련하면서도 따끔한 촌철살인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바로 그 명쾌함이었다. 어디선가 마주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이 안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감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전기 작가와 자기 계발 전문가들의 말과는 달리 버락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고 리처드 브랜슨이 버진사를 400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회사로 키운 것은 그들의 자신감 덕분이 아니다. 또 마돈나가 3억 장의 음반을 갈아치운 가수가 된 것도, 마이클 조던과 무하마드 알리, 로저 페더러가 스포츠의 역사를 새로 쓴 것도 자신감의 소산이 아니다. 오히려 거꾸로다. 이들의 자신감은 뛰어난 실력의 결과다. 그리고 그 실력은 특별한 재능과 혹독한 노력이 낳은 결실다. 그러니까 이들의 자신감은 근거없는 자신감과는 완전히 다르다. – 본문 P21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청춘이지만 할 수 있다는 그 생각과 결심만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을 수 많은 곳에서 듣곤 한다. 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다, 무엇이든 10년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니 무조건 가라, 라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나에게 필요한 추진력은 자신감이라는 그 하나인데 그것이 부족해서 나의 현재는 변화되지 않고 요지부동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성공한 이들의 자신감과 그들의 역량은 그들이 성공한 이후에 들어나는 빛이기에 현재 그들에게 보이는 그 빛에 현혹되는 것이 아닌 그들과 같이 성공의 가도에 들어서기 위한 과정 속의 내공을 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감만 가지고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냉정하지만 그가 말하는 것이 파란 꿈에 젖어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절실한 현실인 셈이다.

자의식 정서는 자신의 평가가 아닌 다른 사람의 눈에 비춰진 평가로 인해 생기기 때문이다.따라서 자신을 정확하기 알기 위해서는 남의 시선은 무시하라는 자기계발 전문가의 말이나 자신감 블로그 글과는 정반대로 자신에 대한 타인의 생각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유도, 성공도 손에 넣지 못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극히 주관적인, 그릇된 시각으로 자신을 보게 돼 인간관계를 망치게 될 것이다. –본문 P105

어찌되었건 사회 속에 포함되어 있기에 타인과의 관계 속에 엉키고 설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혹은 타인들과 나를 비교하며 사는 것이 아닌 오롯이 나의 삶의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 주로 들어왔던 이야기들이다. 타인과 나는 다르기에 그들이 가고 있는 길에 있어서 그들의 눈에 맞춰서 내가 달라져야 하는 필요는 없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던 나에게 그는 평판과 명성 등 사회 속의 나의 위치는 오롯이 타인의 시각에 의해 정해지기에 과연 타인으로서 자유가 우리에게 이로운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나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내게도 사랑이 오다라는 부분이었는데 누군가의 사랑을 원하는 이들이 실제 자신의 매력이나 자신의 상태는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기가 어떠한 모습인지 모른 채 자신의 형상이 이러하겠거니, 라는 생각으로 이성에게 어필하는 모습은 타인에게도 어리숙한 모습으로만 비춰질 뿐이다.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고 생각한 이가 실제 이성에게는 재미없고 지루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기에 꽤나 괜찮은 우리가 왜 혼자인지에 대해서 점검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내 스스로의 자신감을 갖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이기 때문에 왜곡된 나로서 바라보고 내가 아닌 다른 이로 바라보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자아를 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 속의 이야기는 마주하면 할수록 뜨끔하니 나를 찔러온다. 그러나 나는 기꺼이 그 아픔을 감수하고 실제의 나를 바라볼 수 있는 이 시간을 건너와야 한다 생각한다. 진짜 나를 찾아 나를 다독이기 위해서, 이 정도의 아픔 정도는 감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독서 기간 : 2014.12.20~12.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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